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개편 수순..이재용 부회장 영향력 확대(종합)

지배구조 개편 수순..이재용 부회장 영향력 확대(종합)

김도윤 기자
2015.05.26 11:06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이 부회장 그룹 지배력 강화

제일모직(311,500원 ▼8,500 -2.66%)과삼성물산이 시장의 예상대로 합병한다. 이재용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을 높이는 지배구조 개편 수순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26일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은 이사회에서 합병을 결의했다. 제일모직이 기준주가에 따라 산출된 합병비율인 1대0.35로 삼성물산을 합병하는 방식이다. 제일모직은 신주를 발행해 삼성물산 주주에게 교부할 예정이다. 양사는 오는 7월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9월1일자로 합병을 마무리 할 계획이다. 합병회사의 사명은 삼성물산이다.

◇이재용 부회장 최대주주인 합병회사, 삼성전자 2대주주로=제일모직은 이 부회장이 최대주주라는 점에서 그룹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 부회장의 제일모직 지분율은 23.23%다. 이 부회장뿐 아니라 남매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패션부문 사장도 각각 제일모직 지분 7.74%를 갖고 있다. 이건희 회장 지분율은 3.44%다.

또 제일모직은 삼성전자와 함께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두 축이라 할 수 있는 삼성생명 지분을 19.34% 보유하고 있다. 이건희 회장(20.76%)에 이은 2대주주다.

삼성물산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그룹 계열사 지분을 두루 확보하고 있는 알짜 회사다. 삼성물산은 올해 1분기말 기준으로 삼성전자 4.1%, 삼성테크윈 4.3%, 삼성엔지니어링 7.8%, 제일기획 12.6%, 삼성정밀화학 5.6%, 삼성SDS 17.1%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그룹의 모태기업이라는 상징성도 있다.

제일모직이 삼성물산을 흡수합병함에 따라 합병회사는 삼성전자의 2대주주로 올라선다. 제일모직 최대주주인 이 부회장의 그룹 내 전반적인 지배력과 영향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박중선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그룹 지배구조 개편 차원에서 예상했던 수순"이라며 "삼성물산이 삼성전자 지분을 4.1%가량 보유하고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의 그룹에 대한 지배력이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고 해석했다.

◇건설사업 시너지·바이오 사업 기대=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으로 삼성 그룹의 건설 사업 시너지 효과와 바이오 사업 확대가 기대된다.

제일모직은 삼성에버랜드의 건설 사업을 이어받았지만 주력 사업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다만 삼성물산을 흡수합병함에 따라 앞으로 그룹의 건설 사업을 통합, 제대로 된 건설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으로 거듭날 것으로 전망된다.

김영우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일모직의 에버랜드의 건설사업부를 갖고 왔으나 조경이나 복지동을 건설하는 수준이었다"며 "삼성물산의 건설 부분과 합치면 삼성전자의 반도체 공장도 지을 수 있는 능력이 된다"고 평가했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국내 분양시장이 잠시 좋아지긴 했지만 건설산업 자체는 긍정적인 전망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따로 건설사업을 영위하던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을 통해 그룹 차원의 건설 사업 통합 시너지를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의 신수종 사업인 바이오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46.3%, 4.9%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합병회사는 지분 50%가 넘는 최대주주로서 삼성 바이오 사업의 안정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추구할 계획이다.

실제로 2010년 제일모직과 합병 전 삼성에버랜드는 삼성그룹이 바이오사업을 신수종사업으로 삼고 사업을 본격화 할 때부터 그룹 계열사 중에서 가장 주도적으로 사업에 참여했다. 삼성에버랜드가 레드 바이오 이외에도 농업·식품용 바이오인 '그린 바이오' 사업에도 강점을 가진 것도 바이오사업에 관심을 보여 온 이유로 꼽힌다.

김영우 연구원은 "합병회사는 삼성의 바이오사업을 맡은 삼성바이오로직스를 확고한 자회사로 둘 수 있게 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은 수순은?..지주회사 전환은 장담 못해=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으로 최근 삼성그룹이 진행한 지배구조 개편 작업은 중간 지점까지 도달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그룹은 그동안 계열사 간 지분 매매 등을 통해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를 단순화하는 작업을 단행했다. 또 삼성테크윈, 삼성종합화학 지분 및 경영권 매각을 통해 그룹 차원의 사업 정리에도 나선바 있다.

특히 그동안 지배구조 개편 작업은 이 부회장의 그룹 내 지배력 강화라는 목표와 일맥상통한다는 점에서 그룹 승계 차원으로도 이해할 수 있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역시 이 부회장의 그룹 내 영향력을 높이고 그룹 건설사업과 바이오사업에 대한 방향을 확고히 했다는 점에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제 남은 수순은 삼성의 지주회사 전환이다. 시장에선 삼성전자의 사업 및 투자 회사 분할, 분할한 삼성전자 투자회사와 제일모직과 합병,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을 두 축으로 하는 지주회사 전환 시나리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다만 지주회사 전환의 경우 천문한적인 비용이 드는데다 중간금융지주제도 등 제도의 문제까지 얽혀있기 때문에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소현철 연구원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으로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은 어느정도 일단락 된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지주회사 전환 이슈가 예상되지만 법 제도의 문제가 남아있는 만큼 당분간은 현재 수준에서 유지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소 연구원은 "특히 지주회사 전환의 경우 엄청나게 많은 비용이 드는 작업인 만큼 삼성이 어떤 결정을 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며 "지주회사 전환보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전장 등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사업에 대한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출 가능성도 적지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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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윤 기자

미래 먹거리 바이오 산업을 취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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