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미국-이란 충돌, 국제 유가 안정성 되찾을까

장중 2200선을 돌파했던 코스피 지수가 미국과 이란의 군사갈등이 전면화되면서 상승폭을 대부분 반납했다. 증권가에선 코스피지수가 12월 7.67%까지 상승했던 고밸류에이션 상태에서 차익 매물이 쏟아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국제유가가 향후 경기변동성을 좌우할 키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3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1.29포인트(0.06%) 오른 2176.46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2714억원, 2645억원을 순매수했으며 기관은 5451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피 거래대금은 5조6471억원으로 전일 대비 21.8% 증가했다.
코스닥은 이날 전일 대비 4.09p(0.61%) 내린 669.93으로 마감했다.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1461억원, 1335억원을 순매도했으며 개인은 2798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날 중국 정부의 유동성 공급 정책 발표에 급등한 미국·중국 증시 영향으로 장 초반 1%대 상승을 기록했으나 미국과 이란의 무력 갈등이 부각되면서 상승폭을 대부분 반납했다.
이라크 국영방송 등 주요 외신은 이란 군부 실세 카심 솔레이마니 쿠드스(이란혁명수비대 정예군) 사령관이 미군 공습으로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사망했다고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라크의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 카타이브-헤즈볼라(KH)의 지도자인 아부 마흐디 알무한디스도 같이 숨진 것으로 전해진다.
외신은 솔레이마니 사망으로 미국에 대한 이란의 보복 가능성이 커졌다고 우려했다. AP통신은 "솔레이마니와 알무한디스의 사망은 중동에서 잠재적인 전환점이 될 수 있다”며 “이스라엘과 미국에 대해 이란이 군사 보복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란 군부실세의 사망 소식에 국제유가 선물이 급등했다. 3일 오후 3시 37분 현재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가격은 전일 대비 1.84달러(2.77%) 오른 배럴당 68.18달러에 거래중이다. 장중 브렌트유 가격은 69.16달러까지 급등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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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간 미국 서부텍사스산(WTI) 원유 선물가격도 배럴당 62.89달러로 전일 대비 1.71달러(2.80%) 급등 중이다.
증권업계에선 오는 15일 미중 1단계 무역합의 서명식을 앞두고 차익 실현 심리가 강했던 시장에 이번 중동 갈등이 불을 붙일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주요국 증권시장의 밸류에이션이 예년 대비 높은 상황에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발발되면서 차익 실현 매물이 대거 쏟아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서상영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번 중동 사태가 없었어도 1월 한국 증시는 지난 12월 주식시장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 출회로 조정이 예상됐다"며 "특히 1단계 무역합의에서 기존 관세 중 2500억달러 규모 제품에 대한 관세를 유지하는 등 2% 부족한 부분이 2단계 무역협상에 들어가면서 갈등의 '불씨'로 남아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무력 충돌 우려로 인한 국제 유가 급등은 이머징국가에선 가장 큰 악재"라며 "국제 유가가 올라가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물가지표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또한 다시 금리인상 기조를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제 유가 상승이 현실화될 경우 기업의 비용 지출이 증가하면서 실적이 악화되고 이는 경기 둔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이날 미국 증시 동향과 주말 동안 이란 측 반응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향후 미국과 이란의 대응 양상에 따라 국제 유가 변동성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대훈 SK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의 이란 공습으로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강해졌던 시장에 변수가 생겼다"며 "현재로선 국제유가의 단기 상승압력이 높아질 수 밖에 없으며, 사태 경과에 따라 유가상승 수혜주(정유, 조선 등)가 주목받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대사관 과격 시위 배후로 이란을 지목한 가운데 추가 파병까지 시사해 이라크에서 대리전 발발 우려까지 대두된 바 있다"며 "OPEC(석유수출국기구) 2위 산유국인 이라크의 잠재 생산 차질 가능성이 높아질 경우 단기적으로 유가가 급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다만 미국을 비롯한 비 OPEC 공급국가의 산유량이 증가하는 추세로 수요·가격의 탄력성이 높아 WTI 가격이 65달러를 돌파할 가능성은 여전히 낮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