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옛날이여" LG생건 '황제주 영광' 되찾을까

"아, 옛날이여" LG생건 '황제주 영광' 되찾을까

김창현 기자
2025.11.04 04:24

올초 고점대비 83%나 급락
모멘텀 부족, 신중접근 필요

LG생활건강 증권가 전망/그래픽=이지혜
LG생활건강 증권가 전망/그래픽=이지혜

한때 100만원을 훌쩍 넘으며 '황제주'로 불린 LG생활건강 주가가 몇 달씩 정체된 모습이다. 개인투자자들은 저가매수에 나서고 있지만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은 외면한다. 증권가에서도 당분간 실적회복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한다.

3일 한국거래소에서 LG생활건강은 전거래일 대비 2000원(0.7%) 오른 28만6500원에 마감했다.

2015년 황제주 대열에 오른 LG생활건강은 고급 화장품 브랜드 '후'가 중국에서 큰 인기를 얻으며 2018년에는 경쟁사 아모레퍼시픽을 제치고 시가총액 10위권에 진입했다. 이후 코로나19 백신이 보급되며 일상 회복 기대감이 높아지자 화장품 소비확대 전망이 더해졌고 2021년 6월 주가는 178만4000원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러나 국내 증시가 금리인상과 경기둔화 우려로 급락세를 보인 데다 코로나19로 인한 중국 주요 도시 봉쇄여파가 예상보다 길어지며 LG생활건강의 실적은 급격히 악화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까지 겹치며 2022년 LG생활건강은 황제주 자리에서 내려왔다.

이후 주가는 내리막을 이어가며 올해 초 고점 대비 83% 급락했다. 지난 6월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완화되며 증시 전반에 온기가 돌자 개인투자자들은 LG생활건강도 기술적 반등이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에 2749억원어치를 순매수했으나 주가는 30만원선을 밑돈다. 같은 기간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는 각각 1060억원, 175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국내 최대 기관투자자인 국민연금공단도 지난달 LG생활건강 보유비율을 9.07%에서 7%로 낮췄다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도 LG생활건강의 전망을 부정적으로 바라본다. 최근 한 달간 LG생활건강 분석보고서를 발간한 KB증권, LS증권, DB증권, 흥국증권 등은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제시했고 신한투자증권 역시 '트레이딩바이' 의견을 내놨다. 국내 증권사들이 통상적으로 매도의견을 자제하는 점을 감안할 때 상승여력이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이지원 흥국증권 연구원은 "LG생활건강의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1% 줄어든 1조6300억원, 영업이익은 50.1% 감소한 529억원으로 예상해 전망치를 하회할 것으로 본다"며 "화장품사업부가 2분기 대비 적자폭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음료 원자재 가격과 마케팅비용 상승으로 음료사업부의 매출과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 6%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주가상승을 위한 특별한 모멘텀이 없다는 분석도 나왔다. 허제나 DB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중국과 미국을 중심으로 중저가 인디브랜드와 생활용품 브랜드 육성을 위한 투자가 가속화해 손익악화는 불가피하다"며 "12개월 예상 PER(주가순이익비율)가 25배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다시 높아지고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LG생활건강 주가가 반등하기 위해서는 해외 실적개선 흐름이 먼저 확인돼야 한다는 평가다. 오린아 LS증권 연구원은 "중국 내 브랜드 교체주기가 짧아지고 충성도는 하락하고 있어 내수가 회복한다 해도 쉽지 않은 영업환경이 예상된다"며 "빌리프, TFS, 닥터그루트, 유시몰 등 해외에서 성과가 나타나는 브랜드 위주의 공격적 마케팅과 뷰티 디바이스 사업확대 등은 기대해볼 요소"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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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현 기자

안녕하세요. 증권부 김창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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