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과시장]전자책도서관과 저작권법상 공정이용

[법과시장]전자책도서관과 저작권법상 공정이용

김승열 법무법인양헌 대표변호사/카이스트 겸직교수
2014.06.13 09:20

최근 미국작가협회 등에서 하티트러스트 전자도서관을 상대로 한 저작권침해소송에서 미국연방항소법원은 이는 공정이용에 해당되어 저작권침해가 아니라고 판시하였다. 참고로 미국은 베스트셀러의 50%이상이 전자책형태로 발간될 정도로 도서의 디지털화가 활발하다. 이번 판결은 디지털시대에 저작권의 범위와 한계에 대하여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판결로서 그 의미가 있다고 할 것이다.

하티트러스트 전자도서관은 구글의 전자북스에 자극을 받아 미국의 미시간 대학, 버클리 대학 등을 비롯한 80개 대학에서 만든 전자도서관이다. 문제가 된 주요 서비스내용은 전문검색서비스, 맹인 등과 같이 출력물을 통하여 볼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한 오디오 복제작업, 저작물을 소유하였으나 분실 등으로 적정한 가격으로 구입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재생산작업, 그리고 고아저작물에 대하여 저작권자를 찾기 위한 리스트 등의 출판작업이다.

먼저 전문검색서비스라 함은 전문검색 데이터베이스에는 원저작물의 전문복제가 되어 있으나, 검색자가 특정용어로 검색을 하면 원저작물의 전체나 일부를 볼 수는 없고, 특정용어가 있는 페이지와 특정용어의 사용건수 등 만을 검색할 수 있는 서비스이다. 이에 대하여 법원은 이러한 서비스는 저작권법상 공정이용에 해당되어 저작권침해가 아니라고 판시하였다.

공정이용에 해당되는지 여부의 판단은 통상적으로 그 이용의 목적과 성질, 이용된 저작물의 성격, 이용된 부분의 양과 질이 저작물전체에서 차지하는 양, 그 이용이 저작물의 잠재적시장이나 가치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결정된다.

이에 따라 법원은 이와 같은 검색서비스에서 나온 결과물은 원저작물의 복제 등이 아닌 좀더 변혁적인 형태로서 원저작물과는 다르다고 본 것이다. 또한 이러한 검색서비스는 지식발전의 혁신에 기여한다고 해석하였다. 이러한 논리는 과거 썸네일이미지가 원저작물의 이미지와는 구분된다는 이유 등으로 저작권침해로 보지 아니한 사안과도 일맥상통한다. 그리고 최근에 전자도서검색과 관련하여 공정이용으로 판시한 구글북스판결과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그리고 맹인 등을 위하여 저작물을 오디오화해 이들로 하여금 저작물을 이용할 수 있도록 복제하는 작업은 이 역시 공정이용에 해당된다고 판시하였다. 이는 원저작물에 대한 이용이 불가능한 맹인 등을 위한 복제작업은 과학과 유용한 예술의 발전이라는 저작권의 목적에 부응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맹인 등을 위한 복제작업의 경우는 통상적으로 상업적 목적이 아니라는 점 역시 감안하였다.

그리고 저작물의 분실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에 대한 복제내지 재생산서비스나 고아저작물에 대한 리스트 등의 출판 작업에 대하여는 법원이 이의 법리판단을 유보하였다. 즉 이 부분은 아직 구체적인 분쟁이 되지 않아 성숙하지 않았고, 또한 당사자 적격 등의 문제가 있다고 본 것이다.

이번 미국판결은 구글북스 판결에서 보는 바와 같이 저작권법에서 공정이용법리를 좀더 적극적으로 적용한 판결로 보인다. 아시다시피 저작권보호에는 양면성이 있다. 적정한 저작권의 보호는 창작활동촉진에 기여할 수 있지만, 저작권자에 대한 지나친 독점력의 부여는 저작물을 응용한 창작활동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저작권법 제1조에도 저작권자의 권리보호와 저작물의 공정이용을 동시에 도모한다는 취지로 규정하고 있다.

이번 미국판결은 과거 구글북스 판결과 마찬가지로 디지털시대에 부합하는 판결로 보이고, 나아가 미국법원의 판결이 점차 진보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는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차제에 우리나라에서도 세계적인 디지털화 흐름에 맞는 저작권보호정책과 법리가 좀더 심도있게 논의되고 정비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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