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겜엔스토리]<14>'청풍명월' PC·모바일버전, '마이리틀피쉬'까지 물고기게임 승부
"3년동안 물고기만 보고 살아왔어요. 멸치에 미쳐있는 친구도 있고 낚시 도감에 묻혀 사는 친구들도 있습니다"
낚시 회사 이야기가 아니다. 게임 개발사 '저스트나인'의 개발자들 이야기다. 저스트나인은 물고기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회사다. 지난해 3월 출시한 PC온라인게임 '청풍명월' 개발 기간만 2년이 넘게 걸렸고 지난 6월 출시한 모바일게임 버전 '청풍명월'에도 1년을 투자했다. 지난 2월 출시한 '마이리틀피쉬' 역시 물고기 육성 게임이다. 근 3년동안 저스트나인은 물고기뿐이었다.
카카오 게임하기를 통해 출시한 청풍명월은 네오위즈인터넷을 통해 서비스하는 모바일게임 중 최근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구글플레이 무료 게임 5위 내에 진입했으며 현재까지 구글플레이 최고매출앱 상위권에 올라있다.

현재 약 40명 규모의 저스트나인은 30여명이 PC온라인게임 부분 개발을 담당하고 있고 10여명이 모바일게임에 투입돼있다. 청풍명월은 PC온라인버전과 모바일게임 버전으로 잇달아 개발돼 사실상 회사 인원 전부가 낚시 게임 개발 경험이 있는 셈이다.
모바일게임 청풍명월 개발팀인 스튜디오UFO는 게임 개발이 확정된 지난해 봄 제주도 워크숍을 다녀왔다. 워크숍을 떠나기 전까지만 해도 구성원 10여명은 제주도 여행에 들떠있었다. "운전은 내가 맡겠다"며 자원하는 개발자, 김영웅 팀장은 "오전7시, 아침밥은 내가 책임지겠다"며 저마다 공약을 내걸기도 했다. 바다낚시 경험이 없었던 이들은 자신들에게 다갈 올 불행도 모른 채 제주도로 향했다.
3박 4일로 진행된 워크숍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바다낚시. '리얼낚시' 게임을 개발하기 위해 이들이 필수적으로 경험해봐야 하는 코스였다. 물론 악명 높은 배멀미 소식을 들었기에 준비도 철저히 했다. 뱃멀미에 가장 좋다는 '가장 강력한' 멀미약을 복용하고는 모슬포항을 떠났다.
문제는 멀미약이었다. 뱃멀미가 아닌 멀미약에 취해 비몽사몽 하던 이들은 바다낚시가 끝난 뒤에도 회 한접시 먹지 못했다. 다음날에도 바다낚시가 필수 프로그램으로 지정돼있었지만 정작 2번째 낚시에 참여한 인원은 4명 뿐. 나머지는 모두 백기를 들고 투항했다.

스튜디오UFO의 낚시 배우기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프로그래머의 경우 낚시의 움직임을 세세하게 표현해야 하기 때문에 직접 낚시를 다니기도 하고 각종 움직임 분석에 매진해야 했다. 처음에는 낚시 잡지 구독, 낚시 다큐멘터리 시청 등으로 시작해 나중에는 매일 2시간 이상 낚시 채널을 보며 낚시를 공부했다.
낚시도감 공부는 당연한 수순. 김 팀장은 "이제 회사 내 어떤 개발자에게 갑자기 물고기를 보여줘도 단숨에 어종을 맞힐 정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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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노력 덕분에 청풍명월은 '월간 낚시' 잡지에서 선정한 낚시에 도움이 되는 앱에 선정됐다.
물고기만 접하다보니 특이한 취향을 갖게 되는 개발자도 있다. 청풍명월 모바일게임 버전에 참여한 개발자는 '멸치 마니아'가 됐다. 이 개발자는 마이리틀피쉬 어종에 멸치를 추가하려다가 팀원들의 반대로 좌절을 맛봤다. 멸치가 마이리틀피쉬에 제외된 뒤 이 개발자는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느냐"며 서운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단다.
저스트나인 사무실 2층 칠판에는 이 개발자가 그린 '멸치왕' 그림이 있다. 스튜디오UFO 팀원들은 해당 개발자의 집념을 기리기 위해 청풍명월 내 동전모양의 '뽑기 토큰'에 이 개발자의 멸치왕 그림을 넣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