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조 위탁자산 의결권 위임 '하세월'…하반기에나 가능

60조 위탁자산 의결권 위임 '하세월'…하반기에나 가능

송정훈 기자
2019.02.13 16:54

국민연금, 내부 검토 작업 지연돼 수탁자책임위 가이드라인 조차 논의 못해

국민연금이 자산운용사에 위탁한 운용자산의 의결권을 위임하는 방안이 오는 하반기 이후에나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내부 검토 작업이 지연되면서 민간전문가 기구인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탁자책임위)에서 의결권 위임을 위한 가이드라인에 대한 논의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이달 14일 오후 개최 예정인 수탁자책임위에도 가이드라인 안건은 상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탁자책임위 한 위원은 “국민연금이 검토 작업이 세 달 정도는 소요될 것이라는 입장”이라며 “이후 가이드라인이 수탁자책임위 논의와 기금운용위원회 의결을 거쳐 확정되는데 두 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하반기 시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가이드라인은 의결권 위임과 관련해 대상과 행사 적절성 평가, 이에 따른 위탁 운용사 선정 시 가산점 부여 등 세부 기준이 포함될 예정이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9월말 기준 123조9000억원을 국내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 이 중 위탁 운용자산은 57조3000억원(46%) 규모로 32개 자산운용사에 분산 투자 중이다. 나머지 66조6000억원(54%)은 국민연금이 직접 운용한다.

국민연금은 앞서 지난해 7월 스튜어드십코드(기관투자자 의결권 행사지침) 도입 당시 자산운용사에 대해 규모 등 역량을 감안해 의결권을 위임한다는 방안을 발표했다.

이어 지난달 연기금과 공제회의 투자일임업자(자산운용사) 의결권 위임을 허용하는 자본시장법 시행령 일부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해 15일 공포됐다. 이에 공포 한달 뒤인 오는 15일부터 국민연금은 자산운용사에 위탁운용하는 국내 주식의 의결권을 위임할 수 있게 된다.

국민연금의 의결권 위임 작업이 표류하는 건 올해 주주권 행사 기업과 범위가 대폭 확대돼 상대적으로 의결권 위임 논의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어서다. 의결권 위임 방안이 주주권 행사의 우선 순위에 밀려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른 수탁자책임위 위원은 “국민연금이 올 들어 주주권 행사와 관련한 업무에 집중하면서 관련 업무가 늘어나자 상대적으로 의결권 위임 작업에 소극적인 분위기”라고 했다.

이에 대해 국민연금 관계자는 “당초 예상보다 검토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있다”며 “올 상반기 중 가이드라인 등 방안을 확정하기 위해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의 의결권 위임 등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을 줄이는 방안 마련이 지연되면서 정부가 연금을 통해 기업경영에 개입하려 한다는 우려가 확산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최대 기관투자자인 국민연금이 최근 한진칼과 남양유업에 이어 현대그린푸드 등 투자기업에 대한 주주권 행사를 확대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