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투자자들이 해외주식을 더 많이, 더 다양하게 사들이고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해외투자는 국가별 대표지수나 원자재를 추종하는 ETF(상장지수펀드)나 ETN(상장지수증권) 투자 정도였다. 최근 해외투자 열풍 속 개별주식들이 관심을 받는다.
2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매수한 10개 종목 중에는 개별주식이 7개, 레버리지 ETF·ETN 상품이 3개 포함됐다. 2016년 상위 10개 종목에 비해 매수 규모가 12배 넘게 늘었다.
매수금액이 급증한 만큼 리스크도 늘었다. 특히 미국 나스닥 지수 움직임의 세 배를 추종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 2종류에만 22억달러(약 22조6000억원)가 몰렸다. 수익도 세 배, 손실도 세 배인만큼 고위험 상품으로 분류된다.
젊은 개미들은 해외에서도 ‘대박’을 노린다. 1주당 가격이 낮은 주식을 사서 높은 가격에 팔겠다는 게 꿈이자 전략이다. 변동성과 위험성을 감수하더라도 높은 수익률을 취하는 스타일이다.
최근에는 항공주가 주목받는다. 항공주는 코로나19(COVID-19)로 인해 실적이 악화하면서 주가가 올 들어 50% 이상 급락했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매수 상위 종목에 ‘보잉’(4위), ‘델타항공’(8위), ‘유나이티드항공’(10위) 등이 포함됐다. 지난달에도 보잉은 9위에 올랐다.
일부는 주당 5달러 미만 ‘페니스톡’(penny stock)에도 투자한다. 국내로 치면 1000원 미만 ‘동전주’에 해당한다. 국내 증시에는 상한가 제한으로 하루 30% 이상의 수익을 올리기 어렵지만 미국 증시에는 상한가 제한이 없어 하루에도 수백프로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예를 들어 지난 4월 여행정보 사이트 트립어드바이저의 지주회사인 ‘리버티 트립어드바이저 홀딩스’ 주가가 주당 4.76달러에서 2800% 넘게 급등해 장중 134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뚜렷한 급등 이유는 없었다.다만 하한가도 제한이 없어 하루만에 투자자금을 잃는 경우도 생긴다.
한학동 키움증권 글로벌리서치 팀장은 “비트코인 등 극심한 변동성을 겪어본 투자자들은 비슷한 종류의 급등세를 쫒는 경향이 있다”며 “해외 거래소는 시장 퇴출 등 거래 제재도 국내와 달라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중장년·초심자들은 ‘내가 아는 주식’을 매수하는 경향이 강하다. 가장 접근이 쉬운 게 IT 대형주다. 시가총액이 크고 거래량이 많으면서도 주가가 우상향 중이라 안정성과 수익률을 두루 갖췄다는 판단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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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미국 증시에서는 주도주의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미국 우량주 위주인 S&P(스탠다드앤드푸어스)500 지수에서 애플·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MS)·알파벳(구글)·페이스북 등 미국 시가총액 상위 5개 종목이 차지하는 비중은 25%에 달한다. 2018년에는 16%였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중장년 투자자들은 해외주식에 대한 정보가 많이 없어 PB(프라이빗 뱅커) 등의 추천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며 “아직까지 증권사 추천은 대형주 위주이기 때문에 이를 매수해서 6개월 이상 장기 보유하는 성향이 강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