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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차전지 전해액 제조사 엔켐(19,410원 ▼990 -4.85%)이 사채권자집회를 통해 14회차 전환사채(CB)풋옵션을 삭제하면서 조기 상환 부담을 덜었다. 다만 사업 수익성 개선과 유동성 확보가 과제로 남은 탓에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은 편이다.
엔켐은 2012년 설립돼 2021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이차전지용 전해액 제조 및 판매를 주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전해액은 배터리 내부에서 리튬이온이 양극과 음극 사이를 오갈 수 있게 해주는 액체다.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과 함께 배터리 4대 핵심 소재로 꼽힌다.
엔켐은 지난 2024년 승부수를 띄웠다. 대규모 자금 조달을 통해 생산 기지 확대에 나섰다. 당시 2500억원 규모의 CB 발행을 추진하면서 미국 시설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지난 2019년 북미 시장에 진출한 상태였고 조지아주에 공장을 운영중이었다. 자금 조달을 바탕으로 조지아 공장의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북미 지역에 추가 공장을 설립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엔켐이 적극적으로 CB 발행에 나설 수 있었던 이유는 주가에서 찾을 수 있다. 지난 2023년 말 5만원 전후에서 움직이던 주가는 지난 2024년 4월 최고 39만45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차전지 기대감이 커지는 흐름 속에서 엔켐도 시장의 선택을 받으면서 상승 곡선을 그렸다. CB 발행 방식도 일반공모 방식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자신감이 충분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결과는 아쉬웠다. 일반공모 결과 청약률은 13.98%에 그치면서 2500억원 중 349억원만 일반공모를 통해 발행했다. 잔여 2151억원은 대표주관회사인 KB증권과 인수회사인 대신증권이 인수했다. 이후 KB증권과 대신증권은 해당 CB를 재매각했다. 결과적으로 2500억원 조달은 완료할 수 있었다.
조달한 자금을 적극적으로 투자하기는 했지만 성과는 아쉬운 편이었다. 무엇보다 이차전지 산업 자체가 주춤하면서 엔켐도 타격을 입었다. 여전히 적자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주가 역시 부진하다.
14회차 CB 발행 당시 15만원 전후를 기록했던 주가는 2년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 2만원대까지 주저앉았다. 이마저도 1만원대까지 하락했다가 일부 회복한 수준이다.
이에 주가가 전환가액을 크게 하회하면서 풋옵션 상환이 현실로 다가왔다. 당장 오는 11월부터 2000억원이 넘는 현금을 돌려줘야 할 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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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켐의 여력이 충분하지 않은 것이 문제였다. 엔켐은 올해 상반기 말 기준 기타 유동 금융자산을 포함한 현금성 자산이 268억원에 불과하다. 2000억원이 넘는 풋옵션을 대응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사채권자집회를 소집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섰다. 사채권자집회에서는 △조기상환청구권 삭제 △담보 추가 제공 △14회차 CB 단계적 매입 및 소각 △CB 만기 시 상환할증금 부여 등에 대해 논의했고 해당 안건은 전부 가결됐다.

엔켐 입장에서는 한 시름 덜었다. 풋옵션을 삭제한 덕분에 만기까지 해당 CB 상환은 하지 않아도 된다. 해당 CB의 만기는 오는 2029년이다. 다만 만기까지 매년 250억원씩 총 750억원을 매입해 소각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시간만 벌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 당장 오는 11월부터 해당 CB 중 250억원을 상환해야할 뿐더러 단기차입금, 잔여 CB 등을 고려하면 유동성 확보가 필수적인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엔켐도 부지런히 현금 마련에 나서고 있다. 지난 6월 중국 Shinghwa Amperex 지분 매각을 통해 490억원을 확보했다. 추가로 비핵심 자산 매각을 통해 자금 조달에 애쓰고 있다는 후문이다.
엔켐 관계자는 "사채권자집회를 통해 조기 상환 부담을 완화하고 사업 및 재무 안정화 시간을 확보했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있다"며 "유동성 확보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