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사채 손절매 장세에서 진행된 수요예측에서 KT가 흥행하고 SK온은 저조한 결과를 냈다. 이달 금리 급등에 따라 투자심리는 부담을 받고 있다.
20일 IB(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전날 진행된 KT 회사채(AAA) 수요 예측에는 1200억원 모집에 1조1300억원이 몰렸다. 이에 따라 개별 민간채권평가회사 평균금리(민평 금리) 대비 가산 금리는 3년물 마이너스(-)6bp(1bp=0.01%포인트) 5년물 -8bp 10년물 -16bp 20년물 –33bp로 나타났다. 20년물은 민평금리가 4.065%였던 점을 감안할 때 실제 조달 금리는 3% 후반이다. KT의 20년물은 공사, 은행을 제외한 기업 가운데 올해 첫 20년물 발행에 해당한다.
같은날 SK온(A+)은 1000억원 모집에 1440억원 주문을 받아 1.44배 경쟁률을 나타냈다. 2년물은 민평 금리 대비 플러스(+)39bp 3년물은 +40bp 수준에서 금리가 정해졌다. 아울러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을 발행한 하나금융지주(AA 마이너스)는 2700억원 모집에 6600억원 주문을 모아 2.44배 경쟁률이었다. 희망 금리 범위 3.30%에서 3.80% 가운데 3.69%에 낙찰됐고 발행 규모는 4000억원으로 증액됐다.

이번 수요예측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정책 방향 전환' 발언 이후 처음 진행된 것이다. 이 총재가 지난 12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금리 인하의 폭과 시기, 혹은 정책 방향의 전환까지 데이터에 달려있다"고 발언하자 국채 3년 금리는 11일 2.831%에서 12일 2.923%로 급등했다. 14일에는 2.944%로 치솟았다. 회사채 AA- 3년물도 11일 3.236%에서 14일 3.365%로 올랐다.
이화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올 한해 금리 인하 기조 하에 호조세를 이어가던 크레딧 시장마저 국고채 금리 급등으로 절대 금리 레벨이 높아지면서 일부 손절 매물이 나왔다"며 "금리 급등에 따른 조달금리 상승으로 단기 크레딧 시장에 대한 우려도 확대됐다"고 했다.
11월 초 진행된 수요예측과 비교하면 시장 분위기가 크게 달라졌다. 11월 4일 농협금융지주 신종증권(AA-)은 3400억원 모집에 3600억원 수요로 경쟁률 1.06배에 그쳤고, 11월 5일 종근당(AA-)도 3년물 5.00배, 5년물 3.33배로 10월 평균을 크게 밑돌았다. 반면 10월 하순에는 HL홀딩스(A0) 13.60배, 미래에셋증권(AA0) 12.00배, 고려아연(AA0) 10.63배 등 두 자릿수 경쟁률이 속출했다.
김상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시장금리 급등세가 언제 진정될지 모르겠으나 섣부른 대응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리며 "중장기물 신용스프레드(금리 격차)는 국채금리가 진정되기 시작하는 시점부터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