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정보유출 불똥 '억울한 창조경제'

카드 정보유출 불똥 '억울한 창조경제'

성연광 기자
2014.01.25 13:31

빅데이터-인터넷산업 규제 개선 '올스톱'?…'규제 일변도'시 '갈라파고스' 우려도

"당장 실행이 코 앞인데, 하필 이 시국에…" 빅 데이터와 인터넷 산업 규제완화 정책 관련 담당 공무원들의 푸념이다.

신용카드 개인정보 유출 대란에 따른 유탄이 창조경제 활성화 정책들로 옮겨 붙고 있다. 정부는 '빅 데이터' 등 창조경제 신산업 활성화 방안과 함께 기존 인터넷 산업 규제 개선 방안을 마련, 올해부터 본격적인 시동을 걸 참이었다. 그러나 신년 초 사상 초유의 카드 개인정보 유출사태로 이들 사업들이 역풍을 맞고 있다.

더욱이 올해 2월 발표될 예정인 정부의 개인정보보호 종합대책안과 관련, 개인정보보호 규제수위가 대폭 높아질 수 있다. 정책 자체가 전면 재검토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흘러나오고 있다.

◇ '빅 데이터' 등 창조경제 정책에 '유탄'=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 대표 신산업으로 주목받는 산업이 '정부 3.0' 기치와 맞물린 '빅 데이터'다.

올해를 '빅 데이터 활용 원년'으로 선포한 정부는 이르면 이달 중 '빅 데이터 개인정보보호 가이드 라인'을 확정할 예정이었다. 빅 데이터 가이드라인은 정보통신이용촉진및정보보호에관한법률(정보통신망법)과 개인정보보호법 등 개인정보 관련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 수집과 이용이 엄격히 제한된 상황에서 사업자들이 공개된 개인정보 또는 이용내역 정보 등을 조합, 분석, 처리해 새로운 정보를 생성하는 빅 데이터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법률 해석 기준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지난해 12월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이 가이드라인 초안까지 발표했다. 그러나 올 초 카드 정보유출사고가 터진 후 현재 추가 논의조차 잇지 못하고 있다. 가뜩이나 초안 발표 당시 시민단체에서 빅 데이터 가이드라인에 대해 인권을 심각하게 침해할 수 있다며 강력히 반발해왔던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정보통신망법과 개인정보보호법 등 법 개정 방향이 확정되기 전까지 빅 데이터 가이드라인 확정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빅 데이터가 그간 카드업계가 신규사업으로 주도해왔던 사업이라는 점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올해부터 창조경제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본격 추진하겠다던 인터넷 규제 정비 방안에도 불통이 튈 기세다. 정부는 지난해 말 국가정책조정 회의를 통해 국내 온라인 쇼핑몰들에게 역차별을 초래한다는 이유로 전자결제절차를 간소화하는 한편, 위치정보 사업자의 불필요한 개인정보 규제도 풀어주는 방안을 확정했다.

한 예로 금융위원회는 연내 현재 30만원 이상 결제시 의무화됐던 공인인증서를 50만원으로 이상으로 상향 조정하거나 30만원 미만에서도 '안심결제' 및 '안심클릭' 등 복잡한 결제시스템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유출된 정보가 유통되지 않았다고 하나 신뢰성이 금이 간 상황에서 이같은 정책 방향 자체가 철회될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방통위가 추진하는 위치정보보호법 개정작업도 난맥이 예상된다. 방통위는 사업자가 이용자 개인위치 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할 때마다 매회 개인위치정보 주체에게 즉시 통보토록 의무화했는데, 매회 즉시 통보해 이용자 불편을 초래한다는 이유로 올해 법을 개정할 예정이었지만 불투명하다.

◇ 글로벌 디지털경제 시대 '갈라파고스' 우려도=전문가들은 향후 디지털 융합시대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는데는 동의하면서 '막무가내식 규제 강화' 움직임에 대해서는 깊은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카드사 정보유출 사태는 '규제 틀'보다는 '관리'의 문제였음에도, 자칫 산업 전 분야로 규제 올가미가 확대되는 분위기를 경계해야한다는 지적이다.

IT업계의 한 전문가는 "개인정보보호법 등 법령 자체만으로는 세계 여느 나라와 견줘도 뒤쳐지지 않는 수준"이라며 "빅데이터 등 전세계 스마트 융합 서비스 트랜드를 무시하고 규제 일변도 정책으로 흐를 경우, 자칫 세계적 갈라파고스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디지털 경제를 활성화하는 동시에 새로운 패러디임에 걸맞는 개인정보보호 정책을 보완, 발전시키는 형태로 조화를 맞춰야 한다는 목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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