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 랜딩]세상엔 공짜가 없다…알고보면 너무 비싼 고리 대출

"선착순 30일 무이자 대출 혜택", "30일 내내 대출 무이자 이벤트", "첫 대출 고객 30일 담보없이 무이자 혜택"
요즘 흔히 접할 수 있는 대부업체의 광고 문구다. 세상 살다보면 누구나 급한 돈이 필요할 때가 있지만, 막상 은행에서 돈을 빌리기는 쉽지 않다. 신용대출의 경우 금리가 비싸고, 담보대출의 경우엔 확실한 자산 담보가 없으면 불가능하다.
그런데 30일 동안 그것도 무이자로 대출을 해준다니 혹하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조건도 없고, 담보도 없고, 대상과 심지어 금액에 상관없이(OK저축은행은 최대 5000만원) 무이자로 대출을 해준다고 하니 '웬 떡이냐'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대출을 받아서 30일 이내에 갚기만 하면 이자를 전혀 내지 않아도 된다니 세상에 이처럼 유리한 혜택이 어디 있을까 싶다. 그만큼 30일 무이자 대출 광고는 소비자에게 매우 달콤한 유혹으로 다가온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30일 무이자 공짜 미끼 속에 엄청나게 비싼 비용이 숨어 있다는 사실은 잘 모른다.
30일 무이자 대출을 받으면 치러야 하는 첫번째 비용은 바로 개인 신용등급의 하락이다. 30일 무이자 미끼에 이끌려 대부업체에서 대출을 받는 순간 대출자의 신용등급은 곧바로 하락하게 된다. 신용등급이나 연체 여부, 금융기관에 따라 등급 하락 폭은 조금씩 차이가 있으나 대부업체를 통해 30일 무이자 대출을 받으면 보통 1~3등급 가량 하락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게 되면 향후 은행 등 제1금융권에서 대출을 받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 개인 신용등급이 하락하면 신용거래에 제약은 물론 향후 은행권에서 주택담보대출이나 전세대출을 받으려고 할 때 거부될 수 있다.
대출을 상환했다 하더라도 대부업체 이용 기록이 3년 동안 신용평가기관에 고스란히 남아 소비자의 발목을 잡게 된다. 추후에 다시 대출을 받을 경우 소비자는 제1금융권에서 저금리로 대출을 받을 기회가 차단되고 고금리의 대부업체를 이용할 수 밖에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결국 30일 무이자 대출을 이용하는 소비자는 엄청난 비용을 치르는 것이다.
두번째 비용은 30일 대출기간 이후에 부과되는 폭탄 수준의 금리다. 대개 30일이 지나면 이자는 큰 폭으로 올라 최악의 경우 법정 최고 금리(연 27.9%)를 부담해야 한다. 이는 시중 금리의 10배 가까운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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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내에 대출금을 갚으면 된다고 말하지만 이는 생각보다 결코 쉽지 않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3년 상반기 대부업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대부업체를 이용한 고객의 51.1%는 상환기간이 1년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대출기간이 3개월 미만인 경우는 19.3%에 불과했고, 10명 중 8명이 대출금을 상환하는데 3개월 이상이 걸렸다.
즉 대부업체 대출 고객의 대부분이(80%) 30일 내에 대출금을 갚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대부업체 입장에서는 30일 무이자 대출이 별로 손해볼 게 없는 장사가 된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고객이 30일 내에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하고 30일을 넘겨 높은 이자(최고 27.9%)를 내기 때문이다.
또한 20%의 고객이 30일 내에 대출을 갚는다고 해도 이들은 신용등급 하락으로 잠재적인 대부업체의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다. 대부업체 입장에서는 30일 무이자 대출이 말 그대로 일석이조인 셈이다.
대부업체가 왜 이렇게 무이자 미끼를 던지며 고객을 확보하려는지 이해할 수 있다. 거기엔 대부업체의 고도의 상업적인 전략이 숨겨져 있고, 대부업체가 기대하는 이익은 결국 소비자 편에서 볼 때 그만큼의 큰 비용을 치러야 함을 의미한다.
대부업체들은 고객이 치러야 할 커다란 비용은 감춘 채 무이자 혜택만을 강조하면서 TV 등 각종 매체를 통한 광고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로 인해 심지어 그다지 급전이 필요없는 사람들조차 '무이자라는데 한번 빌려볼까?' 하는 위험한(?) 생각을 갖도록 유도하고 있고 상당수의 소비자들이 무이자의 미끼를 덥석덥석 물고 있다.
실제로 금융위원회가 조사한 지난해 하반기 대부업체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대부업체 대출 잔액은 13조 2452억원으로 지난해 6월 말 대비 7.3%(9051억원) 증가했다.
하지만 세상엔 결코 공짜란 없다. 대부업체의 무이자 대출은 공짜 대출이 아닌 너무 비싼 고금리 대출이다. 덥석 물었다간 크게 후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