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감독원의 강제조사권과 인지수사권이 화두로 떠올랐다. 이찬진 금감원장이 필요성을 언급함에 따라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이 원장이 지난달 27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금감원에 강제조사권과 인지수사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8일 "필요한 입법 조치를 통해 금감원 특사경(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의 인지수사권을 명확히 보장할 것"이라며 이 원장 주장에 힘을 실었다.
금감원 특사경은 주가조작 등 불공정거래 조사 업무를 하고 있지만 인지수사권이 없다는 한계가 있다. 이 원장은 국감에서 "주가조작 관련 자본시장의 투명성이나 불공정거래를 시정하는 데 있어 금감원만큼 효능감이 있는 기관은 없을 것"이라며 "그 현장에 특사경이 인지(수사)권한이 없다는 것 자체를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금감원의 수사 개시는 자본시장법에 규정된 범죄 중 검사의 수사지휘를 받은 사건으로 한정된다. 민간기관을 포함한 다른 기관 특사경 대부분이 인지수사권을 가지고 있고 불공정거래 사건이 갈수록 치밀해지는 만큼 신속한 조사를 위해선 권한이 필요하다는 게 금감원의 입장이다.
인지수사권은 2019년 금감원 특사경 신설 당시부터 금융위원회와 금감원 사이 민감한 쟁점 사안이었다. 당시 금감원이 낸 특사경 운영방안에는 인지수사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이 담겼으나 금융위가 강력 반발하면서 결국 권한을 삭제됐다. 출범 이후에도 금감원은 여러차례 인지수사권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비쳤으나 금융위는 민간인 신분인 금감원에 권한을 부여하기는 어렵다며 반대했다.
강제조사권 역시 금감원이 오랜기간 요청한 사안이다. 금감원은 금융위, 검찰과 달리 현장조사나 압수수색 등 강제조사 권한이 없다. 자금추척·자료분석·문답 등 임의조사만 가능하다. 금감원 조사 단계에서 증거인멸, 도주 등 우려가 크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올해 초 홈플러스 사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이후 금감원이 MBK파트너스에 대해 조사에 나섰을 때도 강제조사권이 없어 기업 조사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새정부에서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근절을 우선순위로 삼은 만큼 금감원에 권한을 주는 방안에 힘이 실릴 거란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오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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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금감원이 민간기구인 만큼 권력 남용 우려는 해결해야 할 숙제다. 특히 금감원 인지수사권이나 강제조사권은 법률 개정이 아닌 금융위 감독규정 사안으로 금융위 동의가 필수다. 논의 과정에서 기관 간 갈등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