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꾸미]'배그' 원히트원더 크래프톤, 희망 공모가 착하다?

[부꾸미]'배그' 원히트원더 크래프톤, 희망 공모가 착하다?

김사무엘 기자, 방진주 PD
2021.07.06 03:27

공모가 낮춰서 시총 24조…"'뉴 스테이트' 흥행시 35조 이상도 가능"

이겼닭! 오늘 저녁은 치킨이닭!

서바이벌 FPS(1인칭 슈팅 게임) '배틀 그라운드'(이하 배그)에서 최후의 1인으로 남으면 볼 수 있는 문구다. 본래 카지노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지만 배그가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면서 치킨은 승리를 뜻하는 밈(meme)으로 자리 잡았다.

게이머가 아닌 투자자들도 배그 덕분에 치킨을 먹게 될까. 배그 개발사 크래프톤이 증시에 상장하면서 투자 열풍이 거세다. 상장 기업 가치는 최대 24조3500억원. 고평가 논란도 있지만 증권가에서는 30조원 이상도 가능하다는 시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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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공모가? 고평가 논란에 10% 하향 조정

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지난 1일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정정 제출했다. 금감원의 정정신고서 제출 요구에 따라 몇 가지 내용 보완과 함께 공모가를 기존보다 10%가량 낮춘 40만~49만8000원으로 제시했다.

공모가를 기준으로 한 시가총액은 최소 19조5600억원에서 최대 24조3500억원이다. 고평가 논란에 공모가를 이전보다 낮췄음에도 현재 게임 대장주인 엔씨소프트(228,500원 ▲11,000 +5.06%)(18조원)를 넘는다. 최소 공모가로 상장한다 해도 게임 대장주는 엔씨소프트에서 크래프톤으로 바뀌게 된다.

크래프톤이 공모가를 낮춘 이유는 증권가 안팎에서 제기된 고평가 논란 때문이다. 당초 크래프톤은 기업가치를 산정하면서 비교 기업으로 월트 디즈니, 워너뮤직 등 미디어콘텐츠 기업을 포함했다.

배그 IP(지적재산권)를 활용해 영화, 음악, 소설 등 다양한 미디어 사업을 계획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지만 일각에서는 PER(주가순이익 비율)이 88배로 높은 디즈니를 비교 대상으로 삼아 공모가를 부풀린 것 아니냐는 지적을 제기하기도 했다. 비교 대상에는 디즈니뿐 아니라 액티비전 블리자드, 넷이즈, EA, 넥슨, 테이크 투 인터렉티브 등 글로벌 게임사들이 다수 포함됐다.

크래프톤은 증권신고서 정정을 통해 비교대상에서 디즈니 등 해외기업을 모두 제외하고 엔씨소프트, 넷마블, 카카오게임즈, 펄어비스 등 국내 상장사 4곳만을 대상으로 비교 기업을 다시 선정했다.

재산정 결과 크래프톤에 적용할 평균 PER는 기존 45.2배에서 43.8배로 다소 낮아졌다. PER 평균치의 변화는 미미하지만 시가총액 산정 기준이 되는 순이익 추정 방식을 바꿔 적정 시가총액은 기존 35조원에서 29조1700억원으로 확 낮췄다.

배틀그라운드 IP 파워…"기업 가치 35조원 가능"

머니투데이 증권 전문 유튜브 채널 '부꾸미-부자를 꿈꾸는 개미' 캡쳐
머니투데이 증권 전문 유튜브 채널 '부꾸미-부자를 꿈꾸는 개미' 캡쳐

증권가에서 가장 기대하는 포인트는 크래프톤이 배그라는 강력한 IP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배그는 '게임의 역사를 바꿨다'고 표현될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게임이다.

2017년3월 출시된 이래 PC와 콘솔에서 누적 7500만장 이상 팔렸다. 역대 2위 마인크래프트(약 3000만장)를 2배 이상 뛰어넘는 세계 최고 기록이다. 2018년 출시된 모바일 버전은 △150여개 국가에서 모바일 다운로드 1위 △글로벌 누적 다운로드 10억건 △2020년 전 세계 모바일 게임 매출 1위(26억 달러) 등 각종 기록을 세우며 명실상부 세계 최고 인기 게임 반열에 올랐다.

'배그 말곤 별거 없다'는 비판도 있지만 이런 비판을 상쇄하고 남을 정도로 배그의 IP는 강력하다는 분석이다.

게임 산업에서 IP는 브랜드 파워임과 동시에 충성도 높은 고객층을 얼마나 확보하고 있는지 알아보는 중요한 척도이기도 하다. 액티비전 블리자드, 닌텐도, 소니, EA 등 세계적인 게임사들의 공통점은 각자 회사를 대표하는 강력한 IP가 있다는 점이다. IP를 기반으로 한 게임 신작뿐 아니라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웹툰 등 다양한 콘텐츠로 확장되면서 매출 확대도 꽤할 수 있다.

배그 역시 세계에서 가장 흥행한 모바일·PC 게임이라는 점에서 배그 IP의 확장성은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크래프톤은 지금 배그 IP를 기반으로 한 '배틀그라운드 : 뉴 스테이트'(이하 뉴 스테이트), '더 칼리스토 프로토콜' 같은 신작 게임을 개발 중이다.

