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까지 연구용역 결과 나오기 힘들 듯...기재부 "용역 결과 고려해 거래세 조정여부 검토"

국회 등 정치권이 증권거래세 폐지를 추진하는 가운데, 정작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는 거래세가 아닌 자본시장 양도소득세제를 손보는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사실상 증권거래세 폐지에 대한 반대 입장을 확고히 한 셈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재부는 올 상반기 한국조세재정연구원·자본시장연구원에 '주식시장 과세체계 개편방안'이란 이름의 연구용역을 맡겼다.
증권 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 "지금까지 증권거래세 문제는 논의한 적이 없고, 연구의 포인트는 양도소득세 디자인에 있다"고 밝혔다. 증권거래세 폐지 여부는 애당초 검토대상이 아니었고, 양도소득세 개편에 초점을 맞춰졌다는 설명이다.
현행 주식 양도소득세는 과세대상이 제한적이고 투자자의 특성과 상품 종류에 따라 다른 세율이 적용돼 손익 통산을 제한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전문가들은 주식양도차익에 대해 소액주주는 과세하지 않는 등 세제의 중립성이 낮고, 지나치게 복잡한 세제 탓에 개인들이 '얼마나 세금을 내게 될지' 예측하기도 어렵다고 지적한다.
연구용역에 참여한 또 다른 관계자는 "이번 용역에서 양도소득세가 중심이 될 수밖에 없다"며 "최소한 '증권거래세의 추가적인 인하와 양도소득세의 추가적인 확대' 이 조합이 상당기간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밝혔다.
실제로 기재부는 지난 23일 최운열·추경호 의원실이 공동으로 주최한 '증권거래세 폐지 후-자본시장 과세 어떻게 할 것인가' 세미나에서 "주식거래세 폐지를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장영규 기재부 금융세제과장은 "(정치권이) '거래세 폐지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하는데 정부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후 기재부는 입장문을 통해 "향후 연구용역 결과 등을 고려해 증권거래세 조정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며 다소 완화된 모습을 보였지만, 큰 그림이 바뀔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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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거래 활성화를 이유로 금융투자업계와 정치권이 증권거래세 폐지를 강하게 주장하지만, 과세당국인 기재부가 요지부동이라 거래세 폐지는 물론 추가인하에도 난항이 예상된다. 이번 이슈에 정통한 관계자는 앞서 기재부가 증권거래세율을 낮춘 것도 "(정치권의) 힘에 밀려 낮춘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월21일 금융위는 관계부처 활동 '혁신금융 추진방향'을 발표하고 증권거래세율을 현행 0.3%에서 0.05%포인트 인하한 0.25%로 인하했다. 이 조치는 지난 6월3일부터 본격 시행됐다.
연구용역에 보통 6개월 이상 소요되는 것에 비춰볼 때 결과가 올 연말에 나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회 관계자는 "20대 국회에서 (거래세 폐지논의를) 하지 않으려고 연구시점을 그렇게(늦게) 잡지 않았나 싶다"며 "용역결과가 있어야만 법안논의를 할 수 있는 게 아닌데 기재부는 '(용역)결과를 보고 논의하자'는 전략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미 국회에서는 여야가 한목소리로 증권거래세 폐지를 주장하며 관련법안까지 발의하는 등 기재부에 대한 압박을 높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여야가 동일하게 증권거래세 폐지를 주장하고 있어 기재부 세제실이 상당한 압박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