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은 내가 바보" 국장 배신에 개미 떠났다…거래대금 80조→20조원대

"믿은 내가 바보" 국장 배신에 개미 떠났다…거래대금 80조→20조원대

김세관 기자
2026.08.04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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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거래량 최근 1년중 최저 기록하기도
외신서 개미들이 국장 이탈중이라는 기사까지 나와
"시장 수급의 주요 축 악화 우려"

코스피 거래량 추이/그래픽=윤선정
코스피 거래량 추이/그래픽=윤선정

코스피 하루 거래대금이 지난 5월29일 80조원을 넘겼다가 이달 들어 20조원대까지 쪼그라들었다. 지난 3일 코스피 거래량은 2억7296만주로 1년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상반기 내내 외국인 매도 물량을 받아내던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힘이 눈에 띄게 빠지는 모습이다. 문제는 주식시장에 대한 관심마저 줄어든다는 점이다. 코스피 거래량뿐만 아니라 투자자예탁금(이하 예탁금)과 신용거래융자까지 대거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KRX) 기준 이날 코스피 거래량은 3억1058만주로 8월 첫 거래일인 3일 2억7296만주 대비 소폭 증가했다. 지난 3일 거래량은 지난해 8월5일 2억7344만주 이후 1년여만에 최저 기록이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2000대에 머물렀던 코스피 지수는 대통령 선거 이후 반도체·AI(인공지능) 슈퍼사이클(초호황기) 진입과 새 정부의 증시부양 등의 영향으로 우상향 곡선을 그리며 지난 6월22일 종가 기준 9114.55로 사상 최대치를 찍었다. 이에 따라 올해 2월 한때 하루 거래량이 5년여만에 17억주를 돌파하는 등 국내외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의 투자가 공격적이었다. 지난 6월28일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7조7560억원을 순매도했는데 이는 역대 최대 규모였다. 그런데도 이날 코스피는 0.20% 하락에 그쳤다. 개인이 현물 4조6000억원, ETF(상장지수펀드) 3조원을 순매수하면서다.

사실상 외국인들의 대규모 순매도 물량을 이른바 개미(개인투자자)들이 모두 받아낸 셈으로 이 같은 수급 공방이 연초부터 상반기 내내 이어져 왔다. 그만큼 개인들의 코스피 투자가 적극적이었다.

그러나 삼성전자(240,000원 ▲500 +0.21%)SK하이닉스(1,577,000원 ▲10,000 +0.64%)를 추종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 이후 시장 수급 왜곡으로 인한 지수 하락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투자 손실을 본 개미들의 이탈이 가속화되는 양상이다.

실제로 거래량뿐 아니라 지난 5월29일 한국거래소 기준 80조원을 넘기도 했던 하루 거래대금은 이달 들어 20조원대까지 빠졌다 여기에 더해 이른바 빚투(빚내서 투자) 지표인 신용거래융자는 지난달 31일 올해 1월 이후 처음으로 28조원 규모로 줄었다. 6월 한때 38조원을 넘기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개인 투자 열기가 식으며 신용투자 역시 시장에서 볼륨이 줄고 있다.

그 사이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은 7월29일부터 3거래일 연속 5%를 웃돌았다. 해당 거래일 동안 반대매매금액은 7월29일 611억원, 7월30일 1038억원, 7월31일 1220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대매매는 투자자가 증권사 돈을 빌려 매수한 주식이 일정 주가 이하로 하락하거나 미수거래 결제대금을 납입하지 못하면 증권사가 강제로 주식을 처분해 채권을 회수하는 절차다.

투자 대기성 자금인 투자자예탁금 감소는 더 극적이다. 7월31일 기준 104조원으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지난 6월4일 139조7000억원 대비 두 달여 만에 약 34%가 빠졌다. 그만큼 개인투자자 유동성이 시장에서 이탈하고 있다는 뜻이다.

대신 미국 주식에 대한 매수세가 커지고 있다. 국내 개인투자자들은 약 46억달러(약 6조6000억원)의 미국 주식을 지난 7월 한 달간 순매수했는데 지난 1월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서학개미들의 미국 주식 수급은 지난 4월과 5월에는 순매도였고, 6월들어 6억3300만달러(약9000억원) 순매수하며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7월말 기준 5대 은행 정기예금 잔고액 증가도 눈에 띈다. 984조9399억원으로 한달만에 35조원 넘게 늘었다. 월간 기준으로 4년여만의 최대 증가규모라는 의견이다.

주식시장에 실망한 개인들의 자금이 미국시장이나 금리 인상기에 맞춰 은행 예금으로 대피 중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최근 블룸버그가 코스피 폭락으로 개미들이 국내 시장을 이탈하고 있다고 보도를 한 것도 이 같은 상황과 관련이 깊다.

블룸버그는 5월말 도입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시장 변동성을 키웠고 정부의 늦은 대응이 개인 투자자들을 실망시켜 투자자 신뢰 회복에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봤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악플보다 더 무서운게 무관심이라는 말이 있지 않으냐"며 "시장 수급의 한 축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가벼운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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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관 기자

자본시장이 새로운 증권부 김세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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