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수출액, 자동차 500만대와 맞먹죠"

"게임 수출액, 자동차 500만대와 맞먹죠"

윤미경 정보미디어부장겸 문화과학부장 정리=정현수 기자
2010.07.29 07:35

[머투초대석]김기영 한국게임산업협회장 "게임은 규제대상이란 인식바뀌어야"

올해 상반기 게임업계는 유독 다사다난했다. '게임 과몰입'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면서

관련법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게임업계로서는 다소 억울한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게임을 문화콘텐츠로 인정하기보다 제재수단으로만 여기는 우리 사회의 높은 벽을 다시 한번 절감해야 했다.

지난 2월 한국게임산업협회장에 취임한 김기영한빛소프트(1,305원 ▼8 -0.61%)대표(39)도 이런 이슈에 휩쓸려 남모를 씁쓸함을 혼자 견뎌내야 했다. 정부와 국회를 오가며 분주히 움직였지만 게임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하루아침에 바꾸기는 쉽지 않았다. 규모와 성격이 다른 개별 게임업체를 다독이는 작업 역시 고된 일이었다. 이쯤되면 '왜 협회장을 했을까'라는 생각이 들 법하다.

더욱이 전 협회장의 갑작스러운 사퇴로 공석이 된 자리였다. 김 대표는 아무도 나서지 않던 협회장에 자원했다. 전 협회장의 잔여 임기를 채우는 조건이었다. 협회장과 한빛소프트 대표로 바쁜 일상을 보내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김기영 한국게임산업협회장(한빛소프트 대표) ⓒ임성균 기자 tjdrbs23@
↑ 김기영 한국게임산업협회장(한빛소프트 대표) ⓒ임성균 기자 tjdrbs23@

―협회장에 취임한 지 5개월이 지났는데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어떻게 시간이 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바쁘게 지냈습니다. 돌이켜보면 잘한 것같지도 않고 못한 것같지도 않습니다. 그냥 중간 정도 했다고 생각합니다.

―'게임 과몰입'과 관련해 게임법 개정안도 발의된 상황입니다. '게임 과몰입'에 대한 우려가 높은데, 어떻게 대응하실 생각입니까.

▶현재 게임업체별로 피로도시스템을 시행하거나 준비하고 있습니다. 피로도시스템은 게임을 할 때 일정시간이 지나면 페널티를 주는 제도를 의미합니다. 피로도시스템이 잘 정착된다면 '게임 과몰입'에 대한 우려도 불식할 수 있을 듯합니다. 시스템을 완전히 구축하는 데는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하반기에는 본격적으로 시행이 될 것으로 봅니다. 충분히 자율규제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규모가 큰 업체들의 경우 기업이미지 등을 위해서라도 자율규제를 도입하겠지만 중소업체들이 가담할지 의문인데요.

▶중소규모의 회사들은 생존 자체가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생존의 기로에 서 있는 것입니다. 생존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규제를 해버리면 더 힘들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매출이 얼마 안되는 회사들은 자율규제에서 제외하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게 타당한지는 논란이 될 수 있습니다. 여러 가지 대안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게임업체들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요구도 높은 상황입니다.

▶게임산업의 역사가 점차 길어지면서 사회적 책임에 대한 고민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최근 게임업체들끼리 협의를 해서 게임문화기금을 조성했습니다. 100억원 규모입니다. 이사회의 결정에 따라 용도를 결정할 예정입니다. 점점 이 같은 부분에 신경쓰는 문화가 형성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각 게임업체 대표이사도 사회적 책임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게임산업에 대한 진흥보다 규제에 무게중심이 쏠려 있다는 지적도 있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최근 논의되는 게임산업에 대한 규제가 글로벌 기준에 맞는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상대적으로 폐쇄적인 중국에서도 안하는 규제를 국내에서 하겠다는 상황입니다. 시장을 점차 키워나가고 있는데 규제에 너무 많은 비중을 두는 것은 아닌지 의문입니다. 수출에 상당한 이바지를 하는 국내 게임산업을 좀더 객관적으로 지켜봐줬으면 좋겠습니다.

ⓒ임성균 기자 tjdrbs23@
ⓒ임성균 기자 tjdrbs23@

―최근 중국을 비롯해 해외 온라인게임시장이 상당히 성장했습니다. 온라인게임 종주국으로서 위상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습니다만.

▶중국의 경우 정부에서 세금을 감면해주는 방식 등을 통해 온라인게임에 상당한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온라인게임의 기획력은 한국이 앞서 있습니다. 지금이 중요한 시기입니다. 지금 치고 나가면 한국에서도 세계적인 게임업체가 등장할 것이고, 아니면 주도권을 뺏기게 될지 모릅니다.

―앞으로 국내 게임산업은 어떻게 재편될 것이라고 보십니까.

▶3~4개 큰 업체와 작은 개발스튜디오로 양분될 것으로 보입니다. 중간규모 업체들은 없어질 전망입니다. 따라서 큰 업체에서 아이디어를 가진 작은 업체를 도와주는 구조로 갈 것같습니다. 게임업계도 제조업과 마찬가지로 성숙기에 접어들면 하청구조로 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올해 게임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분야 중 하나가 모바일입니다. 하지만 관련법이 현재 국회에 계류 중입니다. 결과적으로 국내 오픈장터에 게임카테고리조차 없는 상황인데요.

