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담합 없는 깨끗한(?) 통신업계

[기자수첩]담합 없는 깨끗한(?) 통신업계

정현수 기자
2011.11.07 05:00

우여곡절 끝에 지난 4일 0시부터부터 '아이폰4S'의 예약판매가 시작됐다. 스티브 잡스의 유작이라는 평가와 함께 예약판매에 쏠린 기대감은 컸다. 예약판매 홈페이지가 접속장애에 시달릴 정도였다. 하지만 처음부터 뭔가 중요한 게 빠졌다. 바로 판매 가격이다.

KT는 4일 오전 9시 무렵에야 약정에 따른 아이폰4S의 판매가격을 발표했다. 예약판매가 시작된지 9시간 만이었다. 이후 3시간 30분이 흐른 뒤 SK텔레콤도 판매가격을 공개했다. '눈치작전' 분위기가 역력했다. 경쟁사보다 유리한 가격에 제품을 내놓기 위한 움직임이었다.

두 회사가 내놓은 아이폰4S 판매가격과 할인혜택은 다소 복잡하게 설계됐다. 언뜻 봐서는 KT의 판매가격이 저렴해보였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SK텔레콤은 '통큰' 보상 할인혜택을 제공하며 맞불을 놓았다. 아이폰4S를 구입하려고 하는 사용자들로서는 계산기를 두드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 이후에도 두 회사의 신경전이 이어졌다. 자신들의 판매가격과 할인혜택이 유리하다는 내용이었다. 실제로 SK텔레콤의 판매가격이 공개되고 몇 시간 후 KT는 기자들에게 메일을 보내 SK텔레콤 판매가격의 허점을 지적했다. SK텔레콤이 제시한 통큰 할인혜택도 자신들의 혜택과 큰 차이가 없다고 주장했다.

KT의 주장에 SK텔레콤도 발끈했다. SK텔레콤 역시 기자들에게 메일을 보내 "타 이동통신사에서 보낸 가격비교표는 여러 항목에서 잘못된 정보 혹은 해당회사에 유리한 내용만으로 정리돼 있다"고 반박했다. 아이폰4S의 예약판매를 동시에 시작하며 상대방 회사에 대한 비방과 반박으로 얼룩진 하루였던 셈이다.

이를 두고 업계 관계자들은 "적어도 통신사들에게 담합은 어울리지 않는 단어"라며 비꼬기도 했다. 포화된 국내 시장 환경에서 서로 가입자를 뺏어오려면 담합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그동안 국내 통신사들이 담합 의혹을 몇 차례 받기는 했지만, 다른 산업군에 비해 그 빈도와 규모는 적었다.

그러나 이처럼 서로 비방하며 진흙탕 공방전을 펼치는 통신업계를 보며 "담합 없는 깨끗한 업종"이라고 칭찬할 소비자들은 많아보이지 않는다. 내수 시장에만 국한된 국내 통신사들의 한계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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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수 기자

머니투데이 경제부 정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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