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KIST 강릉분원 기능성천연물센터 가보니…

지난 27일, 설립 11주년을 맞이해 찾은 KIST 강릉분원에선 로봇과 영상, 센서 등 각 분야별 3개 연구팀이 지난해부터 공동으로 ICT(정보통신기술) 기반의 한국형 '유비쿼터스 농장'(Ubiquitous Farm)을 연구·개발중이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스마트 식물공장'이나 '유팜'(U-Farm)으로 불린다.
"'부자 농부'를 꿈꾸는 젊은 귀농인, 또는 정년퇴임 후 제2의 인생을 출발할 이들에게 '보급형 식물공장'은 매력적인 창업아이템으로 다가올 거예요."
오상록 한국과학기술원(KIST) 강릉분원장 말이다. 오 분원장은 3개월전 부임했다. 그의 원래 전공은 '로봇 공학'. 오 분원장은 어떤 미션을 받았기에 전공과는 전혀 다른 천연물 연구 전진기지(강릉분원) 수장으로 왔을까.
KIST는 오 원장이 ICT와 BT(바이오기술), 농업 등의 융·복합 연구를 이끌 적임자로 판단, 초고령화시대를 대비한 건강수명 연장 천연물 식의약품을 ICT기술을 통해 단기간 내 생산하는 시스템 및 생태계 조성을 첫 과제로 내줬다.
사람의 눈, 코, 입을 통해 식물 변화를 감지하고 생육 상태를 판단하던 전통적 방식에서 벗어나 KIST 유팜은 로봇팔에 달린 3차원(D) 센서 카메라가 직접 식물로 이동해 발산한 가스 성분을 분석하고, 틸팅(Tilting, 줄기 등의 탄력을 알아보는 테스트)도 실시해 생육 상태를 관찰 분석한다.

유팜은 LED 빛의 양이나 양액 등을 조절해 식물의 최적 재배조건을 만든다. 노주원 기능성천연물센터장은 "유팜에서 식물 생육 상태를 관찰한 데이터를 모은 빅데이터를 구축하고, 이를 분석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SW) 개발을 추진중"이라고 말했다.
센터의 가장 대표적인 성과는 간 기능개선 원료로 '이고들빼기'를 새로 찾은 것이다. 이고들빼기 추출물(75mg/kg)은 만성 알콜성 간손상에 탁월한 효과를 나타냈다. 이고들빼기 기능성 원료는 2010년 국내 기업인 알리코제약에 1억 5000만원에 기술 이전됐다.
세계적인 불황 속에서도 건강기능식품은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건강기능식품 원료를 발굴하기 위해선 보통 천연물을 대상으로 연구한다. 건강기능식품은 보통 사람이 질병예방 목적으로 섭취하므로 상대적으로 독성이 낮고 부작용이 없는 천연물 특성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국내 건강기능식품 개발 기술 수준은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 대비 60~70% 정도로, 기술 격차가 6년 정도 난다. 세계적인 건강기능식품 정보사이트인 뉴트리션 비즈니스 저널(Nutrition Business Journal)은 초고령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노인성 만성질환 및 의료비 부담 증가, 예방의학 선호 등으로 전 세계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3973억 달러 규모(2014년 기준)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건강기능식품을 보다 더 효율적으로 연구·개발 및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 개발 경쟁이 국내외에서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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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수산식품부도 건강기능식품을 미래 식품산업의 꽃으로 보고, 2017년까지 4조원 시장으로 육성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농촌진흥청(농진청)도 '유팜' 사업을 진행중이어서 중복사업이란 지적이 한때 일었다.
이에 관해 KIST 측은 "벼와 상추 등의 작물을 재배하는 농진청과 달리 주로 천연물 신약이나 건강기능식품 원료에 들어가는 고부가가치 소재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며 이를 차이점으로 설명했다.

이와 함께 하루 5000여개 규모로 식물 추출물 시료의 화학구조까지 한 번에 분석 처리할 수 있는 천연물 탐색 시스템(iHTac) 개발과 작물생육모니터링시스템 등의 원천기술을 특허화하고, 토종 장비로 만든 한국형 식물공장을 해외로도 수출할 수 있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식물공장에 평소 관심있는 일반인이나 중소·중견기업을 위한 희소식이라면 유팜의 '보급형 모델'이 오는 2017년쯤 나온다는 것.
노 센터장은 "유팜에 적용된 핵심기술 중 회사가 재배하려는 대상 작물에 필요한 기술만을 선별해 맞춤형으로 만들 수 있어 초기 시설비용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오 분원장은 "보급형 유팜을 신규 귀농인에게 기술 이전한 후 천연물 상품을 만드는 기업과 연결해줘 일정 품질의 물량을 공급하는 '동반 창업 프로그램'을 기획중"이라고 밝혔다.