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BS가 SO(종합유선방송사업자)를 비롯한 유료방송에 2014브라질 월드컵 재송신 대가를 요구하고 있다. 재송신 계약에 국민관심행사 중계방송의 재송신 대가에 대해 별도 합의해 정하도록 규정돼 있다는 주장이다.
반면 SO를 비롯한 유료방송은 반발하고 있다. 재송신 대가 외 특정 프로그램에 대해 추가로 돈을 낸 적이 없어서다. 국민관심행사 중계방송에 대한 규정 역시 보편적 시청권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계약 내용에 대한 양측 해석이 엇걸리면서 '보편적 시청권'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보편적 시청권은 2007년 방송법이 개정되면서 도입된 개념. 법에는 '국민적 관심이 매우 큰 체육경기대회 그밖의 주요행사 등에 관한 방송을 일반 국민이 시청할 수 있는 권리'라고 규정한다.
보편적 시청권은 유료방송이 스포츠 중계권을 독점하자 지상파 방송사들이 견제하면서 도입됐다. 2005년 스포츠 마케팅사 IB스포츠가 2006~2012년 아시아축구연맹이 주관하는 모든 경기의 국내 독점권을 따내 유료방송에만 축구국가대표팀의 경기가 방송되는 초유의 일이 있었다. 지상파방송사는 국민 관심이 큰 체육대회는 유료방송이 아닌 무료로 볼 수 있는 지상파를 통해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보편적 시청권이 도입된 이후에도 이에 대한 논쟁은 끊이지 않았다. SBS가 2010년 동계올림픽과 월드컵을 단독중계하면서 그 논란은 더 커졌다. 당시 SBS는 논란끝에 보편적 시청권을 충족했다고 결론이 났다. SBS가 유료방송에서 재송신됐기 때문이다.
SBS가 보편적 시청권이 보장된 월드컵 경기에 대해 재송신 대가를 추가로 달라고 하는 게 유료방송이 보기엔 '물에 빠진 사람 구해줬더니 보따리 내놔라'고 하는 것으로 비치는 이유다.
SBS에 이어 월드컵을 중계하는 KBS, MBC도 유료방송에 비슷한 요구를 할 것으로 보인다. 지상파 방송사들이 유료방송에 '보따리'를 달라는 것은 지상파 방송사가 어려워서다. 가뜩이나 방송광고가 줄어드는데 세월호 사고 영향으로 방송광고 시장은 더 위축됐다. 월드컵 방송광고 판매도 과거보다 크게 줄어들었다. 막대한 돈을 들여 사온 중계권료를 방송광고에서 충당하지 못할 것 같자 재송신 대가로 보충하려는 셈이다.
무료로 볼 수 있는 지상파 방송사들에 자신의 어려움보다 보편적 시청권에 언급된 '국민'을 먼저 생각해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무리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