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투초대석]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
상반기 순이익·영업익 1조 돌파…업계 최초
"내년 개인고객 금융상품 잔고 100조 예상"

"내년이면 개인고객 금융상품 잔고가 100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유수의 해외 기관들과 협약을 맺고, 좋은 상품을 가져온 덕분입니다. 중장기적으로 이런 글로벌 금융상품을 아시아에 판매하고, 글로벌 IB(투자은행)로서 입지를 공고히 하겠습니다."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사장)이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본사에서 머니투데이와 만나 이같은 청사진을 밝혔다.
김 대표는 지난해 취임 후 골드만삭스, 칼라일그룹, 캐피탈그룹 등 주요 글로벌 IB 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국내 고객에게 금융상품을 제공했다. 그 결과 개인고객 금융상품 잔고는 한 달에 약 1조5000억원씩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금융상품 잔고는 76조1000억원에 달한다. 덕분에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상반기 증권 업계 최초로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1조원을 돌파했다.
김 대표는 이번 성과에 그치지 않고, 한국투자증권을 글로벌 IB 수준으로 성장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최근 IMA(종합투자계좌) 인가를 신청했다. 글로벌 기업들과 협업도 이어가고 있다. 그는 "현재 개인고객 자산의 17%를 차지하는 글로벌 자산의 비중을 2030년까지 30%로 올리고, 나아가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에서도 판매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이 올해 상반기 괄목할 만한 실적을 올렸다. 비결이 무엇인가?
▶다각화한 포트폴리오가 가장 큰 동력이라고 생각한다. 상반기 부문별 수익 비중은 △리테일 30% △운용 27% △PF 13% △글로벌 및 기타 12% △IB 9% △홀세일(기관·법인 대상 영업) 9%를 기록했다. 특정 부문 의존도가 과도하면 시장 변동에 취약하지만, 이처럼 포트폴리오가 다변화해 있으면 시장 환경의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 각 분야에서 성과를 내면 전체 실적이 올라갈 수 있는 수익 구조다.
-올해 상반기 실적에서 개인고객 금융상품 잔고가 많이 증가한 게 눈길을 끌었다.
▶연초 67조원이었던 금융상품 잔고는 상반기 기준 76조1000억원으로 늘었다. 채권, 발행어음, 리테일 ELB(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 글로벌 펀드 등 새로운 킬러 상품을 지속해서 발굴해서다. 특히 유수의 글로벌 금융회사와 협업을 통해 업무영역이 커지고 있다. 지난 4월 출시한 골드만삭스 금융상품인 한국투자 GS 멀티인컴 펀드는 설정 3일 만에 약 2000억원의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독자들의 PICK!
또 한국투자증권 고객을 대상으로 국내 최초의 골드만삭스 리서치 독점 서비스를 선보였다.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를 통해 골드만삭스 리서치를 제공 중인데 리포트 한 건당 조회수가 약 1만5000회다. 영업점 PB(프라이빗 뱅커) 전원에게 골드만삭스 리서치 포털 이용 계정을 제공해 고객 맞춤형 투자전략을 상시 제시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했다. 이를 바탕으로 금융상품 잔고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 100조원 정도 될 것으로 예상한다.
-WM(자산관리) 부문이 성장하는 데 해외 글로벌 IB들과 협업한 게 돋보였다.
▶나는 실행 중심의 CEO(최고경영자)다. 뉴욕과 홍콩 등 주요 금융 중심지를 직접 돌며 담당자들과 함께 글로벌 IR(기업설명회) 행사를 개최했고, 이 과정에서 글로벌 파트너들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글로벌 상품 판매 후 금융상품 잔고가 늘어나자, 이제는 해외 PE(프라이빗에쿼티)와 자산운용사들이 먼저 찾아온다. 앞으로도 협업사를 잘 선택하고, 그들의 상품을 독점적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현재 개인고객 자산의 17%를 차지하는 글로벌 자산의 비중을 2030년까지 30%로 올릴 예정이다. 더 많은 기관과 협업을 맺고, 나아가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에서도 글로벌 금융상품을 판매하고 싶다.
-최근 IMA 인가도 신청했는데, 계획이 궁금하다.
