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재난방송과 언론의 기본

[기자수첩]재난방송과 언론의 기본

배규민 기자
2014.05.16 05:40

"재난방송에 대한 기본조차 지키지 않은 방송사들은 분명한 책임을 져야 합니다."

15일 김재홍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은 전체회의 시작부터 목소리를 높였다. 오보와 선정적인 보도로 물의를 빚은 KBS와 MBC의 잘잘못을 재허가 심의 등에 엄격히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의사발언 진행 과정 등에서 이견은 있었지만 최성준 방통위원장 역시 적극 동의했다. 한 발 더 나아가 이번 기회 재난방송의 정의와 언론사의 역할 등을 전반적으로 들여다보고 법과 시행령을 개정해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조만간 방통위 상임위원들은 재난방송에 대한 전반적인 논의를 하는 자리를 가질 예정이다.

하지만 이처럼 뒤늦은 '재난방송'에 대한 검토가 다행스럽기보단 씁쓸하다. 미래창조과학부는 2011년부터 '재난방송협의회'를 운영 중이다. 올 1월에는 '방송통신발전기본법'에 따라 '재난방송 및 민방위경보방송의 실시에 관한 기준'도 제정 고시했다. 그럼에도 재난방송 보도를 둘러싼 잡음은 언론의 위상을 실추시킬 정도로 심각했다.

물론 태풍 등의 자연재해가 아닌 세월호 침몰과 같은 사회적인 재난을 재난방송으로 볼 것인지, '재난방송'의 정의와 역할이 불명확한 부분이 있다. 최 위원장조차 세월호 보도 관련 방송사업자들에게 재난방송 준칙 준수를 당부한 뒤 곧바로 세월호 보도는 재난방송이 아니라고 말 바꾸기 할 정도니 말이다.

또 통상 자연재해가 발생하거나 발생 전에 미래부는 지상파와 종합편성방송채널사업자(종편), 보도채널 등 총 10곳의 방송사에 대해 재난방송을 요청하는데 하지 않았다. 이미 방송사마다 경쟁적으로 보도를 진행했기 때문에 정부가 개입하기 어려웠다는 게 미래부의 해명이다.

하지만 방송사들이 준칙에만 충실했어도 아니 언론의 기본적인 역할에만 충실했어도 재난방송의 역할 재정립은 필요하지 않았을 수 있다. 사장 퇴진 구호가 나오면서 내홍을 겪고 있는 KBS 사태의 본질이 재난방송의 정의와 역할이 불분명해 벌어진 일은 아니다. '객관적이고 정확한 보도가 돼야 한다'는 보도준칙은 결코 재난상황에만 해당되는 말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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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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