[단독]금감원, 美SEC식 현장진단 사상 첫 도입

[단독]금감원, 美SEC식 현장진단 사상 첫 도입

조성훈 기자
2015.04.03 06:15

현장진단검사시 경미과실은 현장조치 감사원과 협의키로…감독관행혁신 업계 기대감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금융감독원이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 금융투자분야 감독·검사 업무를 혁신하기 위해 미국 SEC(증권거래위원회) 방식의 현장진단검사를 사상 처음으로 도입한다. 이는 진웅섭 원장 체제 출범 이후 금융감독 업무 쇄신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이 제도가 제대로 안착되면 고압적인 검사일변도의 금융감독이 컨설팅 위주의 시장친화적 계도식 검사로 바뀌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금감원은 지난달 31일 비공개로 진행한 '2015년도 금융투자감독·검사업무 추진방향 설명회'에서 금융투자회사 검사 쇄신 방안으로 △종합검사 원칙적 폐지 △부문·테마검사 강화 △불필요한 검사기간 연장 억제 △현장진단검사 도입 방침 등을 밝혔다.

가장 관심을 모은 것은 새롭게 도입된 현장진단검사다. 현장진단검사는 제재가 목적이 아니라 시장과 업계의 리스크 요인을 사전에 발굴해 원인을 진단하는 새로운 검사방식이라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금감원은 현장진단검사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이 중대한 형사범죄나 불공정행위와 같은 위법사항이 아니라면 계도위주로 현장조치한다는 방침이다. 현장에서 시정하면 추후 책임을 묻지않겠다는 것이다. 또 현장진단검사를 통해 기존 제도에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나 새롭게 감독이 필요한 분야를 파악하는 등 금융정책에 대한 검토 기능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 SEC의 감독방식을 차용한 것이다. 미국 SEC는 크게 진단(examination)과 검사(enforcement) 조직으로 구분되는데 진단은 금융사나 상장사들이 현행 규정대로 업무를 수행하는지 여부를 인터뷰와 컨설팅으로 진단해 올바로 지도하는 역할을 한다. 진단 과정에서 중대한 위법사항이 발견되면 이후 검사나 조사팀이 투입되는데 대게 엄격한 제재로 이어진다.

금감원 한 관계자는 "그동안 감독 업무는 금융사에 대한 검사 일변도로 규정 위반 사항을 찾아내는데 집중해 근원적인 제도상 허점이나 구조적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하는 상황이 수십년째 반복돼왔다"며 "현장진단검사시 경미한 과실은 컨설팅을 통해 현지조치함으로서 실태에 대한 진단과 계도에 주력하고 중대위반은 기존 방식처럼 일반검사를 통해 엄중히 제재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중대위반 사항에 대한 기준을 어떻게 정할 것인지, 금감원 내부 구성원들의 인식을 어떻게 바꿔나갈지가 1차적인 관건으로 꼽힌다. 아울러 규정 위반 사항을 제재하지 않을 경우 검사역이 추후 감사원 감사에서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점도 풀어야할 숙제다.

이와관련, 금감원 관계자는 "금감원 고위층의 의지가 강한 만큼 중대 위반에 대한 기준이나 구성원의 인식 문제는 충분히 해결될 수 있으며 감사원에 대해서는 고위층이 적극적으로 설득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금감원은 현재 현장진단검사 대상을 발굴하고 있으며 관련 조직을 정비해 6개월간 시범 운영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를위해 금융투자검사국과 자산운용검사국 내에서 각각 2개팀씩 4개의 기존 검사팀을 현장진단검사 전담팀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기존 방식의 검사는 자연스럽게 줄여 검사와 진단을 조화시키려는 포석이다.

업계에서는 현장진단검사가 안착되면 금감원 전반의 감독과 검사관행이 획기적으로 개선되는 단초가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현장진단검사가 금감원이 밝힌 그대로 이뤄질지 의심하는 분위기도 여전하다.

한 업계관계자는 "과연 어떤 사안들을 경미한 것이라고 볼지가 명확치 않은데다 그동안 고압적이던 검사관행을 봤을때 솔직히 안착이 쉽지 않을 것같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금감원이 검사관행에대한 근본적인 개선을 시도하는 것은 칭찬할 만하며 다만 수뇌부의 적극적인 실행의지가 뒷받침되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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