당장 시장의 기대를 받고 있는 건 올해 하반기 출시 예정인 뉴 스테이트다. 2051년 근미래 미국을 배경으로 한 배틀로얄 장르의 모바일 게임인데, 지난달 17일 기준 글로벌 사전 예약자수는 1700만명을 넘었다.

예정대로 뉴 스테이트가 올해 하반기 출시된다면 크래프톤의 실적은 한단계 더 점프할 수 있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뉴스테이로만 올해 6000억원, 내년에는 2조4000억원의 매출이 추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바탕으로 추산한 크래프톤의 올해 예상 순이익은 전년 대비 65.5% 증가한 9205억원이다. 내년 예상 순이익은 1조8862억원, 2023년에는 2조1536억원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다.

머니투데이 증권 전문 유튜브 채널 '부꾸미-부자를 꿈꾸는 개미' 캡쳐
머니투데이 증권 전문 유튜브 채널 '부꾸미-부자를 꿈꾸는 개미' 캡쳐

메리츠증권이 올해와 내년 순이익을 토대로 계산한 크래프톤의 적정 기업 가치는 36조5000억원이다. 이를 주식수로 나눠 계산한 적정 주가는 약 74만6000원. 크래프톤이 제시한 공모가보다 50~86.5% 높은 가격이다.

메타버스로의 발전 가능성도 긍정적인 포인트 중 하나다. 현실에서의 삶을 온라인 세계로 확장한 것이 메타버스인데, 코로나19로 비대면 생활이 일상화하면서 메타버스도 자연스런 개념으로 자리 잡고 있다.

배그는 고품질 그래픽을 통해 현실과 유사한 형태의 가상공간을 게임 속에 구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메타버스로의 발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배그와 유사한 게임인 포트나이트는 이미 파티로얄이라는 게임모드를 통해 메타버스를 구현 중이다.

메타버스 대표주는 미국에 상장된 게임사 로블록스다. 올해 1분기 기준 로블록스의 DAU(일간 이용자)는 평균 4200만명인 반면,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은 이보다 2배 많은 1억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모바일 매출도 2020년 기준 배그가 26억 달러로 로블록스보다 2배 이상 많다.

지금도 적자를 기록 중인 로블록스의 시가총액은 537억 달러(약 61조원)다. 배그라는 강력한 캐시카우를 바탕으로 매년 수조원 이상 이익이 예상되는 크래프톤이 메타버스 테마로 부각될 경우 가치 재평가도 가능하다.

매출 70% 이상이 중국…게임 규제 리스크

머니투데이 증권 전문 유튜브 채널 '부꾸미-부자를 꿈꾸는 개미'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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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가 큰 만큼 우려점도 상당하다. 가장 큰 우려는 특정 기업, 특정 국가에 대한 매출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는 점이다. 현재 크래프톤 전체 매출의 약 85%는 아시아 지역에서 나오는데 대부분은 중국이다. 기업별로는 한 특정 기업의 매출 비중이 68.1%를 차지한다. 증권신고서에 'A사'라고 표현된 이 기업은 텐센트로 추정된다.

텐센트는 자회사 이미지 프레임 인베스트먼트(IMAGE FRAME INVESTMENT)를 통해 크래프톤 지분 15.35%를 갖고 있는 2대 주주다. 배그의 글로벌 퍼블리셔로서 크래프톤과 전략적 제휴 관계이긴 하지만 특정 기업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다는 것은 리스크이기도 하다.

게임 규제가 강한 중국 매출 비중이 높다는 것도 위험 요소다. 크래프톤은 기술 지원 방식으로 배그와 유사한 중국 모바일 게임 '화평정영'을 우회 서비스 하고 있다. 크래프톤이 배그 모바일의 직접 서비스가 아닌 기술 지원 방식의 우회 전략을 택한 것은 중국 정부의 규제 때문이다.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갈등으로 중국에서의 판호 발급이 막히자 어쩔수 없이 택한 전략이었다.

중국은 세계 최대 모바일 게임 시장이긴 하지만 게임 규제로 인한 리스크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청소년의 게임 중독을 막고 사회주의 사상을 강화하기 위한 여러 게임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심야 시간대 미성년자의 게임 접속을 제한하거나, 중국의 역사문화를 왜곡하고 공산당을 비판하는 내용은 금지하는 등의 규제다. 배그는 게임 특성상 폭력성이 가미된다는 점에서 중국 규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중국과 주변국과의 마찰도 배그의 해외 진출에 걸림돌이다. 최근에는 인도와 중국과의 관계가 나빠지면서 인도 정부는 지난해 9월 텐센트가 공급하는 배그 모바일의 서비스를 금지시켰다. 크래프톤은 텐센트가 아닌 직접 공급으로 서비스를 재개하겠다고 밝혔지만 인도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던 배그 모바일이 1년 가까이 서비스가 금지된 건 치명적이다.

중국을 리스크가 아닌 경쟁력으로 봐야한다는 반론도 있다. 김동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배그 모바일은 중국을 제외하고도 글로벌 다운로드 10억건을 넘었고 '화평정영'은 메가히트를 기록했다"며 "신작 게임 뉴 스테이트가 성공한다면 기업 가치는 우상향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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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무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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