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600개 기업의 심층 분석 보고서 내는 리서치센터

1년에 600개 기업의 심층 분석 보고서 내는 리서치센터

대담=반준환 증권부장, 정리
2023.11.12 15:00

[머투 초대석]박기현 한국IR협의회 기업리서치센터장

박기현 한국IR협의회 리서치센터장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박기현 한국IR협의회 리서치센터장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자본시장에서 발생하는 정보의 비대칭은 개인투자자들을 괴롭히는 가장 큰 문제입니다. 여기에는 여러 요인이 있는데 이 중 하나가 투자 근거가 되는 정보가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투자자들이 기업에 대해 잘 알수록 비대칭성이 해소되고 수익률도 제고될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뜬 소문이나 근거없이 주식을 사는 투자를 할 수 밖에 없지요. 우리의 역할이 여기 있다고 봅니다.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기업분석 보고서를 제공해 깜깜이 투자를 없애고 한국 자본시장의 선진화를 앞당긴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최근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 깊이있는 기업분석 보고서로 인기가 높은 한국IR협의회 기업리서치센터(이하 기업리서치센터)를 이끄는 박기현 센터장의 말이다. 기업리서치센터는 투자자들 사이의 정보 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 1월 설립됐으며 알짜 스몰캡(중소형주)을 발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기업리서치센터에서 발간한 기업분석 보고서 갯수는 601개. 상대적으로 개인 투자자들이 궁금해하는 IT(정보기술), 바이오 기업 비중이 높았다. 올해 역시 기업분석 보고서 600개 발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와 숫자는 비슷해 보이지만 아웃소싱(외주) 보고서 비중을 줄이고 자체 제작 보고서 비중을 높였다는 점이 차이다. 아웃소싱 보고서는 주로 기업들의 주력기술 이해에 포커스를 두고 자체 보고서는 투자관점을 좀 더 강조한다는 점이 다르다.

박 센터장은 기업리서치센터에서 나오는 기업분석 보고서들이 투자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스몰캡 보고서는 통상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자주 발간되지 않는다. '돈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기업리서치센터는 비영리 독립리서치 기관이기 때문에 이런 제약에서 자유롭다. 높은 기술력과 경쟁력을 보유한 스몰캡을 발굴하는 데 제격인 셈이다.

그는 "시장 친화적인 기업분석 보고서 발간을 늘리는 게 올해 목표"라며 "직접 기업체를 방문해 제조공정을 소개하고 CEO(최고경영책임자), CFO(최고재무책임자) 등 회사 관계자와의 인터뷰 내용을 담은 다양한 콘텐츠도 투자자들에게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 센터장을 만나 기업리서치센터의 현황과 계획, 그리고 증시 전반의 이슈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기업리서치센터 설립배경을 간단히 설명해달라

▶기업리서치센터는 한국거래소, 예탁결제원, 증권금융 등의 지원을 받아 설립된 공적 조직이다. 스몰캡 기업의 경우 일반 증권사 기업분석 보고서 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그러다 보니 정보도 부족하고 (주식) 유통량이 적어진다는 문제가 있다. 이로 인해 기업들도 자본조달에 어려움을 겪는다.

지난해 기준 일반 증권사들의 시가총액 대비 기업분석 보고서 비중을 살펴보자. 시총 5000억원 이상의 대형기업 비중은 81%인 반면 1000억~5000억원 시총 기업은 17%, 1000억원 이하는 2%에 불과하다. 보고서 발행이 적으니 정보습득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다양한 정보가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제공되는 등 정보의 홍수 속에서 개인 투자자들의 직접 투자 욕구가 높아지고 있다.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기업분석 보고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커졌고 2022년 1월 설립됐다.

-어떤 기업을 분석하고, 기존 보고서와 어떻게 다른가

▶기본적으로 시총 5000억원 이하의 중소형 기업을 분석 대상으로 삼는다. 현재 일반 증권사의 기업분석 보고서는 너무 간단명료하게 기술돼 있는 단점이 있다. 기업리서치센터 자료는 20쪽 내외로 자세하게 작성돼 있고 기업 개요, 산업 현황, 투자 포인트, 실적 전망, 위험 요인 등을 모두 다룬다.

처음 접하는 개인 투자자들도 이해하기 쉽게 써 있다는 장점도 있다. 물론 실적 변동성이 커 투자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지만 저희는 수익모델 추정까지 갖추고 제대로 된 분석을 추구하고 있다.

-스몰캡을 다루는 곳이 꼭 필요한 이유는?

