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과열경쟁에 자급 단말기 출시 보류돼…공단말기 이용자 0.16% 불과

이동통신사들의 보조금 전쟁에 휴대전화 자급제(블랙리스트제) 시장에도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휴대전화 자급제는 통신사 대리점 뿐 아니라 대형마트, 온라인몰 등에서 휴대폰을 구입한 뒤 자신이 원하는 이동통신사로 개통해 쓸 수 있는 제도로 지난 5월부터 시행됐다. 기존 이통사 대리점을 통해 대부분이 판매되는 이통사 독점 유통 판매 구조를 탈피해 소비자 선택권을 넓히는 동시에 단말기 가격경쟁을 촉발시키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자급제 단말 시장은 여전히 활성화되지 못한 상태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현재 이통사가 유통하지 않는 범용 단말기(공 단말기) 이용자수는 8만6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 5300만명의 0.16%에 그친다.
이처럼 자급 단말기 시장이 좀처럼 자리잡지 못하고 있는 결정적인 이유는 무엇보다 이통사들의 휴대폰 보조금 정책 때문이라는 게 업계 공통의견이다.
이용자 입장에서 자급제 폰으로 서비스에 가입할 경우 최대 50만~70만원 가량 지원받을 수 있는 보조금 혜택을 거의 받을 수 없다. 자급제로 구입한 스마트폰은 그마나 약정을 통해 기존 대리점 개통 이용자와 비슷한 요금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게 유일한 위안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단말기 제조사 입장에서도 자급 단말기 출시에 소극적이다. 이제껏 시장에 출시된 자급 단말기도 삼성 갤럭시M 스타일, LG 옵티머스L7, 중국 ZTE의 'Z폰' 등에 불과하다. 자칫 자급 단말 시장의 경우, 제조비용은 물론 재고 손실 부담까지 모두 떠안야 되는데, 이통사 보조금이 과다 지급되는 상황에서 승산이 없다는 계산 때문이다.
일부 외산 단말기 제조사의 경우, 올 상반기 국내 자급제 시장 진출을 검토해왔으나, 지난 9월 17만원 갤럭시S 등장할 정도로 이통사들의 보조금 경쟁이 과열되면서 출시계획 자체를 보류했다는 후문이다.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휴대폰 자급제는 소비자들에게 보다 다양한 단말기를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새로운 유통구조 정착은 물론 불투명한 휴대폰 가격의 투명성을 재고할 수 있는 대안이 될 것"이라며 "그러나 과도하고 음성적인 휴대폰 보조금이 지금처럼 성행한다면, 자급 단말기 시장 자체가 형성되긴 어렵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