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글로벌 로드쇼

전 세계적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를 향한 관심이 커지면서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ESG 열풍이 불고 있다. 하지만 ESG의 방향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실제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에는 의문을 품는 이들이 적지 않은 것이 국내 현실이다.
은기환 한화자산운용 주식운용1팀 차장(한화그린히어로펀드 책임운용역)은 11일 머니투데이 주최로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2021 ESG 글로벌 로드쇼'에 참석해 "그동안 가치투자가 핵심이었다면 이제는 ESG가 새로운 투자 패러다임으로 진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은 차장은 우선 ESG를 둘러싼 여러 오해를 해소하는 것이 ESG로 나아가는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대표적으로 ESG가 주식 시장에서 잠시 스쳐 지나가는 변화라는 등의 오해다.
은 차장은 탄소 배출량 증가가 기후 위기의 원인이 되고 지나친 플라스틱 배출이 인류의 건강을 침해하는 것 등을 사례로 제시하며 "경제 성장과 번영만을 추구하는 기존 주주 자본주의가 전체 공동체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고,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처럼 서로 죽고 죽이는 경쟁은 더 이상 안 된다는 인식이 공감대를 얻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문제의식에 따라 최근 투자 패러다임은 단순히 주주의 이익에 그치지 않고 다른 이해관계자를 고려하는 ESG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
은 차장은 ESG의 방향성에는 공감하면서도 기업가치 향상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구심에 대해서도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그는 "남양유업은 갑질 논란, 직원 처분 문제 등으로 지적을 받으면서 점유율이 하락했다"며 "전통 에너지에 투자하던 덴마크 기업 오스테드는 10년 만에 해상풍력 세계 최대 개발자로 성장하면서 기업가치 향상을 이뤄냈다"고 밝혔다.
또 ESG는 기업에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히는 자본비용과 주가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은 차장은 "유럽에서 배기가스 배출량에 따라 과징금을 부과하면서 2019년 자동차 기업 전체 주가가 크게 하락하기도 했다"며 "앞으로 탄소 배출량에 따라 가격이 매겨진다면 실제 재무적 요인에 영향을 미치면서 주가가 하락하고 자본비용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한국전력도 지난해 이익이 증가했는데도 탈석탄에 나서지 않는다는 이유로 외국인과 연기금이 투자 자금을 회수하면서 주가가 부진했다"며 "최근에는 석탄발전을 많이 하는 한전 자회사들의 채권 발행에 투자자들이 잘 모이지 않는 등 ESG로 인해 자본 조달이 어려워졌다"고 덧붙였다.
독자들의 PICK!
은 차장은 이날 ESG 문제로 고민하는 기업을 위한 조언도 내놨다. 은 차장은 "큰 연기금이나 투자 기관도 ESG 자문기관에서 나온 등급은 참고만 하고 있는 만큼 등급에 의존하지 않고 실질적 변화를 이뤄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적극적으로 ESG 정보를 공개하고 장기적인 비전을 제시할수록 투자자들이 신뢰하고 투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앞으로 회사에 5년 이상 남아있지 않을 분들이 결정을 주도하니 ESG에 적극적이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30~40대 직원을 임원으로 적극 채용하고 이들의 의견을 경영에 반영하는 것이 ESG 대응에 중요한 키가 될 것"이라고 각 기업 이사회의 청년 임원 의무 할당 방안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