▶스몰캡은 잠재적인 성장력을 갖춘 기업들이다. 현재 시가총액이 1000억원에 불과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1조원 이상 되는 기업들이 나올 수 있다. 이런 기업들을 시장에 알려줌으로써 개인 투자자들에게 투자 기회를 제공하고 기업에게는 성장을 위한 자금조달의 밑거름을 줄 수 있다.

매년 100여개 정도의 중소형 IPO(기업공개) 기업들이 쏟아지고 있는데 반해 기업분석 보고서 발행 갯수는 현저히 적다. 투자자들의 정보 습득도 쉽지 않다. 대부분 IPO 기업들의 사업 구조가 4차 산업혁명으로 다각화되고 있고 주요 사업 아이템이 과거보다 디테일하고 미세해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기업리서치센터는 이들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만들어주는 원동력을 배양시키는 역할을 한다.

-스몰캡 분석에 어려운 점은 없는지

▶중소형 기업은 대기업과는 달리 회사 조직 내에 IR 조직이나 인력이 별도로 있지 않다. IR을 담당하는 직원이 있는 경우에도 대부분 재무팀이나 기획팀에서 다른 업무와 병행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탐방을 잡기가 힘들고 정보 취득의 한계가 있다. 하지만 다양한 스몰캡을 발굴하기 위해 우리는 애널리스트들에게 기업탐방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그래야 더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기업분석 보고서가 나올 수 있다. 아울러 국내 기업들도 IR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길 기대한다.

-최근 독립 리서치업체들이 큰 관심을 받는데 전망은.

▶현재 독립 리서치 기관이 일반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대항마로 커지고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자본력 등 인프라 차이가 여전히 크다. 이들의 질 좋은 기업분석 보고서 생산을 위해선 안정적인 수입원을 마련해주는 게 필요하다. 특히 정부나 유관기관들이 독립 리서치 시장의 중요성을 파악하고 이를 키울 필요가 있다.

-기업리서치센터 현황도 궁금하다

▶우리 센터 내 애널리스트는 총 10명이 있다. 이들은 자체적으로 연간 총합 300개의 기업분석 보고서를 내는 걸 목표로 일하고 있다.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우리가 자본시장에 큰 도움을 준다는 사명감 하에 똘똘 뭉치도록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개별적으로 개인 투자자분들이 발간한 기업분석 보고서를 읽고 메일, 전화 등을 통해 칭찬과 격려의 메시지를 준다.

그런 모습을 볼 때 마다 저를 포함한 구성원 모두가 뿌듯함을 느끼고 있다. 일반 증권사 리서치센터보다 정보 습득이 쉽지 않아 보고서 작성에 어려움이 많지만 일에 대한 보람은 다른 곳보다 높다고 자부한다. 아울러 애널리스트, 센터 전체가 동반 성장하며 성취감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내년 센터 운영 계획은

▶️한국거래소, 예탁결제원, 증권금융 등의 지원을 받아 설립된 저희 센터는 증권유관기관의 역할인 투자자 보호를 위해 내년부턴 경계심 있는 기업들에 대한 보고서도 가능한 범위 내에서 적극 발간할 예정이다. 최근의 영풍제지 사태를 보면서 저희 센터의 역할에 대해 깊게 생각하게 됐고 더 큰 사명감을 느끼게 됐다. 투자정보 확충을 통해 깜깜이 투자가 발생하지 않는 선진 자본시장을 만드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개인 투자자들에게 조언할 말이 있다면

▶최근 증시 환경을 보면 기본적인 거시경제 지표부터 수급까지 너무나 많은 요인들이 복잡하게 혼재돼 있다. 시장 방향도 섣불리 예상하기 어려운 국면이다.

이런 상황일수록 기본에 더 충실해야한다. 시장 지배력이 높고 실질적인 성장잠재력이 높은 기업군과 단순히 시장상황에 편승해 주가가 올랐던 종목들 간의 옥석가리기가 필요하다. 펀더멘털(기초체력)이 강한 기업은 단기적으론 주가가 빠질 수 있어도 장기적으론 오른다. 위험 요인이 잠재돼 있기에 장점만 보고 투자하기보다 여러 요인들을 고려해 투자에 나서야 한다.

아울러 다양한 정보의 원천을 활용해 보다 더 냉철한 시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 펀더멘털(기초여건) 중심의 객관적인 정보 확인과 기업의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을 판단하고 합리적으로 투자한다면 똑똑한 투자자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똑똑한 투자자가 되지 않으면 주식을 사긴 쉽지만 파는 시점을 잡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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