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실패한 '윈도 비스타'의 교훈

[기자수첩]실패한 '윈도 비스타'의 교훈

성연광 기자
2009.10.29 08:20

지난 22일 한국마이크로소프트(이하 한국MS) `윈도7' 발표회장.

이날 한국MS측은 `윈도7' 기능 소개에 앞서 사용자들과 함께 만든 제품임을 강조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실제 윈도7 개발을 위해 MS 본사는 전세계 일반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1만6000건의 온라인 인터뷰와 4만여 시간이 넘는 윈도 사용사례 분석작업을 병행했다.

전세계 베타 테스터만 800만명. 우리나라에서도 10만명에 달하는 이용자들이 베타테스터로 활동했다.

'부팅속도를 높여달라', '더 편하게 기능을 쓸 수 있으면 좋겠다', '용량을 가볍게 해달라' 등 평소 윈도에 대한 이용자들의 요구들이 대부분 반영됐다. 이 때문인지 '윈도7'에 대한 평판은 이전제품인 '윈도 비스타'와는 확연히 달랐다. '사용자 눈높이에 맞춘 친절한 OS'라는 호평 일색이다.

MS가 윈도98→윈도2000(ME)→윈도XP→윈도비스타 등 차기 OS를 내놓을 때마다 고집해왔던 '기술적 혁신' 대신 '사용자 끌어안기'에 중점을 둔 결과다. 성능 높이기에만 몰두했다가 사용자들에게 철저히 외면당한 '윈도 비스타'의 실패가 가져다준 '윈도7'의 성공인 셈이다.

'윈도7'은 확실히 윈도비스타와 다르게 유연하다. MS의 인터넷 브라우저인 '익스플로러' 외에 '사파리'같은 다른 회사의 인터넷 브라우저를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윈도7에 앞서 출시된 웹브라우저 'IE8'부터 웹표준을 따르고 있다.

3년전 윈도비스타가 나왔을 당시에는 상당수 인터넷 서비스가 제대로 실행되지 않는 등 크고작은 혼란이 발생했다. 일부 은행은 인터넷뱅킹이 제대로 되지 않아 애를 먹기도 했다.

한국MS는 윈도비스타의 악몽이 재현되지 않도록 윈도7 출시전에 시중은행 21곳과 주요 온라인게임에 대한 호환성 작업을 마쳤다.

그러나 문제는 아직도 수많은 인터넷 서비스와 전자정부서비스들이 윈도7 호환성 작업을 하지 않아 언제 어디서 혼란이 생길지 모르는 일이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MS의 OS와 익스플로러에 대한 의존도가 특히 높다.

윈도비스타와 달리 윈도7(IE8)은 웹표준을 따르고 있지만, '액티브 X'로 대변되는 MS의 OS와 익스플로러를 대부분 사용하는 우리나라에선 MS가 새로운 OS를 발표할 때마다 똑같은 반복해서 겪어야 한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려면 국내 인터넷서비스들이 '웹표준'으로 하루빨리 전환해야 한다. 윈도비스타에 실패한 MS가 혹독한 자기반성을 통해 윈도7을 내놨듯, 우리도 MS 의존적인 인터넷 서비스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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