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보는세상]
“요새는 어떤 종목이 좋은가요?”

증권부 기자라고 하면 자주 듣는 질문이다. “제가 그걸 잘 알면 아침마다 노트북 들고 지하철 오르내리며 여기 있겠어요?”라고 농담으로 받아 치지만 듣는 사람은 진지한 답변을 기다리는 모습이 역력하다.
유망 종목을 찾는 일은 어렵지 않다. 짬뽕 라면의 얼큰한 국물 맛에 감탄할 때 이 라면을 누가 만들었는지 생각하면 된다. TV에서 미남 탤런트가 감미로운 말을 건넬 때 가슴만 설레할 것이 아니라 이 드라마 제작사가 어디더라, 저 탤런트의 소속사가 상장사인가를 찾아보는 것도 주식 투자의 첫걸음이 될 수 있다. 말처럼 쉽지 않지만 말이다.
사실 좋은 종목을 물어보는 밑바탕에는 주식으로 ‘한방’을 노리는 꿈이 묻어 있다. 한국 시장에서 주식으로 돈을 벌어본 집단 경험이 별로 없다. 바이코리아 열풍, 인사이트펀드, 브라질채권 등 쏠림현상은 과열과 버블을 불렀고 이는 손실로 이어지기 일쑤였다. 돈을 번 집단 경험이 없으니 주식으로 한방을 노리는 투기 심리가 투자 심리보다 만연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저금처럼 주식할 것’을 권한다. 저성장 저성장 체제가 굳어지면서 주식은 선택 아닌 필수가 돼 버렸다. 시장금리는 내리고 배당수익률이 오르면서 일본처럼 배당수익률과 국채금리의 역전 현상배당도 현실화되고 있다. 좋은 주식을 골라 장기 투자하는 것이 은행에 저축하는 것보다 부를 불리고 노후를 준비하는 더 유효한 길이라는 얘기다.
여의도의 비관론자 중 한명인 모 애널리스트는 시장을 안 좋게 봄에도 불구하고 주식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경제성장률이 떨어지고 있지만 역성장은 아니기에 수익률이 예전만 못하더라도 적어도 금리 이상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실제로 외환위기가 가장 극심했던 시기에 적립식 투자에 나서 55개월 이상을 투자한 결과 수익률이 은행 이자보다 훨씬 나았다.
그는 우량주의 장기투자도 믿지 않는다. 일례로 미국의 우량 종목을 모아놓은 다우지수 30개 종목을 분석한 결과 80년대의 30개 종목 중 현재까지 남아있는 종목은 11개에 불과하다는 판단에서다. 좋은 종목도 시간이 지나면 변할 수 있다는 얘기다. 전체 시장의 경우 상장폐지 등으로 문제가 있는 종목들을 솎아주기에 좋은 종목을 고르는 능력이 없다면 시장 전체에 투자하는 것이 크게 낭패를 보지 않는 법이라고 지적한다.
가치 투자자로 손꼽히는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의 의견도 크게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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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주식을 하지 않고 일반적인 월급쟁이가 노후를 준비할 수 있는 방법은 거의 없다. 그런데 한국 투자자들은 주식을 도박과 비슷하게 생각해서 단기 수익에만 집착하다 보니 수익을 낼 수가 없다. 주식 투자에 큰 돈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커피 마실 돈, 사교육비에 들어갈 돈, 차량 유지비 등 아껴서 주식을 사는데 써야 한다”고 강조한다.
결국 주식은 대세고 중요한 것은 시장을 바라보는 자신만의 철학과 태도를 구축하는 것이다.
워런 버핏은 ‘기업의 장기적 가치를 보고 주식을 구매하는 투자자에게 시장의 불확실성은 오히려 좋은 친구’라고 했다. 불확실성에 겁먹고 뒷걸음질치기 보다 기업의 장기적 경제가치에 관해 지식과 정보를 가진다면 ‘좋은 친구’와 함께 부를 일굴 수 있는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