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가 장중 사상 최고가를 새로 썼지만 개인투자자는 여전히 주식 매수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주주환원 기조가 폭넓게 확산돼야 시장 상승 흐름이 탄력을 받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가 3100선에서 횡보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상승세를 보였던 지난 9월1일부터 장중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이날까지 외국인투자자와 기관투자자는 각각 12조원, 7000억원 넘게 순매수했다. 반면 같은 기간 개인투자자는 13조원 넘게 순매도했다.
개인투자자는 단순히 국내 주식을 매도하는데 그치지 않고 국내 주가 하락에 직접 베팅하는 움직임도 보였다.
코스콤 ETF 체크에 따르면 최근 3개월 동안 개인투자자는 국내 증시 두배 하락에 투자하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284원 ▲10 +3.65%) ETF(상장지수펀드)를 6184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는 같은 기간 개인투자자가 순매수한 ETF 가운데 둘째로 큰 규모다.
최근 랠리를 이어가고 있는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메모리 업황 회복에 더해 삼성전자가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첨단 메모리에서 경쟁력을 회복하며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개인투자자는 동참하지 않았다.
지난 한 달간 외국인투자자와 기관투자자는 삼성전자(183,500원 ▼4,400 -2.34%)를 각각 7조5533억원, 1조5945억원어치 순매수했지만 개인투자자는 10조원 넘게 순매도했다.
개인투자자들이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하는건 현재 코스피 밸류에이션에 대한 부담 때문으로 보인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과거 코로나19 당시 유동성 장세나 지난해 정부 주도 밸류업 프로그램을 코스피가 급등했지만 당시 상승을 주도했던 종목 상당수가 이후 오름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국내 증시는 고점에 진입하면 탈출이 쉽지 않다는 인식이 여전히 강하다"며 "미국 증시는 조정에도 꾸준한 회복세를 보여온 반면 국내 증시는 상대적으로 상승 지속력에 대한 신뢰가 낮다"고 말했다.
코스피가 3600선에 안착한 상황에서 개인투자자 매수세가 추가로 유입되기 위해서는 주주환원 기조가 단발성에 그치지 않고 보다 구조적으로 자리 잡을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대형주에 쏠려 있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가 중·소형주로 확대돼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기업가치제고계획을 공시한 코스피 상장사는 128곳으로 전체의 14%에 그쳤고 이중 시가총액 1조원 이상 대형 상장사 비중이 64%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