▶관련법 통과가 쉽지는 않을 것같습니다. 갈수록 통과가 늦어지면서 다른 이슈들에 묻힐 수도 있습니다. 하반기 통과 여부는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국회와 정부를 상대로 관련법 통과의 필요성을 계속 호소하는 상황입니다. 정부와 국회 탓만 하면 안되기 때문에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관련법이 통과된다면 국내 모바일시장은 어떻게 변화될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현재 여러 가지 어려움으로 인해 중소 모바일게임업체들은 거의 사라졌습니다. 관련법이 통과돼야 모바일게임업체들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모바일시장이 커진다면 온라인게임업체들도 뛰어들 것입니다.

―모바일게임시장 육성을 위해 정부에 지원책을 건의해볼 수 있지 않습니까.

▶협회의 모바일분과위원회를 통해 꾸준히 정부와 국회에 건의를 하고 있습니다. 법제화를 빨리 해달라고 하는 것이 우리의 요구사항입니다. 법제화만 된다면 시장도 빨리 커질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빛소프트도 모바일게임에 진출할 의향이 있습니까.

▶아직 모바일게임에 본격적으로 진출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언제든지 경쟁에 가담할 수 있도록 기술적인 부분에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한빛소프트의 모회사인 T3엔터테인먼트의 경우 미국 나스닥 상장을 추진 중이었는데, 현재 상황은 어떻습니까.

▶내년에는 가시적인 성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 과정에서 T3와 한빛소프트가 합병할 수도 있습니다. 두 회사가 다 잘됐을 때 합병을 할 예정입니다. 현재 시나리오를 짜고 있습니다.

―한빛소프트의 하반기 전망은 밝은 편인가요.

▶최근 신작인 '미소스'가 오픈했는데 반응이 좋습니다. 덕분에 주가도 많이 올랐습니다. 그러나 방심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할 생각입니다. 이 외에도 6개 정도의 신작이 나올 예정인데, 어느 정도 성과를 낸다면 가장 성장하는 게임회사 중 하나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게임산업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바뀌었으면 좋겠습니까.

▶국내 게임산업이 아직 큰 규모는 아니지만 수출효과로만 봤을 때는 자동차 500만대와 맞먹습니다. 그렇게 작은 산업이 아닙니다. 특히 대부분 자동화된 굴뚝산업과 달리 고용효과도 큽니다. 젊은 연령층이 좋아하는 멀티미디어산업이다보니 청년고용 창출도 가능합니다.

―이제 협회장 임기가 6개월 정도 남았습니다. 어떻게 마무리하고 싶으신지요.

▶협회에서 할 수 있는 한 도움이 되는 것은 최대한 열심히 할 생각입니다. 그래도 임기 중에 일을 잘했다는 평가를 듣고 싶습니다. 그 포부로 현재 협회장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한빛소프트도 운영을 잘하는 등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싶습니다.

 

ⓒ임성균 기자 tjdrbs23@
ⓒ임성균 기자 tjdrbs23@

【김기영 협회장은?】

한국게임산업협회장 김기영 한빛소프트 대표는 전형적인 자수성가형 사업가다.

 

1971년 부산 태생인 김 대표는 게임산업에 대한 열정 하나로 1997년 대만으로 건너간다. 이후 대만 소프트월드 한국지사의 마케팅매니저로 경험을 쌓은 뒤 2000년 개발사 T3엔터테인먼트(이하 T3)를 설립했다.

15명 규모의 T3는 사업 초창기에 극심한 어려움을 겪었다. 직원들에게 월급을 제대로 주기 힘들었고, 결국 대형 포털업체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가격에 대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매각은 결국 무산됐다. '새옹지마'였다. 매각이 무산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댄스게임 '오디션'을 개발해 선보였는데, 이른바 '대박'을 터뜨렸다. 이와 관련해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당시 김 대표는 지인의 조언에 따라 귀걸이를 착용하기 시작했다. 트렌드를 쫓아가기 위해서였다. 공교롭게도 귀걸이를 착용한 직후 '오디션'의 대박 소식이 들렸다. 귀걸이가 '성공 징표'가 된 셈이 됐다. 그래서 아직까지 김 대표는 늘 귀걸이를 하고 다닌다.

 

2008년은 김 대표에게 또다른 '터닝포인트'였다. T3는 그해 6월 코스닥 상장사인 한빛소프트를 전격 인수했다. 한때 한빛소프트에 게임을 팔기 위해 갔다가 면박을 당한 중소게임 개발사 사장이 그 회사의 주인이 된 것이다. T3 품에 안긴 한빛소프트는 오랜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됐다.

 

2010년 2월 김 대표는 한국게임산업협회장에 취임했다. 전 협회장의 갑작스러운 사퇴로 공석이 된 자리였다. 더욱이 '게임 과몰입'에 대한 사회적인 우려가 증폭되는 상황에서 누구도 선뜻 나서지 않던 곳이다. 그러나 게임업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줄이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며 젊은 협회장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있다.

<약력>△1971년 부산 출생 △대만 소프트월드 한국지사 마케팅매니저 △애니콤 마케팅매니저 △T3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 △한빛소프트 대표이사 △한국게임산업협회장(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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