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만난 한 애플리케이션(앱) 개발 업체의 대표는 전자장비 기업을 다니다 나와서 창업을 했다. 그가 다닌 회사는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만한 대기업이다. 회사를 그만 두고 나온 이유에 대해 그는 "그 속에서는 하고 싶은 개발을 마음껏 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입사 전에는 창의적으로 자신이 생각한 프로그램들을 만들 것이라 생각했지만 경직된 대기업 문화와 정해진 업무 처리에 급급한 분위기 속에서 원하는 것을 만들 여유가 없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처음 창업하고 회사가 자리 잡기까지 어려움도 겪었지만, 지금은 사업도 안정되고 하고 싶은 개발을 하며 현재 생활에 만족하고 있다.
이 업체 뿐 아니라 다른 앱 개발 업체들도 방문해 보면 이 개발자 중 대기업 출신들이 적지 않다. 창업은 다양한 개발 환경을 제공하고 개인적으로 더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고 장려돼야 할 일이다.
하지만 문제는 창업을 하는 이유 중 하나가 대기업 문화 속에서는 자신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점이다.
국내 개발인력들이 대기업이 아닌 게임업체와 벤처기업, 포털업계를 선호하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게임업체, 벤처기업, 포털업계는 대기업에 비해 자유로운 개발 환경과 분위기를 갖추고 있다. 넥슨은 사내 카페테리아에 회의실, 접견실이 마련돼 있다. 직원들은 음료와 다과를 즐기면서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아이디어를 나누며 회의와 미팅을 한다. 네오위즈게임즈는 최근 사내 마사지실을 오픈하고 전문 마사지사들을 고용했다. 장시간의 컴퓨터 작업으로 쌓인 직원들의 피로를 풀어주기 위해서다. 빡빡한 일정에 쫓겨 회의를 하고 개발하는 대기업의 개발 환경과는 대비된다.
최근 삼성전자는 소프트웨어 개발 인력을 70%까지 늘릴 것이라고 발표했다.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의미다. 우수한 인력을 많이 채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들이 만족감을 갖고 일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드는 일도 중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