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6월 CPI 발표…올라도 고점론 부각되며 안도 랠리?[오미주]

美 6월 CPI 발표…올라도 고점론 부각되며 안도 랠리?[오미주]

권성희 기자
2022.07.13 19:36
[편집자주] '오미주'는 '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의 줄인 말입니다.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이벤트가 있었거나 애널리스트들의 언급이 많았던 주식을 뉴욕 증시 개장 전에 소개합니다.

미국 증시의 단기 방향을 결정지을 지난 6월 소비자 물가상승률 발표를 하루 앞둔 12일(현지시간). 투자자들 사이에 작은 소동이 있었다.

지난 6월 소비자 물가지수(CPI)가 10.2%에 달한다는 정부 보도자료 형식의 문서가 트위터에 공개된 것이다. 이는 현재 이코노미스트들의 평균 전망치 8.8%보다 훨씬 높은 것이다.

파이낸셜 타임스(FT)에 따르면 이 문서는 오전 11시30분 무렵부터 돌기 시작했고 상승 출발했던 미국 증시는 오후들어 마이너스권으로 떨어지더니 하락 마감했다.

이와 관련, 미국 노동부는 "트위터에 가짜 CPI 보도자료 이미지가 돌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며 "이는 가짜이며 CPI 발표는 내일(13일) 오전 8시30분(미국 동부시간)을 주목해 달라"고 트위터에 알렸다.

금융시장이 지난 6월 소비자 물가상승률을 얼마나 예민하게 생각하는지 보여주는 에피소드이다. 미국의 지난 6월 CPI는 한국 시간으로 13일 오후 9시30분에 발표된다.

인플레이션 6월 고점론

지난 6월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지난 5월의 8.6%보다 높은 8.8%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올들어 최고 수준이다.

다만 인플레이션 주범 중 하나였던 유가가 최근 급락하고 있어 6월 인플레이션이 고점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최근 인플레이션 추이를 가장 정확하게 예측해온 인플레이션 파생상품 시장에서도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지난 6월에 정점을 쳤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인플레이션 파생상품 시장에서 거래되는 지난 6월 인플레이션은 8.9%로 이코노미스트들의 평균 전망치보다 0.1%포인트 더 높다.

최근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과 농산물 가격이 함께 떨어지면서 소비자들의 기대 인플레이션도 하락하고 있다.

특히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와 영국 브렌트유 선물가격은 12일 7% 이상 급락하며 10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지난 6월 한달간 WTI 선물가격은 9% 하락했고 이 결과 미국 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휘발유 가격은 지난 6월14일 갤런당 5.016달러로 고점을 친 뒤 4.65달러로 내려왔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의 소비자 기대 조사에 따르면 지난 6월 향후 3년과 5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함께 하락했다.

지난주에 공개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자료도 향후 5년 기대 인플레이션이 지난 2월말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CPI 예상 웃돌아도 안도 랠리?

최근 유가와 농산물 가격 하락은 2가지 의미에서 중요한 긍정 신호이다. 첫째, 지난 4월 이후 소비자 물가는 유가와 농산물 가격이 주도적으로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그렇다.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이미 지난 3월에 6.5%로 정점을 찍고 4월부터 하락하기 시작했다.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지난 3월 8.5%에서 4월에 8.3%로 떨어졌다가 5월에 다시 8.6%로 올랐던 주요 원인은 유가와 식료품 가격 상승 탓이었던 셈이다.

지난 6월 근원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5.6%로 지난 5월 6%에서 추가 하락하며 3개월째 내림세를 이어갔을 것으로 전망된다.

유가가 하락하면 근원 소비자 물가에 이어 전체 소비자 물가까지 고점을 치고 떨어질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둘째, 에너지와 농산물은 생활 필수품이라 수요 변화가 크지 않다. 반면 공산품처럼 인위적으로 공급을 늘리기가 어려워 대개 공급 부족이 가격 상승의 원인이 된다.

이 때문에 에너지와 농산물 가격은 금리 인상을 통한 수요 억제로 가격을 내리는데 한계가 있어 고공행진을 계속하면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를 동반한 경기 침체)의 빌미가 될 수 있다.

최근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와 농산물 가격의 하락은 소비자 물가상승률을 낮추고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을 줄인다는 점에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제프리즈의 자금시장 이코노미스트인 톰 사이먼스는 CNBC에 "지난 6월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예상보다 높으면 사람들은 확실히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쳤다고 생각할 것이고 예상보다 낮으면 인플레이션이 둔화되고 있다고 고무될 것"이라며 "어떤 경우에도 시장은 일종의 안도 랠리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지난 6월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예상대로 8.8% 수준으로 발표된다면 최근의 경기 둔화 조짐에도 불구하고 연준(연방준비제도)이 금리를 또 다시 0.75%포인트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럼에도 안심 못하는 이유

다만 이코노미스트들은 지난 6월이 인플레이션 정점이었을 것이란 점에 대해 대체적으로 동의하면서도 물가상승률이 올 가을 초까지는 8% 위에 머물며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ING의 수석 인터내셔널 이코노미스트인 제임스 나이틀리는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공급망 문제와 노동력 부족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향후 4~6개월간 "상당히 오래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원가 상승을 제품 가격에 전가하려는 기업들의 시도도 당분간 계속되면서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은 당분간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설명이다.

인플레이션 파생상품 시장에서도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6월에 8.9%로 고점을 찍은 뒤에도 7월에 8.4%. 8월에 8.3%, 9월에 8.2%로 떨어지는 속도가 극히 더딜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미 증시는 인플레이션이 쉽게 하향 안정되지 않을 것이란 예상을 반영하고는 있다. 하지만 실제로 오는 9월까지 8%대 고물가가 계속될 경우 의미 있는 상승세를 지속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수개월간 8% 이상의 고물가가 이어지면 연준의 긴축 속도도 증시를 끌어올릴 만큼 느려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또 다른 변수는 올 겨울 유가 동향이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미국 경제 부문장인 마이클 개펜은 CNBC에 "올해 하반기 문제는 6월 인플레이션 고점이 단기 고점일 뿐인지, 아니면 궁극적인 고점인지 하는 점"이라며 "단기 고점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는데 유럽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 조치에 에너지 시장이 어떻게 반응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자금이 된다는 이유로 올해 말까지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하기로 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이 종결되지 않아 공급 불안이 계속되는 가운데 에너지 수요가 늘어나는 겨울을 맞게 되면 유가가 다시 오르며 물가 상승률이 6월 고점을 뛰어넘을 가능성도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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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희 기자

안녕하세요. 국제부 권성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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