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방통위원장-SBS회장 '어색한 만남'

[현장클릭]방통위원장-SBS회장 '어색한 만남'

이학렬 기자
2010.05.13 15:20

최시중 위원장, 13일 제재 앞둔 윤세영 회장과 마주치자 악수만 한 뒤 외면

13일 오전 11시 53분. '서울디지털포럼 2010'이 열리는 서울 광장동 W서울 워커힐호텔 오찬장엔 한동안 숨막히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기조연설을 마친 제임스 카메룬 감독과 점심을 먹기 위해 오찬장을 찾았던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카메론 감독 부부와 함께 나타난 윤세영SBS(16,500원 ▼760 -4.4%)회장을 정면으로 마주치면서부터다.

3차원(3D) 방송산업 육성에 남다른 열정을 가지고 있는 최 위원장으로선 '아바타'로 3D영화의 신기원을 연 카메룬 감독과의 만남이 남다를 수밖에 없을 터. 그래서 바쁜 일정을 쪼개 오찬장까지 찾았다.

오찬장소에 10분 먼저 도착한 최 위원장의 표정은 시종 밝아보였다. 그러나 3분뒤 카메론 감독 부부와 함께 윤세영 회장이 들어서자 일순간 표정이 굳어지는 듯 보였다.

↑ 간단히 악수만 나눈뒤 시선을 외면하는 최시중 방통위원장(오른쪽)과 윤세영 SBS 회장. ⓒ이명근 기자 qwe123@
↑ 간단히 악수만 나눈뒤 시선을 외면하는 최시중 방통위원장(오른쪽)과 윤세영 SBS 회장. ⓒ이명근 기자 qwe123@

'서울디지털포럼 2010'은 SBS가 주최하는 행사다. 기조연설을 마친 카메론 감독을 윤세영 SBS 회장이 에스코트해서 오찬장까지 동행한 것은 어찌보면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그렇지만 최 위원장 입장에선 윤 회장과 마주한다는 사실이 껄끄럽기 그지없는 일이다. 그래서인지 최 위원장은 윤 회장과 의례적인 악수만 나눈뒤 곧바로 시선을 외면했다. 바로 옆자리에 앉아있는 윤 회장에겐 눈길 한번 주지않던 최 위원장은 카메론 감독과는 시종일관 거리낌없이 대화를 나눠 묘한 대조를 이뤘다.

최 위원장은 카메론 감독에게 "오전에 기조연설 잘 들었다"면서 "더 많은 얘기가 있었으면 했는데 (연설)시간이 짧아 아쉬웠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말 방통위 간부들과 '아바타'를 봤다"며 3D 콘텐츠에 대한 관심을 여지없이 드러냈다.

이처럼 최 위원장이 윤 회장을 외면하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방통위는 지난 4월 23일 SBS를 포함한 방송3사에게 '4월말까지 남아공월드컵이 공동중계되도록 협상하라'는 시정명령을 내렸다. 그런데 SBS는 월드컵의 주요행사를 포함해 한국팀, 북한팀 등 주요 경기를 단독중계하겠다고 고집을 피우면서 공동중계 협상은 끝내 결렬됐다.

ⓒ이명근 기자 qwe123@
ⓒ이명근 기자 qwe123@

이에 따라 방통위는 SBS 시정명령 위반건에 대한 제재조치를 내려야 할 상황이다. 방통위는 조만간 상임위원회를 열고 SBS를 포함해 방송3사에게 과징금 부과 등을 포함해서 어떤 제재를 내릴지 의견을 모을 예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피감기관 대표를 만난다는 것은 서로가 어색할 수밖에 없다. 자칫 처신을 잘못하면 피감기관 행사에 참석했다는 이유로 구설에 휘말릴 수도 있다. 때문에 최 위원장도 이번 서울디지털포럼 행사 참석여부를 놓고 고심을 거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방통위 내부에서도 참석에 이견을 제기하는 간부도 적지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3D콘텐츠에 대해 궁금한 점이 많았던 최 위원장은 카메론 감독을 만나기 위해 참석했고, 이 자리에서 윤 회장과 마주치면서 개운치 않은 발자국을 남기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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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렬 사회부장

머니투데이에서 사회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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