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희 앞둔 은퇴의사, 'e헬스'에선 청년의사

고희 앞둔 은퇴의사, 'e헬스'에선 청년의사

이하늘 기자
2012.09.06 05:00

[인터뷰]이제호 성균관대 석좌교수 "의학과 IT만나면 환자에게 더 가까이 가지요"

1946년생. 한국 나이로 67세다. '부인암'의 최고 권위자로 한국 산부인과의 발전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이제호 성균관대학교 정보통신학부 석좌교수(사진)는 삼성서울병원에서 은퇴한 뒤에 더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제 은퇴도 하셨으니 손자들 재롱도 보시면서 쉬셔도 괜찮지 않느냐"는 질문에 "여전히 할 일이 많고 아이디어가 넘쳐난다"며 웃는다.

↑이제호 성균관대 석좌교수.
↑이제호 성균관대 석좌교수.

이 교수는 2005년 국민훈장 동백장을 수여받는 등 의학계에서 내로라하는 전문가였다. 부인암에 대한 전문지식을 인정받아 국내 최고 암 관련 진료기관인 삼성서울병원의 암센터 소장직까지 맡았다.

그를 잘 아는 지인들은 이 교수를 '원조 안철수'라고 설명한다. 이 교수는 2000년 과학기술부 과학재단지정 우수연구센터 소장직을 맡았다. 2003년에는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연구개발 기획조정위원 및 운영위원에도 위촉됐다. 이는 IT 분야에 대한 이 교수의 애정과 지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국내에 최초로 PC(퍼스널컴퓨터)가 들어온 1981년, 이 교수는 청계천 시장에서 어렵사리 애플 매킨토시를 구했다. 이를 통해 그가 가장 먼저 한 작업은 환자들의 데이터베이스 수집 및 정리 프로그램을 개발해 환자별 맞춤형 진료를 시작한 것.

이를 시작으로 이 교수는 1995년 삼성서울병원에서 국내 최초로 온라인원격진료를 시작했다. 그가 속한 산부인과에서였다. ISDN 인터넷 라인이 개통되자마자 곧바로 진료에 IT기술을 접목한 셈이다.

이 교수는 최근 모바일 시장이 열리면서 IT기술을 기반으로 한 의료서비스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는 "온라인 주식거래 이후 주식시장이 크게 바뀌었고, 구글, 페이스북으로 인해 커뮤니케이션 혁신이 이뤄졌다"며 "다음 차례는 e헬스닷컴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미국에서는 주요 의료기관과 IT업체들이 힘을 모아 e헬스산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데 한국은 아직 초기단계에도 진입하지 못했다"며 "한국의 IT산업과 의료산업이 발전하려면 해당 산업에 대한 이해와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 역시 e헬스 사업에 도전, 새로운 인생을 준비하고 있다. 이미 '베스트호스피탈닷컴(www.besthospital.com)'이라는 도메인을 확보하고 온라인 의료상담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각 부문별로 실력을 검증받은 동료 의사들의 참여도 이어지고 있다.

늦어도 올해 말 정식서비스를 앞두고 있는 온라인 의료상담 서비스를 통해 이 교수는 국민들이 앞선 한국의 IT기술을 활용해 더욱 편리하게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IT쪽 인사들과 자주 교류하면서 의학기술이 IT와 만나야 비로소 환자들에게 더욱 가까이 갈 수 있고 각 환자별로 맞춤형 진료가 가능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관련해서 제가 할 일이 아직 많이 남았습니다.

또한 아직 실행하지 못한 아이디어가 무궁무진합니다. 이런 생각들을 이행하려면 저부터 건강을 챙겨야 겠어요. 허허…." '메스'를 직접 잡는 현직에선 은퇴했지만 e헬스에선 청년 의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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