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의 실패' 홈플러스 리츠…"안정성 중점, 투자매력 낮았다"

'절반의 실패' 홈플러스 리츠…"안정성 중점, 투자매력 낮았다"

박계현 기자
2019.03.14 16:46

홈플러스 "공모규모·점포 재구성해 상장 재도전"…유통업계 "자산 유동화 지속"(종합)

대구광역시 칠성동 소재 홈플러스 스페셜 1호점 전경/사진제공=홈플러스
대구광역시 칠성동 소재 홈플러스 스페셜 1호점 전경/사진제공=홈플러스

국내 첫 조 단위 공모 리츠로 시장의 기대를 모았던 홈플러스 리츠가 해외 기관투자자의 참여 저조로 공모를 철회했다.

한국리테일홈플러스제1호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이하 홈플러스 리츠)는 지난 2월 28일~3월 13일까지 국내외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실시한 결과 코스피 상장을 철회한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공모 철회는 국내보다는 전체 공모금액의 84%가 배정된 해외 기관투자자들이 공모에 참여하지 않았던 탓이 컸다.

홈플러스리츠는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 앞서 올해 목표 배당수익률을 6.6~7%까지 높여 잡으며 '투심잡기'에 나섰다. 리츠자산관리회사(AMC)인 한국리테일투자운용은 대규모 공모 리츠 상품이 생소한 국내 투자자를 위해서 수익성·안정성 '두마리 토끼' 잡기에 나섰다.

구영우 한국리테일투자운용 대표는 지난달 27일 열린 간담회에서 "글로벌리츠지수에 편입돼 있는 싱가포르 포춘 리츠(Fortune REIT)의 배당수익률 5.5%, 일본 대형유통회사인 이온(AEON)의 점포 대상 리츠(AEON REIT) 3.6%에 비해서도 높은 수익률"이라며 기존 국내 리츠 상품 대비 배당성향을 강조했다. 이어 "상장 리츠 비교 그룹의 평균임대차기간이 5.1년인 것에 비해 홈플러스 리츠는 가중평균 14년의 장기 임차기간을 보유한다"며 안정성에도 무게중심을 뒀다.

그러나 해외 투자자들은 홈플러스 리츠의 안정성 보다는 수익성에 중점을 두고 투자 매력이 낮다고 평가했다. 한국리테일투자운용은 지난달 28일~지난 13일까지 2주간의 수요예측 기간 동안 200여곳 이상의 해외 기관투자자와 로드쇼 미팅을 진행했지만 다수 기관의 투자를 유치하는데는 실패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아직 국내에서 1조7000억원 규모 대형 리츠는 해외 참여를 배제하고 진행하기에는 상당한 부담이 있다"며 "단기간에 해외 투자자들의 투자 결정을 이끌어 내기는 시기상조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당초 홈플러스 리츠는 전국 지역별 핵심 상권에 위치한 홈플러스 매장 51개를 매입하고 책임임차인인 홈플러스 측과 51개 점포를 세 분류로 나눠 임대기간 12년, 14년, 16년 만기로 임대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었다. 이 경우 임대료 상승률은 임차기간 동안 연간 2.5%로 고정된다. 이는 평균 물가상승률보다는 높은 수준이지만 자산가치 제고를 통해 좀 더 높은 수익성을 기대하는 투자자 입장에선 기대치가 낮아지는 대목이다. 실제로 2017년 기준 국내 전체 리츠 시장의 평균 배당수익률이 7.59%였다.

또 국내 대형 리츠는 상장 리츠가 활성화 돼 있는 해외 투자자에게도 여전히 생소한 상품이다. 리츠가 일반화된 선진국 시장과 달리 국내에는 아직 리츠에 대한 신용평가 제도가 없어 투자 판단이 쉽지 않다. 개별 기관이 홈플러스 리츠 투자를 결정하려면 별도 시간·비용을 들여 투자 판단을 내려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개인 투자자의 경우에도 리츠 회사가 제공한 정보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다.

홈플러스와 한국리테일투자운용은 이번 공모 시도를 '절반의 실패'로 규정하는 분위기다. 홈플러스 측은 오는 3월 홈플러스 결산이 끝나는대로 홈플러스 리츠에 편입되는 점포를 재구성하고 규모나 투자수익률 부분을 조정해 상장에 재도전하겠다고 밝혔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그간 진행한 200여건의 해외 기관투자자 미팅에선 긍정적인 반응이 많았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생각하고 기관들의 평가를 반영한 좀 더 적확한 전략을 세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통업계 "리츠 설립 계획, 변경없다"=홈플러스 리츠의 상장 추이를 조심스럽게 지켜보던 롯데·신세계 등은 홈플러스 리츠의 공모철회와는 관계없이 AMC 인가작업 및 리츠 설립을 일정대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2일 롯데에이엠씨의 본인가를 위한 실사를 진행했다. 국토부의 AMC 본인가가 승인되면 한국감정원이 리츠 설립을 위한 실사 작업을 다시 진행하게 된다.

롯데지주는 롯데쇼핑 등 유통사의 보유 부동산뿐만 아니라 전체 계열사의 부동산까지 자산 유동화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롯데에이엠씨의 편입 예정 운용자산은 1조원을 조금 웃도는 규모로 알려졌다.

리츠업계 관계자는 "자산유동화를 통한 부동산 가치 제고는 자본 시장의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며 "핵심상권에 다수의 부동산 자산을 보유한 유통기업이 리츠 공모상장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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