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공=HLB
HLB(45,150원 ▼500 -1.1%)가 항암 신약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계기로 글로벌 신약개발사로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직접 허가받은 신약을 확보하면서 미국 시장 상업화는 물론 공동개발과 기술수출, 병용요법 확대 등 다양한 사업 기회를 모색할 수 있게 됐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HLB는 미국 자회사 엘레바 테라퓨틱스를 통해 글로벌 임상과 FDA 허가를 직접 추진하는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전략은 지난달 23일 담관암 신약 '리픽투(성분명 리라푸그라티닙)'가 FDA 승인을 받으면서 성과를 냈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글로벌 항암 신약의 허가를 FDA에 직접 신청해 승인받은 첫 사례다.
리픽투는 FGFR2 유전자 융합 또는 재배열이 확인된 진행성 담관암 환자 가운데 이전 치료 경험이 있는 성인을 대상으로 허가됐다. HLB는 올해 4분기 미국 출시를 목표로 상업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통상 국내 바이오 기업들은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한 뒤 임상 초기 단계에서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수출하는 전략을 활용한다. 이는 후기 임상과 허가, 상업화에 필요한 비용과 위험을 줄이는 대신 계약금과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 판매 로열티 등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반면 HLB는 글로벌 임상과 허가를 직접 추진해 신약 개발의 주도권을 확보하는 전략을 택했다. 개발 위험과 비용을 부담하는 대신 허가 이후 상업화와 후속 개발 전략을 직접 결정할 수 있다는 차이가 있다.
업계에서는 리픽투의 FDA 승인으로 임상 단계 후보물질이 실제 상업화가 가능한 신약으로 전환됐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FDA 허가 과정에서 유효성과 안전성, 제조·품질 등에 대한 심사를 거친 만큼 개발 단계에서 존재했던 불확실성도 상당 부분 낮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신약 권리를 유지한 채 특정 지역에 대한 기술수출을 추진하거나 다른 제약사와 공동개발을 모색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특히 항암제는 서로 다른 작용기전의 약물을 결합해 치료 효과를 높이는 병용요법 개발이 활발한 분야다. FDA는 기존 승인 항암제에 새로운 약물을 추가하거나 승인 약물 간 새로운 병용요법을 개발하는 경우를 별도의 신약개발 영역으로 다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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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픽투 역시 다른 항암제와의 병용연구를 통해 새로운 개발 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 HLB가 직접 신약의 개발 권리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공동연구와 임상 설계, 개발비 분담, 권리 배분 등을 협력 상대와 논의할 수 있는 자산을 확보했다는 의미가 있다.
이 같은 사업 확장 가능성은 현재 FDA 허가를 추진 중인 간암 신약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HLB는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과 면역항암제 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을 절제불가 또는 전이성 간암 1차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 지난 7월 FDA로부터 보완요구서한(CRL)을 받은 이후 파트너사들과 보완 작업을 진행했으며, 지난 9일(현지시간) 허가 신청 서류를 재제출했다.
간암 신약까지 FDA 승인을 받을 경우 HLB가 활용할 수 있는 신약 자산은 더욱 확대된다. 특히 간암은 항암제와 국소치료법 등을 결합하는 연구가 활발해 후속 병용요법 개발 기회도 기대할 수 있다.
실제 중국에서는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에 간동맥화학색전술(TACE)을 추가한 병용요법의 허가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기존 2제 병용요법에 다른 치료법을 결합해 치료 영역을 확대하는 사례다.
리보세라닙은 간암 외에도 선양낭성암 임상 2상을 완료했으며, 흉선암에서는 연구자 주도 임상 2상이 진행 중이다. 다양한 암종에서 임상적 근거가 축적되고 있는 만큼 간암 신약이 승인될 경우 리보세라닙을 활용한 추가 연구와 치료 영역 확대 가능성에도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HLB 관계자는 "후보물질 단계에서 기술을 이전하는 것과 직접 글로벌 임상과 허가를 거쳐 신약을 확보하는 것은 이후 선택할 수 있는 사업 전략에서 차이가 있다"며 "승인 신약을 기반으로 직접 상업화뿐 아니라 공동개발과 병용연구, 지역별 기술수출 등 다양한 협력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지은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