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통신위원회가 21일 KBS가 제출한 수신료 인상안과 방통위 검토 의견서를 국회로 보냈다. '현행 월 2500원인 수신료를 1000원 올려 3500원으로 하겠다'는 KBS 안과 '공영방송으로서 역할을 강화하고 상업적 재원(광고)을 줄여야 한다'는 단서를 전제로 KBS 안에 찬성한다는 의견서다.
KBS 수신료 인상안을 검토하는 방통위를 보면서 '혹시나' 하는 기대감이 형성됐다. 사무국이 KBS가 제출한 인상안을 시쳇말로 '난도질'했기 때문이다.
KBS는 중기 재정전망에서 2014년 2391억원의 적자를 예상했다. 하지만 방통위는 그 액수가 804억원이라고 했다. 또 KBS는 공영방송으로서 수행할 10대 임무를 포함하면 2014년까지 총 9389억원의 적자가 발생한다고 했다. 하지만 방통위는 이 역시 6284억원이라고 분석했다.
"아무리 회계기준이 달라도 3000억원 차이는 너무 심하다"는 반응과 "동네 구멍가게만도 못한 KBS의 재정전망"이라는 평가로 이어졌다. 결국 방통위는 "공영방송으로서 지향해야 할 콘텐츠의 질 향상이 미흡하고, 수신료 인상 근거도 충분치 않은 측면이 있다"는 종합의견을 제시했다. 이 정도면 "이런 근거로는 수신료 인상안이 타당하지 않으니 KBS는 좀더 정밀한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는 의견서를 채택하는 게 합리적이다.
그러나 3인의 여당 추천 방통상임위원은 '진단'과 전혀 다른 '처방전'을 택했다. "그래도 인상해줍시다"라고 한 것이다. 공영방송의 재원구조를 정상화하는 첫 단추를 끼운다는 의미에서, 그리고 KBS 이사회가 국민 부담을 감안해 합의, 의결한 취지를 존중할 필요가 있다는 게 근거였다.
이같은 방통위의 설명을 납득할 시청자가 얼마나 될까. KBS가 제출한 인상안 근거에 대해 '문제없음'이라고 했으면 모를 일이다. 수신료 인상을 위한 자구노력이나 재정전망 분석 근거가 형편없다고 조목조목 분석해놓고 결론은 '그래도'라니.
방통상임위원들은 지난 17일 김인규 KBS 사장을 회의에 출석시켜 몰아붙였다. 송도균 위원은 "손톱을 뽑는 아픔이 없다"고 일침을 가했고, 최시중 위원장은 "물가인상까지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까짓거, 그냥 인상하자고요? 진짜 이게 최선입니까?" 3인의 방통상임위원뿐 아니라 이제는 여야 국회의원도 이 질문에 답을 할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