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스닥종합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종가 기준 1만선을 돌파했다. 미국의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022년까지 기준금리를 현행 '제로'(0) 수준으로 묶어두겠다는 뜻을 내비치면서다. 앞으로 최소 1년반 동안은 미국의 금리인상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10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전날보다 66.59포인트(0.67%) 뛴 1만20.35로 거래를 마치며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나스닥지수가 종가 기준으로 1만선을 넘어선 건 역사상 처음이다. 테슬라는 9%나 급등했고, 애플도 2% 넘게 뛰었다. 아마존 역시 2% 가까이 올랐다.
아메리벳증권의 그레고리 파라넬로 금리본부장은 "연준은 경기부양을 계속할 것"이라며 "그들은 미국 경제를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희생양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전통주들은 최근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에 눌려 약세를 보였다.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282.31포인트(1.04%) 내린 2만6989.99,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17.04포인트(0.53%) 하락한 3190.14로 마감했다.
유럽증시도 약세였다. 범유럽 주가지수인 스톡스유럽600은 전날보다 1.39포인트(0.38%) 내린 368.15로 장을 마쳤다.

이날 연준은 이틀간의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를 마친 뒤 통화정책 성명을 통해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FFR)를 0.00~0.25%로 동결한다고 밝혔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린 금리인상을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연준이 공개한 FOMC 위원들의 금리전망 점도표에 따르면 17명 가운데 15명이 2022년까지 제로 금리가 유지될 것을 전망했다. 나머지 한명은 2022년 기준금리가 0.25~0.5%, 다른 한명은 1.0~1.25%로 인상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금리인상을 예상한 위원은 한명도 없었다.
성명에서 연준은 "현재 진행 중인 공공 보건 위기가 단기적으로 경제활동과 고용, 물가에 큰 부담을 줄 것이라는 기존의 판단을 유지한다"며 "미국 경제가 최근 일련의 사건들을 견디고 완전 고용과 물가 안정이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궤도에 진입했다고 판단될 때까지 현행 금리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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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연준은 "도전적인 시기에 미국 경제를 지원하기 위해 모든 범위의 수단을 동원하겠다"며 강력한 경기부양 의지를 재확인했다. 연준은 특히 "앞으로 몇 달 동안 원활한 시장 기능 유지를 위해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 등의 보유량을 최소한 현재 속도로 늘리겠다"며 양적완화를 당분간 이어갈 뜻을 밝혔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제적 충격이 본격화된 지난 3월 연준은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전격 인하하고, 무제한 양적완화를 선언했다.
이날 연준은 올해 미국 경제가 6.5% 역성장한 뒤 내년엔 5%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봤다. 2022년엔 3.5% 성장을 전망했다. 실업률은 올해 9.3%에서 2021년 6.5%, 2022년 5.5%로 점차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상승률은 올해 0.8%(전망치 중간값 기준)에서 내년 1.6%, 2022년 1.7%로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물가상승률은 올해 1.0%에서 내년 1.5%, 2022년 1.7%로 오를 것이라고 봤다. 물가상승률 목표치인 2% 달성은 3년 내 쉽지 않다는 게 연준의 판단이다.
파월 의장은 "경제활동이 재개되긴 했지만 아직은 매우 약한 상태"라며 "완전한 경기회복은 사람들이 경제활동에 대해 자신감을 가질 때까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경기회복이 얼마나 빠를지는 매우 불확실하다"며 "경기회복 속도는 코로나19 방역의 성공 여부에 달려있다"고 했다.
파월 의장은 연준의 통화정책 뿐 아니라 재정정책도 필요하다며 의회에 추가적인 부양책 마련을 촉구했다.
'수익률 곡선 관리'(Yield Curve Control·YCC) 정책 도입 여부에 대해 파월 의장은 "연준은 여러 수단을 검토하고 있으며 수익률 곡선 관리도 그 중 하나"라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YCC는 특정 국채의 수익률을 목표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해당 국채를 사고 파는 것으로, 일반적인 양적완화보다 적극적인 통화정책으로 간주된다.

미국의 소비자물가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석달 연속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하락률이 줄면서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이 진정된 것은 위안거리다.
이날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보다 0.1% 내렸다. 지난 3월 0.4%, 4월 0.8% 떨어진 데 이어 3개월 연속 하락이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도 전월에 비해 0.1% 떨어지며 석달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의 근원 소비자물가가 3개월 연속 떨어진 것은 사상 처음이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사태에 따른 외출금지령으로 미국인들의 소비가 줄면서 물가가 하락세를 보였다고 AP통신은 설명했다.
국제유가는 오름세를 이어갔다. 미국의 원유 재고가 급증했다는 소식에도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기름값을 밀어올렸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서부 텍사스산 원유) 7월 인도분은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66센트(1.7%) 오른 39.6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국제유가의 기준물인 8월물 북해산 브렌트유도 저녁 8시27분 현재 17센트(0.4%) 상승한 배럴당 41.35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이날 미 에너지정보청(EIA) 발표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 원유 재고량은 약 572만 배럴 늘어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당초 시장은 120만 배럴 감소를 예상했었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 가격도 올랐다. 이날 오후 3시28분 현재 8월물 금은 전장보다 20.70달러(1.2%) 상승한 1742.60달러에 거래 중이다.
미 달러화는 약세였다. 같은 시간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DXY)는 전 거래일보다 0.5% 내린 95.86을 기록했다. 달러인덱스는 유로, 엔 등 주요 6개 통화를 기준으로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