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거래소(이하 거래소)가 주식시장 거래시간 연장 로드맵의 첫 단계인 프리·애프터마켓 도입 시점을 연기했지만 증권업계를 중심으로 한 반발은 여전하다. 개인투자자 보호와 증권업계 종사자 업무 부담 등 시장에서 우려하는 근본적 우려들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목소리가 이어진다.
20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로 열린 '한국거래소의 주식시장 거래시간 연장에 대한 이해관계자 간담회'에서 거래시간 연장에 관한 증권업계 관계자들의 우려와 불만이 제기됐다. 앞서 거래소는 증권업계의 전산 개발 부담과 현장 준비 상황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지난 17일 프리·애프터마켓 도입 시점을 오는 6월에서 9월로 2개월 반 연기하고 프리마켓 운영 시간도 기존안 대비 10분 단축해 오전 7시부터 오전 7시50분까지 운영한다고 밝혔다.
거래소는 지난 1월 나스닥, NYSE(뉴욕증권거래소) 등 글로벌 주요 거래소들이 24시간 거래체계를 도입하고 있어 2027년 12월을 목표로 24시간 거래체계를 구축하고 중간단계로 올해 중 12시간 거래체계를 도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나스닥 등이 거래시간 연장의 이유 중 하나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투자자 유치를 내세우며 글로벌 경쟁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 필요성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증권업계에서는 거래소의 일정 연기가 현장의 부담과 혼선을 해소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중·소형 증권사에 비해 대형 증권사의 경우 그간 거래시간 연장에 대응하기 위해 인프라 구축 등을 선제적으로 해왔지만 최근 BDC(기업성장펀드), 파생상품 시장 개편 등 제도 변화가 잇따르며 규모를 가리지 않고 증권업계 전반에서 업무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대체거래소인 넥스트레이드가 도입된지 1년이 됐지만 여전히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프리마켓 제도에 대한 이해가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거래소는 원보드 시스템을 아직 구축하지 못해 넥스트레이드와 달리 프리마켓 주문이 체결되지 않으면 정규장으로 이연되지 않는다. 이에 동일 종목이라도 어느 시장에 주문을 넣느냐에 따라 체결 방식이 달라질 수 있어 투자자 혼동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거래시간 연장으로 개별 종목 변동성이 커져 투자자들이 중·장기 투자가 아닌 단기 매매에 치중할 수 있다는 문제도 나온다. 지난달 6일 넥스트레이드 프리마켓에서 특별한 이유 없이 삼성전자(199,400원 ▼1,100 -0.55%)를 비롯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1,320,000원 ▼55,000 -4%), 두산에너빌리티(109,600원 ▲3,300 +3.1%), 기아(168,500원 ▼2,000 -1.17%) 등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이 일제히 하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거래시간 확대가 유동성을 늘릴 수 있지만 동시에 호가창을 얇게 만들어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거래시간 연장 추진이 넥스트레이드와 경쟁과 무관하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일각에서는 거래시간 확대보다 수수료 체계를 정상화 해 넥스트레이드와 비대칭적인 경쟁 구조를 해소해야하는게 우선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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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SOR(최선주문집행) 시스템은 수수료와 체결 가능성을 기준으로 주문을 배분하는 구조인데 거래소보다 넥스트레이드 수수료가 낮다"며 "다만 거래소 수수료는 자의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 자본시장법에 따라 시장효율화위원회 심의를 거쳐야한다. 넥스트레이드가 시장에 안착한만큼 두 거래소의 수수료를 동일한 수준으로 맞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