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로봇 '알버트' 개발사 김경진 로보메이션 사장 "집집마다 로봇 있도록 하겠다"

지난달 21일(현지시간) 프랑스 리옹, 유럽의 대표적인 서비스로봇 전시회 '이노로보전시회' 마지막날SK텔레콤(95,100원 ▼500 -0.52%)과 로보메이션이 공동으로 마련한 부스에는 사람들이 줄을 길게 섰다. 스마트로봇 '알버트'를 받기 위해서다.
김경진 로보메이션 사장은 당초 알버트를 샘플로 나눠줄 생각이었으나 받으려는 사람이 많아 돈을 받고 팔았다. 1시간만에 가져왔던 샘플은 물론 시연했던 알버트마저 모두 팔렸다. 뜻하지 않은 외화벌이였다.
현지의 뜨거운 반응으로 김 사장은 알버트를 유럽에 수출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유럽의 로봇 유통회사인 로보폴리스 그룹과 수출 관련 MOU(양해각서)를 교환한 것.
알버트가 유럽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지난달 방한한 플뢰르 펠르랭 프랑스 중소기업·혁신·디지털경제 장관이 관심을 보인 것에서도 확인된다. SK텔레콤은 펠르랭 장관의 적극적인 관심에 알버트를 깜짝 선물했다. 펠르랭 장관은 "딸이 좋아하겠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알버트의 유럽 수출은 김 사장의 꿈이 현실이 되는 시발점이다. 김 사장의 꿈은 '로봇시장에서 구글'이 되는 것이다. 김 사장은 "로봇 사업을 성공하기 위해서는 구글 안드로이드처럼 서비스, 콘텐츠 업체, 제조사 등이 힘을 합쳐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며 "집집마다 로봇이 있게끔 하고 싶다"고 말했다.
알버트의 가장 큰 특징은 두뇌와 몸체가 분리돼 있다는 점이다. 알버트의 두뇌는 스마트폰이 대신하고 몸체는 각종 센서와 구동모터로 구성돼 있다. 로보메이션이 보유한 50여개의 특허 중 절반 가량이 알버트와 같은 분리형 로봇에 관한 것이다.

두뇌를 분리하면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 우선 수백만원의 로봇 가격을 20만원대로 대폭 낮출 수 있었다.
게다가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확장성이 높다. 보통의 로봇이 몇가지 기능밖에 구현하지 못하는 반면 알버트는 앱을 통해 다양한 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
예컨대 스마트폰으로 알버트를 원격 조정할 수 있고 스마트펜 등 주변기기를 통해 보드놀이, 카드놀이 등으로 교육에 활용할 수 있다. 알버트 관련 앱은 현재 38개이나 연말까지 300여개로 늘어날 전망이다.
기능 구현이나 서비스 개발도 쉽다. 김 사장이 만든 로봇 플랫폼 '로보이드 스튜디오'는 중학교 기술교과서에 나올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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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사장은 "로봇이 대중화되지 못하는 것은 로봇가격이 비싼 것도 있지만 기능이 제한적이어서 금세 싫증나기 때문"이라며 "알버트는 스마트폰과 같이 (무한히)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구글을 목표로 하는 만큼 로봇 이름도 안드로이드를 벤치마킹해 A-B-C 등 알파벳으로 시작하는 과학자 이름을 땄다. 알버트(A)는 알버트 아인슈타인에서 나온 이름이다.
알버트 다음 모델 이름도 정해놓았다. B는 벤자민 플랭클린, C는 퀴리 부인이다. 김 사장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벤자민은 10대 학생들을 위해, 퀴리는 주부를 위한 로봇으로 기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1958년 개띠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온 김 사장은 2007년 50세때 로보메이션을 창업한 늦깎이 창업자다. 김 사장은 IMF 때 창업을 한 번 했지만 서비스 로봇에 대한 꿈을 버리지 못해 로보메이션을 창업했다.
김 사장은 "로봇 시장이 커질 것으로 보고 카이스트에서 로봇을 전공했다"며 "내가 생각하는 방식으로 로봇을 만들고 싶어 창업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의 로봇 지원이 끊기면서 김 사장은 한동안 자비로 회사를 운영해야 했다. SK텔레콤을 만나지 못했다면 알버트도 없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김 사장은 "아직도 자바, 안드로이드 개발을 직접 하고 있다"며 "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는 것은 SK텔레콤이 판매나 홍보, 수출 등을 맡아서 해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