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 인터뷰
"올해 IPO 시장 특징은… ① 공모가 안정화 ② 거래소 심사 기준 강화
"내년은 5년마다 찾아오는 IPO 빅사이클…증시 활황과 맞물려"

"올해는 IPO(기업공개) 시장은 공모가가 안정되고 '따블(상장 당일 공모가 대비 두배 상승)' 열풍이 잦아들면서 투기에서 투자 중심으로 체질이 바뀌었습니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최근 머니투데이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공모가가 안정화되면서 모든 이들에게 투자 기회가 열렸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코스피·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기업은 총 57개사(코스피 7곳, 코스닥 50곳)로, 이 중 희망밴드 상단을 초과해 공모가가 확정된 기업은 한 곳도 없었다. 이는 지난해 상장한 77개 종목 가운데 51개 기업(66.2%)이 밴드 상단을 초과해 공모가가 확정된 것과 대조적이다.
최 연구원은 "지난해는 희망가 상단을 초과해 공모가가 정해졌을 뿐만 아니라, 상장 첫날 주가가 두 배 가까이 오르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후 한 달 만에 주가가 급락하는 등 투기적 양상이 두드러졌다"고 했다.
그는 "좋은 시장은 상장 당일 주가가 무조건 급등하는 시장이 아니다"라며 "올해 시장은 상장 이후 공모가 대비 마이너스(손실)와 플러스(수익)가 고르게 섞인, 투자 시장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지난 7월부터 시행된 IPO 제도 개편도 공모가 안정에 힘을 보탰다. 개편된 제도는 기관투자자의 의무보유 확약 강화를 골자로 한다. 구체적으로 공모주 배정 물량의 40% 이상을 확약 기관에 우선 배정하도록 했고, 확약 비중이 기준에 미달할 경우 주관사가 공모 물량의 1%(상한 30억원)를 직접 인수해 6개월간 보유해야 한다. 공모가 '뻥튀기'를 방지하고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장치로, 시장의 신뢰 회복에 기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거래소의 상장 예비심사 승인 기준이 강화되는 점도 올해 또 다른 특징이다
최 연구원은 "공모가 안정화와 함께 심사나 상장을 철회하는 기업이 점차 늘고 있다"며 "언뜻 부정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이는 거래소가 본연의 '스크리닝'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심사 문턱을 넘기 어렵다고 판단한 기업들이 자진 철회한 뒤, 준비를 보완해 다시 시장에 도전하는 등 시장이 건강하게 작동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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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내년 IPO(기업공개) 시장에 대해 "더 많은 코스피 대어가 등판하고 증시 활황이 맞물리면서, 5년 주기로 찾아오는 IPO 호황을 기대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24,400원 ▲450 +1.88%)와 카카오페이(50,400원 ▲1,550 +3.17%) 등이 상장한 2021년에는 공모 규모만 20조원, 신규 상장 기업의 시가총액 합계는 100조원에 달했다. 최 연구원은 "IPO 활황은 통상 5년 주기로 반복되는 경향이 있다"며 "데이터상으로도 내년이 그 주기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코스피가 전인미답의 4000선을 돌파하며 활황을 이어가고 있지만, IPO 시장의 열기는 이에 못 미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최 연구원은 "IPO 시장은 본질적으로 기상장 시장(코스피·코스닥)을 후행한다"며 "현재 상장 중인 기업은 약 6개월 전에 이미 '세팅된 물건'들이다. 올 하반기 시작된 증시 활황 효과는 내년쯤 본격적으로 IPO 시장에 반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년 코스피 신규 상장 기업은 11곳으로 예상된다. 올해 7곳보다 크게 늘어난 수치다.
그는 "아직 거래소에 예비심사를 청구하지 않았지만 무신사, 빗썸, 케이뱅크 등 코스피 대어들이 상장을 준비 중"이라며 "이들 기업이 내년 증시 활황과 맞물리면 IPO 시장은 한층 활기를 띨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미 코스닥 시장에서도 조단위 중대형급 기업들이 상장 '초읽기'에 들어갔다. 예상 시가총액이 1조원대에 달하는 의료 기업 리브스매드, 7000억원 규모의 반도체 설계업체 세미파이브, 국내 대표 IP 기업 더핑크퐁컴퍼니 등이 연내 코스닥 시장 입성을 완료할 것으로 보인다.
최 연구원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강화된 IPO 규제가 앞으로 시장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최 연구원은 "자금 조달이 필요한 기업들은 결국 상장을 추진할 것"이라며 "다만 시점을 증시 분위기가 좋은 시기에 맞출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