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진중공업 2천억 이상 요구에 한양정밀 물러나…동부익스프레스·LG실트론 매각도 오리무중
KTB프라이빗에쿼티(PE)가 진행중인 전진중공업 매각이 무산됐다. 함께 매각을 추진한 실트론, 동부익스프레스 역시 매각 성사 가능성은 오리무중이다. 새 경영진의 기존 펀드 청산 전략에 제동이 걸렸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B PE는 특수자동차 제조사 전진중공업 매각을 위해 기계 및 자동차부품 회사 한양정밀과 협상 테이블을 차렸지만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KTB PE가 내놓은 가격 마지노선을 한양정밀 측에서 받아들이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KTB PE는 전진중공업에 투자한 블라인드펀드 'KTB2007'의 투자 수익률을 끌어올려야 하는 만큼 전진중공업을 2000억원 이상에 매각하길 원했다. KTB2007 펀드는 LG실트론에도 투자했는데 아직 엑시트(투자금회수)를 못했다. LG실트론을 매각하더라도 손실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펀드의 손실을 막기 위해 전진중공업 매각 과정에서 가격을 조율할 여지가 크지 않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KTB PE는 전진중공업 지분 97.4%를 보유하고 있다. 2009년 약 920억원에 인수했다. KTB PE는 투자 성과를 확정하기 위해 2013년부터 전진중공업 매각을 시도했지만 가격 등 문제로 번번이 불발됐다. 올해 들어선 IPO(기업공개)를 시도하기도 했다. 한양정밀과 협상마저 틀어지면서 엑시트(투자금회수) 시점은 다시 눈에서 멀어졌다. 한양정밀은 3년 전부터 전진중공업 인수에 관심을 내비친 회사라 매각 결렬이 KTB PE 측에는 더 뼈아픈 상황이다. 앞으로 보다 적극적으로 인수 후보를 찾겠다는 방침이다.
KTB PE는 지난 6월 송상현 대표를 선임하면서 지난 투자 포트폴리오 정리 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펀드 만기 연장으로 인수금융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에서 가까스로 벗어난 LG실트론을 비롯해 물류회사 동부익스프레스, IT 및 패션유통 회사리노스(8,250원 ▼950 -10.33%), 전진중공업 등을 매각하겠다는 계획이다.
LG실트론의 경우 올초까지 오릭스PE와 협상을 벌였지만 무산됐고 최근에는 대주단인 우리은행과 KTB PE의 지분을 함께 파는 전략으로 매각 절차를 타진하고 있다. LG실트론은 KTB PE의 투자 포트폴리오 중 대표적인 '아픈 손가락'으로 꼽힌다. 아직까지 적절한 인수 후보자를 찾지 못해 매각 성사 여부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올해 LG실트론의 흑자전환이 기대된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펀드 출자자 사이에서도 LG실트론의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만큼 내년 돌아오는 인수금융 만기에 구애받지 않고 매각 절차를 밟는 데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관측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LG실트론 투자에선 손실이 불가피한 것으로 예상된다.
동부익스프레스 역시 매각 절차가 답보 상태다. 동원그룹과 매각 협상이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지만 성사를 앞두고 가격 등 조건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KTB PE 등 매각측은 동원그룹과 거래가 성사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새로운 매각 구조와 방식을 마련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동부익스프레스 역시 여러차례 매각 절차를 밟았지만 거래를 완료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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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한 관계자는 "KTB PE의 경우 LG실트론 투자로 인한 손실을 메워야 하는 부담이 있기 때문에 다른 포트폴리오를 매각할 때도 가격 기준을 비교적 엄격하게 정해놓는다"며 "이 때문에 인수후보자와 가격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해 무산되는 사례가 자주 발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