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던 LG, 스마트폰 위기로 쇄락 vs 워크아웃 팬택, 위기를 기회로 스마트폰 '2위'

미꾸라지를 기를 때 메기를 한마리 넣어야 통통하고 기름진 미꾸라지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잡아먹히지 않으려고 열심히 헤엄치다보면 건강하고 통통한 살집을 가지게 돼서다. 영국 경제학자이자 역사학자인 아널드 토인비 박사가 즐겨 인용한 '메기론'의 요지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현실에 만족하고 긴장의 끈을 놓으면 위기가 왔을 때 쇄락을 길을 걷게 된다. 반면 어려운 순간을 이겨낸 기업들은 위기를 기회로 삼아 더 강해진다.
LG전자는 휴대폰 사업부문에서 2009년 2분기 사상 처음으로 분기 매출 5조원을 넘었다. 국내 휴대폰 시장 점유율은 30% 이상을 차지했다. 삼성전자마저 넘볼 기세였다. 하지만 이때가 LG폰은 정점이었다.
LG전자는 2009년 하반기 '아이폰' 열풍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이듬해 뒤늦게 스마트폰 '옵티머스'를 내놨지만 변화된 시장 트렌드를 따라잡기엔 역부족했다. 결국 지난해 2분기 LG전자 휴대폰 부문은 적자로 돌아섰다. 사상 최고 실적을 낸 지 1년만이다. 남용 LG전자 부회장은 실적부진에 책임을 졌다.
반면 팬택은 반대의 길을 걸었다. 팬택은 2007년 4월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돌입됐다. 하지만 팬택은 워크아웃을 계기로 강해졌다. 그해 3분기부터 지금까지 16분기 연속 흑자다.
아이폰이 가져온 위기도 슬기롭게 극복했다. 박병엽 팬택 부회장은 "스티브 잡스와 애플에 고맙다"며 스마트폰을 새로운 도전의 기회로 삼았다. 아이폰 국내 도입 5개월만에 첫 스마트폰 '시리우스'를 내놓았다. 출시 당시 시리우스는 이용자들로부터 일부 성능 면에서 경쟁사 안드로이드폰에 비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해에만 스마트폰 98만대를 팔았다.
팬택은 올해에도 HSPA+가 처음으로 적용된 '베가S', 세계 최초 1.5기가헤르츠(㎓) 듀얼코어 스마트폰 '베가레이서' 등을 출시했다. 8월 말까지 스마트폰만 202만대 팔았다. 연말까지 300만대를 바라보고 있다. 삼성전자에 이어 국내 스마트폰 시장 2위 자리를 굳혔다.
누구에게나 '위기'는 언제든 닥칠 수 있는 법이다. 더욱이 하루가 다르게 변화무쌍한 정보기술(IT) 시장에서는 더욱 그렇다. 이를 어떻게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승화시킬 수 있느냐의 여부가 스마트 시대의 핵심 경쟁력이 되고 있음을 예의주시해야 할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