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연구원, 개원 29주년 컨퍼런스 개최
'혁신과 성장을 견인하는 자본시장-생산적 금융 전환 과제'

자본시장으로 투자 자금이 흘러 들어오기 위해서는 부동산 보유세를 단계적으로 조정하고 국내 주식 배당소득 분리과세 대상을 확대하는 등 세제 격차를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자본시장연구원은 개원 29주년을 기념해 1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혁신과 성장을 견인하는 자본시장-생산적 금융 전환 과제'를 주제로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비생산적 자산을 생산적 분야로 옮기는 과정에서 자본시장이 맡아야 할 역할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이효섭 자본연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금융투자상품이 다른 자산·국가보다 장기투자 매력도가 낮다고 지적했다. 보유세·양도세·거래세 등 세금과 기회비용을 반영한 세후 20년 연평균 수익률은 서울부동산(11.6%), 전국부동산(7.2%), 미국 S&P500(7.1%), 코스피(6.0%), 공모펀드(5.7%), ELS(2.1%) 순서로 높다. 특히 대주주일수록 해외주식과 공모펀드의 매력도가 높다고 분석했다. 코스피에는 양도세, ELS에는 종합과세 등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이 연구위원은 부동산 성과가 우수한 만큼 과거 국내 가계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65%까지 높은 것은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혁신 성장과 잠재 성장률 상승을 위해서라면 앞으로의 자금은 금투상품으로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본 가계 포트폴리오를 예시로 들며 "1990년대에는 한국과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2024년에는 금융자산이 64% 커지는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며 "이는 과거 일본이 부동산 버블과 장기 경기 침체를 겪으면서 자본시장 중심의 개혁을 추진한 결과"라고 말했다.
결국 국내 금투상품으로의 '머니무브'가 이뤄지기 위해선 자산·국가·투자 수단 간의 세제 격차를 손질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먼저 부동산과 금융투자상품 간의 세제 격차 해소법으로 △부동산 보유세 단계적 조정 △부동산 처분 자금이 자본시장으로 유입될 경우에 세제 인센티브 제공 △ISA 세제 혜택 확대 △손실이월공제 등 선진형 금융투자과세 도입 등을 제안했다.
또 이 연구위원은 "국내 주식 배당소득 분리과세 요건을 점진적으로 완화해 배당 수익률을 높이고 배당 투자 문화 정착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며 "펀드, 일임, 신탁, ELS 등 여러 투자 수단별로 달리 적용되는 과세 원칙을 하나로 정비하고 여러 개로 흩어져있는 세제 혜택 계좌를 단일 계좌, 이른바 생산적 금융 ISA 계좌로 통합해 간접·장기 투자 중심의 자본시장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른 발표자인 김준석 자본연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주식시장 내 양질의 정보가 부족해 주가가 기업의 미래의 수익성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또 주가가 높을수록 투자가 증가하고 이는 수익성 하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공시·회계 품질 향상과 중소 상장사 리서치 지원 등 정보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경영자의 투자 의사결정 역시 매출 확대 목표나 자금조달 여건보다는 기대수익률 평가에 근거해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독자들의 PICK!
정희철 자본연 연구위원은 지식·브랜드·조직역량 등 무형자산으로의 투자가 유형투자보다 빠르게 늘고 있음에도 관련 기업의 외부 자금조달이 여전히 부채 중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TCB·TDB 등 기술평가·정보 인프라의 질적 고도화, 무형자산 관련 회계·공시 및 비재무 정보의 정보 유용성 제고 등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진영 자본연 연구위원은 국내 딥테크 투자가 초기 단계(78%)에 쏠려 있고 시리즈 C에서 D로의 전환율이 18.2%에 그치는 등 후속 투자로의 전환이 낮다고 지적했다. 그는 "후속 공동투자를 주도할 허브 VC의 대형화와 다양한 투자자 참여를 지원하고, 산업별 보증·저리 대출 및 세컨더리 등 회수 경로를 확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