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 중국의 태양광 기술이 훨씬 앞서 있는데 중국이 사려고 하겠어요. 국내 업체는 인수할만한 여력이 안 되고요."
지난달 18일에 진행된 태양광업체넥솔론의 예비입찰 결과를 두고 M&A(인수·합병)업계 한 관계자가 내놓은 관전평이다. 국내 태양광업체는 물론 넥솔론을 인수할만한 후보로 거론됐던 중국의 태양광업체들마저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데 대한 분석이다.
이 관계자는 태양광사업의 여러 분야에서 이미 중국이 국내 기술 수준을 추월한 것으로 판단했다. 국내 태양광 웨이퍼(태양전지를 만드는 기판) 생산력 1위였던 넥솔론도 중국 기업 입장에서는 별다른 매력이 없었을 것이란 설명이다. 기술적으로 얻을 수 있는 실익이 거의 없는데다 태양광시장 자체가 공급 과잉 상태이고 넥솔론의 4700억원대 부채까지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들로 부채를 떠안고 넥솔론을 인수해봤자 얻을 수 있는 이득이 없다.
넥솔론이 이처럼 찬밥 신세가 된 것은 중국 영향이 크다. 넥솔론은 태양광 웨이퍼와 이를 만드는데 쓰이는 잉곳(웨이퍼 가공을 위한 원통형 기초소재)을 생산하는데 2011년부터 중국의 저가 공세 탓에 실적이 지속적으로 악화됐다. 그러다 결국 지난해 8월에 산업은행과 우리은행에서 빌린 1537억원을 갚지 못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법원은 넥솔론 예비입찰에서 원매자가 나타나지 않았지만 오는 18일로 예정된 본입찰을 정해진 일정대로 진행할 계획이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올해 안에 넥솔론의 새 주인을 찾기는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넥솔론이 속해 있는 태양광산업뿐만 아니라 다른 산업에서도 중국에 뒤쳐지고 있다는 위기의식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특히 우주공학과 전기차 등 차세대 산업에서는 중국 기업들이 정부의 정책 지원을 받으며 무서운 속도로 글로벌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한 때 국내 기업이 중국 기업에 인수되면 기술 유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이젠 한국 기업이 기술 수준으로도 중국 기업의 주목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진부한 말이지만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 기술력을 향상시키는 수밖에 없다"며 "최근 철강과 조선업이 겪는 어려움도 결국 원인은 중국에 있는데 중국과 차별화할 수 있는 분야에서 새로운 기술을 발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