▶IMA 인가를 받는다면 투자자들에게 원금 지급이 보장되면서도 추가로 실적배당을 받을 수 있는 혁신적인 금융상품을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예컨대 1년 이내 단기 투자와 확정금리형 투자수익을 선호하는 고객에게는 발행어음 상품을, 1년 이상 중장기 투자와 시장수익률 이상의 투자수익을 기대하는 고객에게는 IMA 상품을 상호 보완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 증권사 입장에서는 IMA를 통해 안정적으로 자본을 조달하고, 이를 바탕으로 혁신기업에 투자할 수 있다.
IMA 인가를 받는다면 모험자본 공급을 확대하고 국내 자본시장을 성숙시키는 데 기여할 것이다. 2017년 발행어음 인가를 받은 후 단 한 번도 금융감독원에서 제시한 운영 지침을 어긴 적이 없다. IMA도 지정된다면 지침에 따라서 잘 운영할 예정이다.
-올해 상반기 WM뿐 아니라 IB도 성장했다.
▶IB 사업은 국내 기업들의 생애주기나 성장단계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고, 여러 제도적인 변화도 중요한 변수가 된다. 따라서 이런 변화를 빠르게 파악하고 시장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 IPO(기업공개) 시장의 경우 대기업 중복 상장 이슈, 기술특례상장 심사 강화 등의 이슈가 있는 만큼 당분간 시장을 지켜보려고 한다. 반면, 인수금융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경우 기업들의 M&A(인수·합병)의 계속 이뤄지고, 관련 인수금융 딜도 늘어난다. 한국 기업들은 상속·증여 등의 문제 때문에 앞으로 매물이 더 늘어날 수 있다.
- 증권업계에서 내부 불공정 행위가 잊을만 하면 불거지고 있다. 회사 차원에서 강화된 조치가 있는지 궁금하다.
▶저희 회사는 이미 커져서 몸집이 커져서 어디서 봐도 이제 다 보인다. 숨을 데가 없다. 작은 사건 하나에 회사의 명운과 고객의 손익을 좌지우지하기 때문에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고, 컴플라이언스(준법감시·내부통제)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올해 주식 시장 전망은 어떻게 보는가?
▶하반기에는 국내 주식시장이 미국 주식시장보다 매력적일 것이다. 3분기보다는 4분기가 더 좋을 것이라고 본다. 미국의 관세 정책도 마무리되고, 한국 정부도 더 안정화될 것이라고 본다. 상법 개정, 자사주 소각 등 주주 친화정책과 국내외 금리 인하가 전개되면 코스피 지수는 연말에 3300포인트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한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세제 개편에서 과세당국과 투자자가 상생할 수 있는 결론이 도출된다면 3500포인트 달성도 가능하다고 본다.
-올해 한국투자증권의 목표는 무엇인가? 또 장기적인 비전도 듣고 싶다.
▶ 취임 당시 직원들과 비전과 전략 목표를 공유하는 자리에서, 저는 '아시아 넘버 원'(Asia No.1)이라는 비전과 함께 한 가지 약속을 했다. 회사가 좋은 성과를 내면 좋은 인재가 찾아오는 곳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고무적인 부분은 '차별화'가 단순한 구호에 머물지 않고 전사적으로 실천되고 있다는 점이다. 각 부문이 꾸준히 신규 사업을 발굴하며 수익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예를 들어 글로벌 GP(위탁운용사) 자금을 유치해 어려운 업황 속에서도 성과를 냈고, 홀세일 부문은 업계 최초로 DMA(주문자동전달시스템) 스와프와 통합 대차 서비스를 선보이며 새로운 비즈니스를 개척했다. 리서치 부문은 미국 골드만 삭스와 스티펄 파이낸셜 등 미국 현지 금융사의 리서치 콘텐츠를 독점 공급하며 영업 실적 향상에 기여했다.
이런 변화는 숫자 성과에 그친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고객을 대하는 방식, 사업을 기획하는 관점, 위험을 점검하는 습관, 동료를 지원하는 태도까지 전방위적으로 변화시켰다. 이제 '차별화'는 특정 부서만의 과제가 아니라 전 부서가 공유하는 실행 원칙이 되었고, 그 결과 회사 전체의 경쟁력과 민첩성이 크게 향상되며 한투 고유의 조직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저는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It's just beginning). 한국투자증권은 사업부문별 중장기 계획을 세워 각 분야 최고가 될 준비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