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8일부터 EU에 최대 9조원 관세…EU, 관세 강행시 보복 예고…유럽증시 2% 이상 폭락

뉴욕증시가 급락했다. 미국 제조업 침체로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가운데 미국이 중국에 이어 EU(유럽연합)와도 관세전쟁에 돌입할 것이란 공포가 증시를 덮쳤다.
◇미국, 18일부터 EU에 최대 9조원 관세
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494.42포인트(1.86%) 떨어진 2만6078.62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52.64포인트(1.79%) 내려앉은 2887.61을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일 대비 123.44포인트(1.56%) 밀린 7785.25에 마감했다.
이날까지 이틀 연속으로 S&P 500 지수를 구성하는 11개 업종지수가 모두 떨어졌다. 지난해 12월24일 이후 처음이다.
이날 미국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USTR(미 무역대표부)은 이르면 이날 밤 EU를 상대로 한 추가관세 목록을 발표할 방침이다.
오는 18일부터 시행될 관세의 주요 대상은 EU산 항공기과 농산물 등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관세율은 항공기의 경우 10%, 농산물 등은 25%로 예상된다. 관세 대상 품목은 최대 연간 75억달러(약 9조원) 규모가 될 전망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EU 관세 부과는 WTO(국제무역기구)가 EU의 항공기 보조금 지급과 관련된 미국과 EU간 분쟁에서 미국의 손을 들어준 데 따른 것이다.
이날 WTO는 EU의 에어버스 등 항공기 보조금 지급에 대해 부당하다고 판단하고, 미국에 연간 75억달러 어치의 EU 상품에 관세를 부과할 권리를 부여했다.
한편 EU는 미국이 EU 상품에 관세 부과를 강행할 경우 보복에 나서겠다며 반발했다. 세실리아 말스트롬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이 EU 상품에 관세를 부과한다면 EU는 똑같은 조치 이외엔 선택지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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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관세 부과가 예정된 18일까지 미국과 EU가 합의점을 찾지 못한다면 양측간 관세전쟁 발발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국과 EU의 무역협상은 14일로 예정돼 있다.
앞서 미국은 지난 2004년 프랑스, 독일, 스페인, 영국 등 4개국의 항공기 보조금 지급으로 자국 업체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며 WTO에 제소했다. 미국은 에어버스에 제공되는 수십억 달러의 불법 보조금 혜택으로 연간 112억달러(약 13조5000억원)의 피해를 입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WTO는 조사를 통해 1968년부터 2006년까지 이들 국가들이 180억달러(20조6000억원)의 항공기 보조금을 지급한 사실을 확인했다.
EU는 이후 2가지 항공기 보조금을 폐지하는 조치를 취했으나 에어버스의 새 기종인 A350 XWB에 대해 50억달러 이상의 새 보조금 항목을 마련해 미국으로부터 비판을 받아왔다.
◇유럽증시 2% 이상 폭락
미국의 암울한 제조업 경기도 증시를 짓눌렀다.
전날 미 공급관리협회(ISM)에 따르면 9월 미국의 제조업 PMI(구매관리자지수)는 47.8로, 전월 49.1보다 떨어졌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6월 이후 10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치로, 시장 전망치 50.2를 크게 밑돌았다.
이로써 미국의 제조업 PMI는 두달 연속 위축 국면을 이어갔다.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미국 제조업 경기둔화가 본격화된 셈이다.
PMI는 기업의 구매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신규 주문, 생산, 재고 등을 토대로 발표되는 경기동향 지표로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 50을 밑돌면 경기 위축을 뜻한다.
유럽증시도 폭락했다. 이날 범유럽 주가지수인 스톡스유럽600은 전날보다 10.47포인트(2.70%) 떨어진 377.52에 거래를 마쳤다.
독일 DAX 지수는 338.58포인트(2.76%) 내려앉은 1만1925.25, 프랑스 CAC40 지수는 174.86포인트(3.12%) 급락한 5422.77를 기록했다. 영국 FTSE100 지수는 237.78포인트(3.23%)나 폭락한 7122.54에 마감했다.
국제유가도 하락했다. 미국의 원유 재고량이 급증했다는 소식 때문이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배럴당 98센트(1.8%) 내린 52.64달러에 마감했다.
국제유가의 기준물인 11월물 브렌트유는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밤 9시24분 현재 1.39달러(2.36%) 떨어진 57.5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의 원유재고는 301만배럴 증가했다. 당초 시장이 예상한 증가폭 160만배럴을 크게 뛰어넘는 수준이다.
미 달러화는 약세였다. 이날 오후 5시15분 현재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DXY)는 전 거래일보다 0.11% 내린 99.02를 기록했다. 달러인덱스는 유로, 엔 등 주요 6개 통화를 기준으로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것이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 가격은 올랐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물 금은 전장 대비 16.50달러(1.11%) 상승한 1505.5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통상 달러화로 거래되는 금 가격은 달러화 가치와 반대로 움직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