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유료방송 2천만시대 '룰'이 없다

[기고]유료방송 2천만시대 '룰'이 없다

최종삼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사무총장
2011.06.03 06:30

결합상품 법적근거 서둘러 마련해야

우리는 지금 유료방송 가입자 2000만 시대를 살고 있다. 90%에 이르는 대부분의 시청자들이 24시간 전문장르 다채널방송을 즐기고 있는 셈이다. 1500만 가입자의 케이블TV를 비롯해 위성방송, IPTV(인터넷방송) 까지 다양한 유료방송을 도입한 성과라고 볼 수 있다.

그 동안 정부는 사회적 역할과 기여도를 중시해 방송 매체 각각의 정책목표를 부여하면서 승인해왔다.

지상파방송만 존재하던 시절에는 국민의 다원화된 문화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1995년 케이블TV를 통해 다채널방송 시대를 열었다. 이후 유선방송의 보완재이자 경쟁매체로서 위성방송도 도입했다. 또 IPTV는 케이블과 위성방송이 전국을 커버하는 상황에서 유료방송 경쟁을 활성화해 소비자 선택권을 높이고 콘텐츠 시장을 키운다는 점을 내세웠다.

그런데 최근에는 IPTV의 대표주자인 통신업체가 IPTV와 위성방송을 결합한 상품을 내놓으면서 혼란을 주고 있다. 동일한 유료방송시장에서 서로 경쟁해야 할 매체들을 하나로 합친 것으로 기존에 각각의 매체를 도입한 목적에 위배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학자들은 이러한 문제가 IPTV를 기존 방송법 테두리가 아닌 별도의 법을 만들어 도입했기 때문에 첫 단추가 잘못 꿰어진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정부도 방송통신 통합 사업법이 나오기 전에 명확한 법적 판단은 쉽지 않다는 표정이다.

하지만 방송법 취지와 여러 가지 판례를 볼 때 법이 규정하지 않은 범위의 사업은 기술적 가능성 여부와 상관없이 사실상 위법이다.

케이블업계는 방송결합상품이 이용약관 위반, 위성방송 역무 위반, 통신시장지배력 전이, 이용자 차별 등 여러 측면에서 관련법을 어겼다는 내용의 신고서를 방송통신위원회에 접수했다.

학계에서는 유료방송간 결합이 방송채널 공유로 인해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입장에서 수익창구를 축소시킬 것이라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서비스를 받기 위해 각 가정에 설치한 결합상품 셋톱박스도 전파법에 따라 당연히 거쳐야 할 적합인증을 받지 않았다는 점도 밝혀졌다. 전파관리소는 해당 인증을 받지 않고 제조·판매하는 경우 형사처벌 대상이라 밝히고 있다.

일각에서는 방송 결합상품이 저렴한 결합서비스 요금으로 이용자 만족도를 높인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넓고 길게 봤을 때 저가요금 경쟁은 콘텐츠 생산까지 선순환을 이뤄야 할 방송 산업 생태계를 망가뜨린다. 또 대자본을 지닌 특정기업의 시장독점에 따른 선택권 제약, 요금인상과 같은 심각한 소비자 후생 저해를 불러올 것이다.

기술이 빠른 속도로 발전함에 따라 관련 법·제도가 새로 개발되는 서비스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기본적인 법정신과 매체도입 취지까지 혼란이 생겨서는 곤란하다.

장기적으로는 통합사업법을 통한 올바른 시장획정으로 동일시장 내에서 경쟁하고 있는 매체들에 대한 교통정리가 필요하다.

아울러 사안의 시급성을 감안해 법적 근거가 마련될 때까지는 방송시장 교란이 우려되는 상품을 불허하고, 방송간 결합상품을 분리 판매하도록 하는 등 실효적 행정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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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선 에디터

증권,굴뚝산업,유통(생활경제), IT모바일 취재를 거쳐 지금은 온라인,모바일 이슈를 취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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