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업무 보러 강릉에서 원주까지…디지털화에 지방민은 서럽다

증권사 업무 보러 강릉에서 원주까지…디지털화에 지방민은 서럽다

김세관 기자
2025.12.02 14:59
국내 증권사 지점수 변화 추이/그래픽=임종철
국내 증권사 지점수 변화 추이/그래픽=임종철

#서울에 거주하는 40대 직장인 A씨는 지난달 강원 강릉시에 사는 부모님의 연락을 받았다. 상속 관련 행정 처리를 증권사를 통해서 해야 하는데 도와달라는 내용이었다. 복잡한 절차가 필요해 스마트폰 앱(애플리케이션)으로 부족했다. 개인정보 이슈도 있어 직접 증권사를 방문해야 했다. 해당 증권사 지점은 강원도에 딱 1곳, 강릉에서 차로 편도 2시간 거리인 원주에 있었다. 증권사에 문의하니 강릉지점은 지난해 9월 폐쇄됐다는 답변을 들었다. A씨는 강릉에 간 뒤 부모님을 모시고 승용차로 원주 지점으로 가 해당 업무를 처리해야 했다.

증권사들이 투자 트렌드 변화 등을 이유로 지점을 잇따라 폐쇄하면서 고객들의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남은 지점도 대부분 수도권에 집중돼 있어 지방 주민들의 불편이 크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HTS(홈트레이딩시스템)와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로 대표되는 증권업무 디지털화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2020년대 초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의 영향까지 겹치면서 증권회사 지점은 지속 감소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9년 말 899개였던 국내 증권사들의 지점 수는 올해 상반기 말 655개로 27% 줄었다. 지난해 초와 비교하면 지점 87 곳이 문을 닫았다. 1년 반 사이 주요 증권사별로 신한투자증권 15곳, 미래에셋증권이 11곳, NH투자증권과 KB증권 각 6곳, 하나증권 5곳, 신한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각 4곳을 폐쇄했다.

지점뿐만 아니라 기존 은행에서 증권사 직원이 근무하며 관련 업무를 처리해주는 영업소 역시 2019년 말 115개에서 올해 6월 말 68개로 약 40% 감소했다.

증권사들은 지역별 환경과 고객투자 트렌드 변화로 지점들이 대형화되고 있다고 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지역별 환경과 고객 투자 트렌드가 변하다 보니 상속, 세무, 연금 등의 전문적인 영역의 자문 제공 목적으로 지점이 통폐합되는 추세"라며 "그 외 대부분 업무가 비대면이 가능해 대형화·고급화 전략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디지털 편의성과 별개로 고령층이나 지역사회 등 금융 취약 계층 불편이 현실화하고 있다. 통폐합되고 대형화되는 지점들의 성격도 대부분 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서비스 중심이다. 금융소외 계층은 대면 서비스받기가 더욱 어려워진 상황이다.

금융권 중 특히나 증권사 지점 감소율이 가장 가파르다.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허영 더불어민주당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2020년부터 올해 6월까지 4대 시중은행은 26%, 5대 생명보험사는 20%, 9대 증권사는 36% 각각 지점이 감소했다.

당시 이와 관련해 허 의원은 "보험사와 증권사 등 모든 금융권이 지역과 계층을 아우르는 포용적 금융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경영 효율화만을 이유로 금융소비자 접근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금융당국이 적극적인 관리·감독과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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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관 기자

자본시장이 새로운 증권부 김세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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