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부터 수신료까지…아프지만 살아있는 현장기록

종편부터 수신료까지…아프지만 살아있는 현장기록

강미선 기자
2013.12.28 09:00

[BooK]방통강국을 다시 상상한다

어느날 갑자기 즐겨보던 지상파 방송의 프로그램이 나오지 않는다. 종합 콘텐츠 회사를 내걸고 종편(종합편성채널)이 무더기 등장했지만 한국판 월트디즈니는 어디가고 뉴스·보도 일색이다. 내 손안의 휴대폰은 더 똑똑해졌지만 덕분에 내 주머니는 더 가벼워졌다. 지난 5년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우리 생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방송통신정책에 대한 생생한 '실록'이 나왔다. '방통강국을 다시 상상한다'(신혜선 지음·메디치)는 이명박 정부 내내 이슈 한가운데 있었던 방송통신위원회의 2008년 탄생부터 지금까지의 정책 집행 과정을 재구성했다.

미디어법 개정을 통한 종편 선정, 지상파·케이블방송 간의 지상파 재전송 분쟁에서 부터 정치도구화된 가계통신비, 스마트폰 경제학 등에 이르기 까지 국민의 일상을 좌우하는 방송·통신의 정책과 사업자들의 이해관계를 꼼꼼하게 담았다.

저자는 3000장에 이르는 방통위 상임위원회의 속기록을 다시 읽고 분야별로 안건을 정리한 후 주요 방송통신정책의 결정 과정을 재구성했다. 정책결정에 참여한 사람들이나 이해관계자들의 주요 발언 등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도 담았다. 19년간 정보통신·미디어분야를 담당해온 현장 기자의 노력과 애정 없이는 불가능했을 터. 책장을 넘기며 고개가 끄덕여지고 때론 주먹이 불끈 쥐어지어지는 이유는 '날 것 그대로'의 성실한 현장보고서 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방통위 5년에 대한 날카로운 기록을 통해 지난 정부에서 방통위가 출범하며 천명했던 '방통강국'에 근접했는가 라는 물음을 제기한다. '방통강국'에 다가서려면 방송과 통신이 융합되는 현실 속에 방송법이나 방송법 개정에 대한 논의를 더 이상 미뤄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옛 방통위는 현 정부 출범과 함께 미래창조과학부와 방통위로 쪼개졌다. 방송법 개정 논의를 더 진행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저자가 과거의 정책 기록을 담아낸 것도 정권 교체, 부처 개편의 소용돌이 속에 역사가 사장되거나 왜곡되지 않고 미래의 방송통신 정책의 길잡이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무엇보다 이 책의 미덕은 부록이다. 부록으로 정리한 방통위 5년간 상임위 회의 분야별 안건을 재분류한 표와 각종 정책·산업 현황 데이터는 우리나라 방송통신정책의 상황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귀한 자료다.

◇방통강국을 다시 상상한다=신혜선 지음. 메디치미디어 펴냄. 334쪽/ 1만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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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선 에디터

증권,굴뚝산업,유통(생활경제), IT모바일 취재를 거쳐 지금은 온라인,모바일 이슈를 취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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