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꿀 사람은 이미 다 바꿨다." 유심 무료 교체 서비스가 소강상태에 접어들면서 SK텔레콤(78,800원 ▲600 +0.77%)이 1000억원 규모의 비용을 '환입'할 가능성이 커졌다. 회사는 비용을 조기에 환입하기보다는 무료 유심 교체 기간을 늘려 최대한 많은 가입자를 챙기겠다는 입장이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T는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해킹 관련 손해액으로 △매출차감액 4541억원 △기타 영업비용 2120억원 △잡손실 1348억원 등 총 8000억원을 계상했다. 매출차감액은 고객감사 패키지와 위약금 면제 조치로 인한 금액이다. 영업비용은 유심 무료 교체, 대리점 손실 보전 등에 지출됐고 잡손실은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부과한 과징금이다.
손해액은 외부감사인의 감사를 거친 사업보고서상 금액이지만 추후 변경될 여지가 있다. 영업비용 2120억원 중 1079억원(51%)이 충당부채로 인식돼서다. 충당부채는 앞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비용을 미리 부채로 잡아두는 '장부상 빚'으로 예상만큼 쓰이지 않으면 나중에 수익으로 환입된다.
충당부채 해당액은 무료 유심 교체를 위해 준비된 금액이다. SKT는 지난해 4월부터 전체 가입자 2400만명을 대상으로 유심 무료 교체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유심 1개당 교체 비용이 7700원이고 유통망 업무 처리 비용이 약 400억원임을 감안하면 총 비용은 1800억~1900억원으로 추산된다. 다만 지난 1월 기준 무료로 유심을 교체한 가입자는 1000만여명에 불과해 절반 이상이 금고에 묶인 셈이다.
업계는 무료 교체 조치 시행 후 1년이 다 돼가는 만큼 추가 교체 수요가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SKT는 지난달 말부터 온라인 유심 교체 예약 서비스도 중단했다. 다만 SKT는 충당부채를 수익으로 조기 환입하지 않고 뒤늦게라도 유심을 교체하는 이용자를 위해 장기간 유지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충당부채가 수익으로 환입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놨다. 오문성 한양여대 세무회계학과 교수는 "IFRS 회계기준이 추상적이라 전체 가입자가 유심을 교체할 거라는 보수적 기준으로 비용을 산출했을 것"이라며 "일정 기간이 지나 유심 교체가 실질적으로 완료되면 외부감사인과 협의해 환입 시기·금액 등을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손해액 8000억원은 지난해 발생분에 불과하다. 해킹으로 빠져나간 이용자가 돌아오지 않으면 매출 감소는 장기화할 수 있다. 이에 SKT는 신뢰 회복을 통해 점유율 40%를 탈환하고자 한다. 회사는 지난 1~2월 '찾아가는 서비스' 현장을 187번 방문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다. 올해는 정재헌 CEO(최고경영자) 등 임원진도 연내 3~4회 현장을 방문할 계획이다.
독자들의 PICK!
이혜연 SKT 고객가치혁신실장은 지난 18일 기자간담회에서 "찾아가는 서비스로 현장에 나가보지 않았으면 모를 고객 불편을 느꼈다"며 "올해 현장 중심 소통으로 신뢰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