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에서 뜨고 있는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 즉 인공지능 로봇이 자산을 관리해주는 서비스가 국내에도 상륙했다. 국내 증권사와 투자자문사 등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에 나서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는 미국과 유럽 등에서 처음 시작됐다. 이유는 펀드 보수체계의 변화에 있다. 미국에서는 자연스럽게 펀드 보수체계가 성과에 관계없이 운용 보수를 받는 구조(commission base)에서 성과에 따라 운용 보수를 받는 구조(fee base·)로 바뀌었다. 호주와 영국에서는 규제를 통해 성과 기반의 보수체계가 자리잡았다. 기존에는 투자자가 부담하는 보수에 판매자에게 주는 비용이 포함돼 있었다면 지금은 이 비용이 따로 분리되는 추세다.
성과 기반의 보수체계는 판매자가 아니라 투자자의 입장을 먼저 고려한다. 판매자는 펀드를 무조건 팔기만 하면 보수를 받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판매한 펀드의 성과에 따라 보수를 받게 되기 때문에 자연히 성과가 좋거나 수수료가 저렴한 펀드에 고객의 자산을 투자하게 된다.
문제는 성과 기반의 보수체계로 넘어가면서 자산관리의 질은 높아졌지만 자문을 받기 위해 필요한 최소 자산의 규모는 높아졌다는 점이다. 이 결과 증권사나 자문사 등이 요구하는 수준의 자산을 가지고 있지 않은 투자자들을 위해 저렴한 비용의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가 개발됐다.
한국은 아직 성과에 관계 없이 일정하게 부과되는 보수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판매보수는 판매한 펀드에서 손실이 나도 부과된다. 보수는 매년 감소하고 있지만 투자자들의 불만이 존재하는 이유다.
글로벌 펀드평가사 모닝스타의 글로벌 펀드 투자자 체험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한국 펀드시장의 '판매 및 미디어 부문'은 다소 아쉬운 B를 받았다. 모닝스타측은 "펀드 판매사들이 투자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할 때 얼마나 투자자를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등이 반영된 점수"라고 설명했다. 또 "성과 기반의 보수는 투자자들이 이익을 볼 수 있도록 하는 구조적 변화를 만들었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주목할 점은 모닝스타 펀드산업 수입 추정치를 보면 2008년 이후 글로벌 펀드 비용율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지만 운용사 수입은 오히려 증가했다는 것이다. 투자자 이익과 펀드시장이 함께 성장했음을 보여준다. 금융투자업계가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도입에 열을 올리기에 앞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가 도입된 배경과 취지를 잊지않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