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늑장공시 악몽 딛고 1년 만에 50만원 회복

한미약품, 늑장공시 악몽 딛고 1년 만에 50만원 회복

김주현 기자
2017.10.23 04:22

[종목대해부]한미약품, 연초대비 주가 80%↑…신약 파이프라인 해외임상 결과로 투자자 신뢰 회복 중

한미약품(496,500원 ▲8,500 +1.74%)주가가 50만원대를 회복했다. 지난해 9월30일 베링거인겔하임과의 폐암신약 기술수출 계약 해지와 '늑장공시 사태'에 따른 신뢰도 하락으로 주가가 반토막난 이후 1년 만이다.

한미약품은 항암, 희귀질환, 당뇨 등 다양한 신약 파이프라인이 최대 강점인 제약사다. 지속적인 R&D(연구·개발) 투자와 해외 임상 결과 등을 앞세워 투자자 신뢰도도 회복하고 있다.

◇기술해지 이슈에 반토막난 주가, 1년 만에 50만원 회복=지난 20일 종가는 51만3000원. 최근 가파른 주가 상승에 애널리스트들이 제시한 목표주가를 훌쩍 뛰어넘었다. 연초대비 주가는 80% 올랐고, 최근 두 달 동안 주가 상승률은 40%에 달한다.

한미약품 주가가 50만원 선을 넘은 것은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60만원대를 호가하던 주가는 9월30일 7억3000만달러 규모의 '베링거인겔하임과의 페암신약 HM61713(올무티닙) 기술수출 계약해지 때 18% 급락하며 40만원대로 추락했다.

당시 한미약품 사태로 제약·바이오 업종의 전반적인 투자심리가 악화됐고 IPO(기업공개) 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쳐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상장을 미루거나 낮은 공모가로 상장했다. 기술이전 계약이 성사된 신약도 얼마든지 해지될 수 있다는 위기감에 투자자들은 한동안 신약개발 제약사 투자를 꺼리기도 했다.

하지만 한미약품에 이 사건은 반전의 계기가 됐다. 지난해 늑장공시 사태 이후 홈페이지를 전면 개편, 신약 파이프라인의 임상진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하고 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홈페이지 실시간 업데이트를 통해 파이프라인 임상 상황을 자세히 공개하는 등 투자자들의 신뢰도 회복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최근 제약·바이오 업계 분위기가 반전됐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 바이오시밀러 기업의 흐름이 좋고, 한미약품도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미약품은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가지고 신약개발을 주도하고 있다"며 "실적을 보여주면서 기술이전까지 지속적으로 이어온 사실상 유일한 제약회사"라고 평가했다. 이어 "항암시장 한 곳에 올인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하나의 임상 실패에도 타격이 적고 포트폴리오가 좋다"고 말했다.

이태영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2015년 한미약품 주가가 급등하던 시기와 비교했을 때 파이프라인 상황은 현재가 더 좋아졌다"며 "한미약품 기업가치는 파이프라인 그 자체인 만큼 시간이 지나면서 주가가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아무래도 신약개발 회사들은 해외 임상 결과 발표가 실적 발표와 비슷한 의미"라며 "최근 주가 강세 흐름은 임상 결과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대 강점은 파이프라인…다음 모멘텀은?=한미약품은 지난해 매출 8827억원을 기록했다. R&D(연구개발) 투자가 꾸준히 늘어 지난해 매출액 대비 18.4%를 R&D 비용으로 썼다.

전임상부터 임상1상, 임상2상, 임상3상 등 다양한 신약 파이프라인은 한미약품이 타 제약사와 차별점을 두는 강점 중 하나다. 파이프라인은 당뇨, 비만부터 희귀질환, 암, 자가면역질환 등 다양하다.

한미약품은 개량신약과 복합제 파이프라인 11개를 보유하고 있다. 호중구감소증 신약 '에플라페그라스팀'과 유방암 신약 '파크리탁셀', 폐암 신약 '올무티닙' 등은 임상 3상을 준비 중이다.

지난 19일 증시에선 자체개발한 항암신약 '포지오티닙' 임상 결과 발표에 주가가 7% 급등했다. 시장 기대보다 해외 임상 결과가 긍정적이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내년 임상 2b상 진행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한미약품은 연간 신제품 2~3개 품목을 지속적으로 발매하고 있다. 4월에 과민성방광 치료제 '베시금', 7월 골다공증치료 복합신약 '라본디', 8월 세계 첫 천식·알레르기비염 치료복합제 몬테리진'을 출시했다. 아모잘탄플러스와 고혈압·고지혈증 3제 복합신약 아모잘탄큐는 각각 6월과 7월 식약처 허가를 완료했다.

한미약품은 2분기 연결기준 매출 2228억원, 영업이익 215억원을 기록했다. 개별 매출은 한미약품이 1719억원, 북경한미가 495억원, 한미정밀화학이 249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연결기준으로 236% 늘었다. 2분기 R&D 투자에 368억원을 쏟았다. 이는 분기 총 매출액의 16.5% 수준이다.

한미약품 주요 파이프라인 현황/사진=한미약품 홈페이지
한미약품 주요 파이프라인 현황/사진=한미약품 홈페이지

◇1년 전 '기술수출 해지' 리스크는 여전해 =하지만 한미약품 주가를 반토막 냈던 '기술수출 계약 해지' 리스크는 여전하다. 신약 파이프라인의 임상 시험 지연도 흔한 일이다.

지난해 한미약품은 베링거인겔하임과의 기술계약 해지 공시를 장 시작 29분 후 공시하면서 뭇매를 맞았다. 전날 제넨텍과 1조원 규모 기술수출 계약이라는 대형 호재 공시로 장 초반 주가가 급등했고 악재 공시가 나오기 전 공매도 물량이 몰려 문제가 커졌다. 악재가 사전에 유출됐고, 공시가 지연됐다는 이유에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투자정보를 얻는 대다수 투자자들은 공시 후 주가 급락으로 피해가 불가피했다. 이후 한국거래소는 기업이 정당한 사유없이 공시를 지연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공매도·공시제도 개선방안'을 도입했다. 올해부터 '적시 공시' 원칙을 명문화 한 것이다. 공시위반 제재금도 코스피 상장사 기준 기존 2억원에서 10억원으로 올렸다.

또 공매도과열종목 지정제를 신설해 일정 기준 이상 공매도가 몰린 종목에 한해 다음날 공매도 거래를 제한하고 있다. 다만 이 같은 제도 개편이 미봉책에 지나지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다음날 공매도를 제한하는 것이 단일 종목에 공매도가 몰리는 흐름을 막기는 어렵다는 이유다.

김형수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약개발 기업 투자자들은 탄탄한 파이프라인을 믿고 투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일부 신약의 계약 해지가 나오더라도 다른 파이프라인을 믿고 투자할 수 있다는 전제 하에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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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현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사회부 김주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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